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달을 향한 인류의 재도전, 왜 자꾸 늦어지나? 인류의 달 복귀를 가로막는 기술적 난제와 나사의 선택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멈춰 선 아르테미스 2호

인류가 마지막으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1972년 아폴로 17호 미션 이후,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은 다시금 '도달할 수 없는 영토'로 남았다. 그로부터 반세기라는 인고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나사(NASA)는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기 위한 대담한 여정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인류 최초로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 궤도로 실어 나를 역사적인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은 마치 거대한 암초를 만난 듯 거듭되는 지연의 늪에 빠져 있다.

당초 아르테미스 2호는 2023년 발사를 목표로 설정되었으나, 무인 비행이었던 아르테미스 1호의 사후 데이터 분석과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인해 2025년 9월로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후 유인 캡슐인 오리온(Orion)의 열 차폐막 마모 문제와 복잡한 행정적 검토 과정이 겹치며 발사 시점은 다시 2026년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마침내 2026년 2월, 인류 최대의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이 플로리다 케이프 캐너버럴 발사대에 우뚝 서며 카운트다운을 예고했으나, 예상치 못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며 다시금 격납고로 되돌아가는 처지가 되었다. 2,200년 전 한니발의 코끼리가 험난한 알프스를 넘기 전 전열을 가다듬었듯, 현대의 거대 로켓 역시 우주라는 험지를 앞두고 고통스러운 점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지연으로 인해 2월 말로 예정됐던 발사 일정은 최소 4월 이후로 연기되었으며, 이는 인류의 달 재착륙을 향한 여정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Getty Images
이번 지연으로 인해 2월 말로 예정됐던 발사 일정은 최소 4월 이후로 연기되었으며, 이는 인류의 달 재착륙을 향한 여정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Getty Images

이번 지연으로 인해 2월 말로 예정됐던 발사 일정은 최소 4월 이후로 연기되었으며, 이는 인류의 달 재착륙을 향한 여정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반복되는 수소 누출과 새롭게 발견된 헬륨의 변수

아르테미스 2호의 발사 지연은 지난 2026년 1월 말 로켓이 발사대에 배치된 이후, 마치 연쇄 반응처럼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발목을 잡은 것은 기록적인 한파와 기술적 불충분함이었다. 2월 초 NASA는 로켓에 약 260만 리터에 달하는 액체 수소와 산소를 주입하여 실제 발사 절차를 점검하는 ‘습식 리허설’을 시도했으나, 극심한 추위로 인해 일정을 연기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실제 주입 테스트에서는 치명적인 수소 누출 문제가 발견되었다. 이는 지난 2022년 아르테미스 1호 미션 당시에도 발사 지연의 주요 원인이었던 고질적인 문제였다.

조사 결과 이 문제는 발사대 위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없는 중대 결함으로 판명되었으며, 결국 NASA는 로켓 전체를 다시 조립동(VAB)으로 이송하여 정밀 점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Getty Images
조사 결과 이 문제는 발사대 위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없는 중대 결함으로 판명되었으며, 결국 NASA는 로켓 전체를 다시 조립동(VAB)으로 이송하여 정밀 점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Getty Images

NASA는 연료 연결 부위를 긴급 수리하고 지난 2월 20일 재시험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다. 로켓 상단부의 연료 탱크를 적정 압력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헬륨’의 흐름에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조사 결과 이 문제는 발사대 위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없는 중대 결함으로 판명되었으며, 결국 NASA는 로켓 전체를 다시 조립동(VAB)으로 이송하여 정밀 점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발사 창이 열리는 3월 중순의 기회는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다.

 

유인 비행의 무게와 아르테미스 1호가 남긴 교훈

NASA가 이토록 신중을 기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번 미션이 무인이 아닌 ‘유인 비행’이라는 점에 있다. 2022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줄 알았던 아르테미스 1호 미션 이후 진행된 사후 분석에서 우려스러운 사실이 밝혀졌다. 오리온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극심한 열로부터 선체를 보호하는 열 차폐막이 예상보다 훨씬 심하게 마모된 것이다. 우주비행사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NASA는 이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당초 2023년으로 계획되었던 발사 일정은 행정적 검토와 안전성 확보를 위해 2025년을 거쳐 현재의 2026년까지 거듭 밀려났다.

NASA 관계자들은 사소한 기술적 결함이라도 방치했다가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보다는, 일정을 늦추더라도 완벽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전체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Getty Images
NASA 관계자들은 사소한 기술적 결함이라도 방치했다가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보다는, 일정을 늦추더라도 완벽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전체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Getty Images

현재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하여 인류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대기 중인 네 명의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와 빅터 글로버, 제레미 한센 그리고 리드 와이즈먼은 다시 한번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NASA 관계자들은 사소한 기술적 결함이라도 방치했다가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보다는, 일정을 늦추더라도 완벽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전체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분 단위의 제약과 4월의 발사 기회

달 탐사 미션은 지구 궤도 비행과 달리 발사 시점이 매우 엄격하게 통제된다. 이른바 ‘발사 창’으로 불리는 이 기회는 성공적인 임무 수행과 안전한 귀환을 위해 분 단위로 정밀하게 계산된다. 아르테미스 2호는 달 궤도 진입 전에 오리온 우주선을 높은 지구 궤도에 먼저 안착시켜 우주비행사의 생명 유지 시스템을 최종 점검해야 한다. 또한 우주선이 달로 향하는 궤도에 정확히 정렬되어야 하며, 우주선의 태양광 패널이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일조량이 확보되는 시간대까지 고려해야 한다. 만약 우주선이 지구 그림자에 90분 이상 머물게 되면 시스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류는 다시 달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까? ©Getty Images
인류는 다시 달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까? ©Getty Images

현재 NASA가 목표로 삼고 있는 4월의 발사 창은 1일부터 6일 사이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4월 1일과 3일, 그리고 이어지는 6일까지의 기간은 우주선이 최적의 경로로 달에 도달하고 다시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천문학적 조건이 갖춰지는 시기다. 만약 헬륨 시스템 수리가 조립동에서 신속하게 마무리된다면 인류는 4월 초순경 달을 향해 떠나는 역사적인 SLS 로켓의 불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리마저 지연될 경우 다음 발사 창이 열릴 때까지 다시 수개월의 기다림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3-12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MAIL: sciencetimes@kosac.re.kr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