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화성에 가야 하는가
46억 년 전 지구가 만들어졌을 때, 생명이 탄생하는 데는 약 10억 년이 걸렸다. 그 생명이 인간이라는 형태에 이르는 데 또 35억 년이 걸렸다. 그리고 인간이 처음으로 다른 천체에 발을 디딘 것은 불과 55년 전이었다.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눈 깜짝할 사이지만, 지구에서는 지구를 지배했던 종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종-공룡에 비해서-이 자신이 태어난 행성 밖을 걷기 시작했다.
그 다음은 어디인가?
적어도 우리가 닿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화성이 후보가 될 수 있다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있다. 수성은 대기가 없고 낮 온도가 섭씨 430도이다. 금성의 표면 온도는 섭씨 465도, 대기압은 지구의 90배로 납이 녹는 환경이다. 목성과 토성에는 딛고 설 고체 표면 자체가 없다. 그 너머는 태양에서 너무 멀어 에너지를 얻기 어렵다. 물론,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타이탄처럼 흥미로운 후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인류의 기술로 현실적으로 도달하고, 정착을 논의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화성은 유일한 후보이다.
화성은 다르다. 하루의 길이는 24시간 39분으로 지구와 거의 같다. 자전축 기울기가 약 25도라 사계절도 있다. 중력은 지구의 약 38%다. 극지방에는 물이 얼음으로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대기는 얇지만 존재한다. 또한,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화학 반응을 통해 산소와 연료로 바꿀 수 있다. 2021년 NASA 퍼서비어런스 탐사선에 탑재된 소형 장치 목시(MOXIE)는 실제로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만들어냈다. 5.4그램, 매우 적은 양이지만, 성인이 약 10분간 숨 쉴 수 있는 양이다.
탐사는 돌아오지만, 정주는 남는다
인류는 이미 달에 다녀왔다. 1969년부터 1972년 사이, 무려 12명의 인간이 달 표면을 걸었다. 그리고 모두 돌아왔다. 하지만, 55년이 지난 지금도 달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있다.
탐사와 정주는 다른 일이다. 탐사는 깃발을 꽂고 돌아오는 것이지만, 정주는 그곳에 삶을 만드는 것이다. 화성을 향한 논의의 핵심은 탐사가 아니라, 인류가 처음으로 지구 밖에서 삶을 일굴 수 있는가의 문제가 될 수 있다.
1만 년 전 인류는 농경을 시작하며 한 곳에 정주했고, 그 정주가 문명을 만들었다. 대항해시대에 역사를 바꾼 것은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들이 아니라, 그곳에 남기로 한 사람들이었다. 화성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처음 발을 디딘 순간보다, 처음으로 그곳에서 태어난 인간이 등장하는 순간이 진짜 전환점이 된다.
화성을 향한 질문이 지구의 답을 만든다
물론 화성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기를 만들고, 물을 순환시키고, 에너지를 저장하고, 최소한의 공간에서 식량을 키워야 한다. 지구에서라면 당연하게 공급받던 것들을 극한의 효율로 재발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만들어낸 기술들은 지구로 돌아온다. 아폴로 계획의 부산물 중에는 메모리폼, 정수 필터, 적외선 체온계, MRI 기술의 토대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또한, 우주복 개발 과정에서 나온 소재는 지금 운동화와 방탄조끼에 쓰이고 있다. 화성을 위해 개발될 폐쇄형 물 순환 시스템은 물 부족 지역의 문제를 풀 수 있고, 극한 환경의 식량 생산 기술은 기후변화로 농업이 어려워지는 곳에서 쓰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으로, 화성에서 어떤 기술이 살아남는다면, 대부분의 우주 공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잠재력이 생길 수 있다. 극한의 환경은 너무도 다양하지만, 화성은 이미 여러 방면에서 충분히 극한 환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화성을 향한 질문은 그 자체로 지구의 문제를 푸는 방식이기도 하다.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극단적인 혁신의 동력이 된다.
왜 하필 지금인가
모든 거대한 전환에는 원리가 처음으로 작동하는 순간이 있었다. 라이트 형제의 12초 비행이 그랬다. 아무도 그 순간을 대서양 횡단 비행이나 달 착륙과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12초가 없었다면 이후의 66년도 없었다.
앞선 설명처럼, 2021년 화성 대기에서 산소 5.4그램이 만들어진 순간이 그런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처음으로 원리가 작동한 순간으로, 연료를 현지에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계산이 아닌 실험으로 확인된 순간이다. 수십 년간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것들이 데이터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전환이 막 시작된 시점이다.
이런 전환점에서 일찍 시작한 쪽과 늦게 시작한 쪽의 차이는 단순히 속도의 차이만 발생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먼저 실패하고, 먼저 해결하는 쪽이 결국 그 기술을 갖게 된다. 지금 화성을 준비하는 것은 낭만이 아니라, 가장 긴 호흡의 현실적인 선택이다.
우리가 어떤 종인지의 문제
화성에 가야 하는 이유를 앞선 설명처럼 경제나 국가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들이 아닐 것이다.
인류는 항상 지평선 너머를 향해 움직여왔다. 아프리카를 벗어난 호모 사피엔스, 지도 없이 태평양을 건넌 폴리네시아인, 대륙의 끝에서 다시 배를 만든 탐험가들. 그들을 움직인 것은 경제적 계산보다 먼저 작동하는 무언가였다.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인간이라는 종의 오래된 방식이다. 화성은 그 방식이 가닿을 수 있는 다음 장소다.
그리고 지금 세대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그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인류가 화성에 처음 발을 디디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게 될 세대가 지금 살아있다는 뜻이다. 1969년 달 착륙 중계를 흑백 TV로 지켜본 세대가 느꼈던 것과는 다른 무게를 가질 것이다. 달은 맨눈으로 보이는 곳이었다. 화성은 밤하늘의 붉은 점이다. 그 점 위에 인간이 서는 순간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시작된 생명이 처음으로 다른 세계에 뿌리를 내리는 순간이다.
그 장면을 만드는 데 기여한 것들 — 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 산소 생산 실험의 성공, 수십 년에 걸친 기술의 축적 — 은 모두 지금 이 시점부터 시작된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도, 다음 세대로 미루는 것도 지금 우리의 선택이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6-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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