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이 폭풍이 눈(eye)과 눈 주위에 거대한 구름벽(eye-wall clouds)을 갖고 있는 등 지구상의 허리케인과 많은 공통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바람의 세기는 시속 550km이며, 방향은 시계방향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표류하는 지구의 태풍과는 달리 이 폭풍은 토성의 남극에 고정돼 있다.
앤드류 인거솔 박사(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카시니 이미지 팀)는 “이것은 외견상으로 폭풍처럼 보이지만, 그 행동은 허리케인과 다르다”며 “이것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이 폭풍의 눈에 연구 초점을 둘 것이며 또한 왜 거기에 있는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목성에서 발견된 거대한 붉은 점 폭풍(Jupiter's Great Red Spot storm)은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며 이번 토성의 폭풍보다 크지만, 목성의 폭풍은 허리케인의 주요 특징인 눈과 눈 주위의 구름벽을 갖고 있지 않다.
지구의 허리케인은 해양 표면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수직으로 급상승할 때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허리케인은 그 중심에서 온난습한 공기가 원형으로 돌며 눈과 그 주위에 구름 밴드를 만들고 이것이 지상으로 하강할 때 많은 비를 뿌린다.
하지만 토성은 가스로 구성된 행성이고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폭풍은 그 바닥에 바다를 갖고 있지 않다. 토성 폭풍은 크기뿐만 아니라 구름벽의 높이에서도 지구의 허리케인과 다르다. 토성 폭풍은 잘 발달된 눈 위 약 30-70km 상에 거대한 구름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구상의 허리케인보다 약 2-5배나 높은 위치에 구름벽이 존재하는 셈이다.
우주 연구소 세 곳의 합작품
나사의 마이클 플래사는 이번 토성 폭풍은 마치 그 모양이 욕조에서 물이 빠져나갈 때 생기는 소용돌이 같다며 단지 그 크기가 어마어마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번 폭풍은 이전에 한 번도 관찰된 적이 없는 현상”이라며 “정말 눈부신 놀랄 만한 폭풍”이라고 발견 소감을 밝혔다.
카시니 탐사선은 토성에서 34만km 떨어진 궤도를 지나며 토성을 탐사하던 중, 지난 10월 11일 이번 토성 폭풍의 모습을 찍는 데 성공했다. 카시니호는 지난 2004년 7월 1일 토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등에 실려 있던 호이겐스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지난 1997년 10월 15일 케네디 우주연구소에서 발사된 카시니-호이겐스 우주선의 임무는 두 가지. 카시니 궤도선은 4년 동안 토성의 궤도를 따라 돌면서 관찰을 하고, 호이겐스 탐사선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 표면에 착륙해 이 위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지난 2005년 1월 14일 타이탄에 표면에 무사히 착륙한 호이겐스 호는 타이탄 표면의 기후와 대기 성분에 대한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보내왔다.
카시니-호이겐스 미션(The Cassini-Huygens mission)은 세 우주연구소 간의 국제적 협력을 통한 작품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 연구소가 카시니 궤도선을 만들었고, 유럽우주기구(European Space Agency, ESA)는 호이겐스 탐사선을, 이탈리아 우주협회(Italian Space Agency, ASI)는 카시니의 고성능 통신 안테나를 제작했다.
- 김대공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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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6-1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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