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NASA의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GS)호에 의해 발견된 이번 증거는 최근 3-4년 사이에 액체가 흘러 형성된 듯한 모습의 계곡 형상이다. 하지만 몇몇 과학자들은 화성의 계곡 형상은 액체 이산화탄소에 의해 깎여 형성됐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크레이터에서 특이한 변화 포착
NASA의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호가 최근 촬영에 성공한 화성의 계곡 모습은 지질학적으로 최근에 형성된, 빠르게 흐르는 액체에 의해 깎여 만들어진 모습이라고 NASA의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MGS가 1999년∼2006년 화성 궤도를 돌며 찍은 사진을 비교 분석한 과학자들은 화성 남반구의 크레이터 2곳에서 특이한 변화를 포착했다. 크레이터 벽면에서 액체가 새어 나와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수백 m에 이르는 흔적을 남긴 것.
이번 발표에 따르면 1999년과 2001년에 찍은 두 개의 계곡 형상이 2004년과 2005년에 다시 찍은 모습 속에서 화성 크레이터 벽면을 따라 아랫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움직인 모습이 포착됐다.
테라 시레눔(Terra Sirenum) 지역 크레이터에서는 서북쪽 벽에서 2001년 12월 사진에 보이지 않던 뭔가가 새어 나온 흔적이 2005년 4월 사진에 나타났다. 또 켄타우리 몬테스(Centauri Montes) 지역 크레이터에서는 1999년 8월 사진에는 없던 뭔가가 경사면을 따라 흐른 흔적이 2004년 2월 사진에 찍혔다.
두 계곡 모두에서 과학자들은 예전 사진 속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계곡 속 밝은 지점을 발견했다. 이 엷은 색조의 긴 띠는 최근에 물이 흐르면서 남긴 진흙이나 소금 또는 얼음조각일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몇몇 과학자들은 화성 지표면의 계곡 모습은 물이 아니라 액체 이산화탄소에 의해 형성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화성 지표면 형성에 관한 컴퓨터 모델 실험 결과, 물은 화성 지표면의 수십 킬로미터 아래에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영하 100℃∼영하 8℃를 오르내리는 화성 지표면은 얼어붙은 상태지만 대기층이 극도로 얇아 태양의 열기로 지표면에 새어 나온 얼음은 곧 끓어 증발한다. 이와는 반대로 액체 이산화탄소는 이보다 화성 표면에 훨씬 가까운 곳에 존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화성 생명체 탐사의 시작
오디드 아하론슨 교수(칼텍의 지구과학과)는 이번에 발견된 화성 계곡 모습이 물의 존재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지만, 이는 가능한 많은 설명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하론슨 교수는 계곡에 보이는 퇴적물 모습이 물이 아니라 먼지에 의해 형성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지표면 아래 다량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미생물 등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서식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우주생물학자 부르스 자코스키 교수는 “이번 발견은 화성에서 생명체를 찾고자 하는 연구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상기시켰다”며 “이번 발견으로 인해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말했다.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호는 지난 달 지구과의 교신이 끊어졌다. 지난 1996년부터 화성의 표면 지도를 그렸던 이 조사선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 실패로 돌아가자, NASA의 과학자들은 혹시 이 우주선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았나 걱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4년에 발사된 NASA의 또 다른 화성탐사선은 아주 오래 전에 화성 표면에 물이 흘렀다는 또다른 강력한 증거를 지구로 보내왔다. 이 증거는 화성 고대 암석에 새겨진 변화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의 필 크리스텐슨 교수는 “과학자들은 현재 화성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화성의 중위도 지방은 이 모든 활동이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 김대공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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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6-1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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