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 홀로 고립된 상태에서 감자 재배로 생존을 시도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화성 토양을 모사한 환경에서 토마토, 완두콩, 퀴노아 등 작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아폴로 이후 처음으로 인간을 달에 착륙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지 구축을 통해 인간의 달 거주를 준비하는 아르테미스 미션이 진행되고 있다. 화성과 달리 달은 식물 재배가 더 까다롭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의 달 탐사대를 위한 희소식이 나왔다. 달 토양을 모사한 환경에서 식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달에서의 농업이 어려운 이유
달 토양(레골리스)은 지구의 흙과 달리 미생물과 유기물이 거의 없는 죽은 토양이다. 식물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와 광물을 포함하고 있지만, 동시에 식물에 독성이 될 수 있는 중금속도 포함되어 있어 그대로는 농사가 어렵다.
실제 달 토양에서 식물을 발아·성장시킨 첫 연구는 2022년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보고한 연구다. 연구진은 아폴로 미션에서 가져온 실제 달 토양을 사용해 ‘애기장대’를 생장시켰다. 애기장대가 자라기는 했지만 잎이 작게 변형되고 성장이 느린 식으로 성장 상태가 나빴다. 애기장대의 유전자를 분석했을 때 염과 금속산소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다. 달 토양이 식물 생장에 사용 가능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환경임을 보여준 것이다. 달에서의 농업을 위해서는 토양을 개량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달 토양에서 생태계 구축 가능성 확인
달 토양을 생물학적으로 개조해서 농사 가능한 토양으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미국 오스틴텍사스대(UT오스틴) 연구진은 달 토양을 개량하여 병아리콩을 생장시키고 수확하는 데까지 성공했다고 지난 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우주 모사 환경에서 작물을 생산해 낸 첫 사례다.
연구진은 달 토양을 모사한 ‘엑솔리스 랩스(Exolith Labs)’의 모사 달 토양을 연구에 활용했다. 이상적인 재배 조건을 만들기 위해 우선 달 토양에 지렁이의 퇴비를 첨가했다. 지렁이 퇴비는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다양한 미생물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지렁이들은 음식물 쓰레기, 면 소재 의류, 위생용품 등 달 탐사 임무 중 버려질 수 있는 유기물을 섭취하여 퇴비를 만들어 내 지속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병아리콩을 균근균으로 코팅했다. 균근균은 병아리콩과 공생 관계를 이뤄 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 흡수를 돕는 동시에 중금속 흡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후 연구진은 다양한 비율로 달 토양(25, 50, 75, 100%)과 지렁이 퇴비를 섞은 혼합물에 균근균으로 코팅한 병아리콩을 심었다. 그 결과, 최대 75%까지 달 토양이 포함된 혼합물에서도 병아리콩을 수확할 수 있었다. 달 토양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종자 수는 유의미하게 줄었다. 달 토양 100%의 환경에서는 병아리콩이 성장 과정에서 모두 죽었지만, 균근균으로 코팅한 경우에는 생존 기간이 평균 2주 정도 늘어났다.
이후 연구진은 다양한 비율로 달 토양과 지렁이 퇴비를 섞은 혼합물에 코팅된 병아리콩을 심었다. 그 결과, 최대 75%까지 달 토양이 포함된 혼합물에서도 병아리콩을 성장시켜 수확할 수 있었다. 그 이상의 비율에서는 식물이 스트레스를 보이고, 조기에 고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직 맛과 안정성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향후 혼합 토양에서 성장시킨 병아리콩의 영양 성분을 분석하고, 재배 과정에서 독성 금속이 흡수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제1저자인 제시카 앗킨 연구원은 “달 토양을 개량했을 때 농업이 가능해질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라며 “향후 이 혼합 토양에서 성장시킨 식물이 우주비행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갖추고 있는지, 안전한지, 만약 안전하지 않다면 몇 세대를 거쳐야 안전해지는지를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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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04-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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