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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정회빈 리포터
2026-08-11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하는 데이터센터 연산 성능보다 사람 없이 오래 작동하는 능력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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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Getty Images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Getty Images

지난 6월,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우주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스페이스X가 약 750억 달러를 조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 머스크는 우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기술 상당 부분이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미 확보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술이 확보된 것과 실제 우주에서 데이터센터를 오랫동안 문제없이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만약 우주 데이터센터가 고장 난다면 누가 가서 고칠 것인가.

 

데이터센터는 왜 우주로 향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데이터센터를 굳이 먼 우주까지 보내려는 이유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서버와 저장장치, 통신장비를 모아 데이터를 저장하고 계산하는 시설이다. 우리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질문하면 몇 초 만에 답이 나오지만, 그 뒤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수많은 반도체가 계산을 수행하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비가 과열되지 않도록 공기나 냉각수를 계속 순환시켜야 한다. 따라서 지상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건물 부지뿐 아니라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전력망과 냉각 시설, 대량의 용수까지 함께 필요하다. AI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이러한 부담도 커지고 있고, 지상의 부지와 전력, 냉각 인프라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우주 공간이 새로운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건물 부지뿐 아니라 거대한 전력, 냉각 인프라까지 함께 필요하다. ⒸGetty Images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건물 부지뿐 아니라 거대한 전력, 냉각 인프라까지 함께 필요하다. ⒸGetty Images

그렇다고 거대한 데이터센터 건물을 통째로 로켓에 실어 보내는 것은 아니다. 연산용 반도체를 여러 위성에 나누어 탑재하고 위성끼리 레이저 통신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연산망처럼 작동시키는 방식이 거론된다. 지상 데이터센터에서 수많은 서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듯, 우주에서는 각각의 연산 위성이 하나의 서버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우주는 전자장비를 운영하기에 결코 친절한 환경이 아니다. 진공에 가까운 우주에서는 대류 냉각*을 이용할 수 없어 장비에서 발생한 열을 방열판으로 옮긴 뒤 적외선 형태로 우주에 방출해야 한다. 고에너지 우주방사선*은 반도체에 오류와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 파편과의 충돌 위험도 있다. 결국 우주는 지상의 문제를 피하는 대신 또 다른 종류의 비용과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공간이다. 데이터센터를 짓기에 지상과 우주 중 어느 쪽이 더 적합하다고 말하기보다, 어떤 일을 어디에서 처리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여러 위성을 레이저 통신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연산망처럼 작동된다. Ⓒ Getty Images
우주 데이터센터는 여러 위성을 레이저 통신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연산망처럼 작동된다. Ⓒ Getty Images

 

지상과 우주는 대체가 아닌 역할 분담

지난 6월 항공우주 과학 발전(Progress in Aerospace Sciences) 저널에 발표된 논문도 지상 데이터센터와 우주 데이터센터 가운데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기반 시설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반응 속도가 매우 중요하거나 장비를 자주 교체해야 하는 서비스, 데이터를 특정 국가 안에 보관해야 하는 경우에는 지상이 유리하다. 반면 위성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이나 우주과학 장비가 만든 데이터처럼 처음부터 우주에서 발생한 정보는 우주에서 먼저 처리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 모든 원본 데이터를 지구로 내려보내는 대신 우주에서 필요한 연산을 마친 뒤 핵심 정보만 전송하면 통신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상의 모든 연산을 대체하기보다, 우주에서 처리할 때 이점이 큰 업무를 맡는 보완적 인프라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보았듯 우주는 전자장비가 장기간 작동하기에 가혹한 환경이다. 같은 달 어플라이드 사시언시스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우주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구축,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쇄적인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발사 과정의 충격과 우주 공간의 극심한 온도 변화는 부품의 고장 가능성을 높인다. 그렇다고 고장에 대비해 같은 기능의 장치를 여러 개 넣어 스스로 복구할 수 있도록 만들면 위성은 더 무거워지고, 전력 소비와 발열도 늘어난다. 열이 많아지면 방열판을 더 키워야 하고, 그만큼 무게와 부피가 증가해 발사 비용도 다시 높아진다. 결국 신뢰성을 높이려 할수록 무게와 비용이 늘고, 반대로 비용을 줄이려 할수록 고장 위험은 커지는 딜레마에 빠진다. 게다가 우주에서는 고장이 났다고 지상처럼 수리 인력을 바로 투입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고장이 나면 고치기보다, 처음부터 고장을 견디고 오랫동안 스스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문제점들은 서로 연쇄적으로 이어져 있다. ⒸAppl Sci
우주 데이터센터의 문제점들은 서로 연쇄적으로 이어져 있다. ⒸAppl Sci

 

사람의 손길 없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가 중요

그렇다면 머스크의 계획은 실현 불가능한 공상에 가까운 것일까.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이르다. 스페이스X가 이번 인터뷰에서 공개한 첫 AI 연산 위성 ‘AI1’ 설계안은 우주 데이터센터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설계안에 따르면 AI1은 태양전지판과 양면 방열판을 펼쳤을 때 폭 70미터, 높이 20미터에 이르며, 최대 150킬로와트 규모의 연산이 가능하다. 이제 관건은 이런 거대한 연산 위성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작동할 수 있느냐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은 계산 속도만이 아니라 사람의 손길 없이 얼마나 오래 제 기능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AI1은 바로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무대가 될 수 있다.

AI 연산 위성인 ‘AI1’의 설계안 Ⓒ스페이스X
AI 연산 위성인 ‘AI1’의 설계안 Ⓒ스페이스X

 

관련 연구 바로 보러 가기

Earth-Based Data Centres vs. Space-Based Data Centres: A holistic review, Bloch et al., 2026, Prog Aerosp Sci

Reliability and Risk in Space-Based Data Centers: A Lifecycle Assessment of Orbital Cloud Infrastructure, Ahmad et al., 2026, Appl Sci

 

주요 용어 해설

*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 통신 용량과 전력 생산 능력을 크게 높여 개발한 스페이스X의 차세대 저궤도 인터넷 위성

* 대류 냉각: 공기나 액체의 흐름을 이용해 열을 빼앗아 식히는 냉각 방식

* 우주방사선: 우주 공간을 이동하는 고에너지 입자, 위성의 반도체와 전자회로에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

정회빈 리포터
acochi@hanmail.net
저작권자 2026-08-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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