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주발사체가 지난 26일 밤(이하 현지시간) 탑재한 위성들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하고 추락하는 사고가 다시 발생, 러시아 우주기술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발사체인 '드네프르'는 이날 밤 11시43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18개의 인공위성들을 싣고 발사됐지만 86초만에 발사장 남쪽 25㎞ 지점에 추락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사전 조사결과, 발사체의 첫 번째 엔진이 예정된 시간까지 끝까지 작동하지 못해 드네프르가 추락했다면서 발사체 추락지점이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방우주청은 지난 3월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통신위성인 '아랍샛(Arabsat)- 4A'를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실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로코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크리요샛(CryoSat)'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으며, 러시아 실험용 우주선 '데몬스트레이터'호는 극동 캄차가 반도에서 실종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드네프르에는 러시아 위성 1개와 한국(한누리 1호)을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벨로루시 등 다른 나라의 17개 위성이 실려 발사됐지만 모두 추락과 함께 폭발했다.
벨로루시는 자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벨카'의 발사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까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찾았지만 실패를 맛봤다.
벨로루시 정부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인공위성 계획에 착수해 2억3천만루블(850만달러)를 들여 벨카를 완성했다.
벨로루시 대통령 공보실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상심을 하기는 했지만 모두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공대(工大)인 바우만 대학 학생들이 개교 17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바우마네츠' 위성도 추락의 비운을 겪어야 했다.
러시아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연방우주청장이 직접 참여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저작권자 2006-07-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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