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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만에 달 궤도로: 아르테미스 II의 도전 달의 뒷면을 향한 10일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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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만에 다시 달 궤도로: 아르테미스 II의 도전

인간이 마지막으로 달 표면에 발을 디딘 것은 1972년 12월이었다. 아폴로 17호의 우주인 해리슨 슈미트와 진 서난이 달에서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딘 이후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인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건설하고 화성에 탐사 로버를 보냈으며, 심지어 블랙홀의 그림자를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정작 달에는 '다시'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이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그 공백을 메우려 한다.

이번 임무에 탑승하는 네 명의 우주인은 NASA 소속 리드 와이즈먼(지휘관), 빅터 글로버(파일럿), 크리스티나 코흐(임무 전문가), 그리고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 제레미 한센이다. ©Getty Images
이번 임무에 탑승하는 네 명의 우주인은 NASA 소속 리드 와이즈먼(지휘관), 빅터 글로버(파일럿), 크리스티나 코흐(임무 전문가), 그리고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 제레미 한센이다. ©Getty Images

2026년 4월 1일, 3~6일, 혹은 30일 (확실한 날짜는 2월 22일 현재 미정, 당초 계획은 2026년 3월 6일, 한국시간 3월 7일: SLS 로켓 상단부인  ICPS에 헬륨을 공급하는 라인에서 이상이 발견되어서 급하게 계획 변경), 4명의 우주인을 태운 아르테미스 II 우주선이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달 궤도를 비행하는 이번 임무는 유인 달 착륙을 위한 결정적 전초전이며, 50여 년간 단절됐던 인류의 심우주 탐사 시대가 다시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따라서, 아르테미스 II는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먼 우주를 향해 세대를 건너 다시 뻗는 인류의 손으로 묘사되곤 한다.

 

두 번의 리허설 끝에 열리는 발사의 문

NASA는 발사에 앞서 '웨트 드레스 리허설(wet dress rehearsal)'을 두 차례 실시했다. 웨트 드레스 리허설이란 실제 발사와 동일한 조건에서 로켓에 추진제를 완전히 충전하고 카운트다운 시퀀스 전체를 수행하는 최종 사전 점검 절차이다. 2026년 2월 초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이루어진 첫 번째 시도는 발사대에서 수소 연료 누출이 발생하며 조기 종료됐다. 수소는 비등점이 −253℃에 달하는 극저온 유체로, 미세한 틈새로도 쉽게 새어 나오는 까다로운 연료이다. NASA 엔지니어들은 문제가 된 씰(seal)과 필터 등 부품을 교체·보수했고, 두 번째 시도에서는 계획된 일정 안에 연료 충전과 카운트다운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NASA는 발사에 앞서 '웨트 드레스 리허설(wet dress rehearsal)'을 두 차례 실시했다. ©Getty Images
NASA는 발사에 앞서 '웨트 드레스 리허설(wet dress rehearsal)'을 두 차례 실시했다. ©Getty Images

NASA 과학국장 로리 글레이즈는 기자회견에서 "매일 밤 달을 올려다보면 정말 흥분된다. 달이 우릴 부르는 것 같고, 우린 준비됐다"고 밝혔다. 두 번째 리허설의 성공을 기반으로 3월 6일이 최초 발사 가능일로 확정됐으며, 4명의 우주인은 이미 격리 절차에 돌입했다. 발사 창(launch window)은 기상 조건과 궤도 역학에 따라 설정되며, 우주선이 달 궤도에 정확히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을 맞춰 최종 발사 시각이 결정된다.

 

달의 뒷면을 향한 10일간의 여정

아르테미스 II의 총 비행 기간은 10일이다. 발사 직후 첫날은 지구 궤도에서 보낸다. 생명유지 시스템, 추진 장치, 통신 장비 등 모든 핵심 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이상이 없으면 우주인들은 달을 향한 궤도로 출발하며, 지구와 달 사이 평균 약 38만 4,400km의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약 4일이 걸린다. 이번 임무의 목적지는 우리가 지구에서 결코 볼 수 없는 달의 '원면(far side)'이다. 달은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일치하는 '조석 고정(tidal locking)' 상태에 있어 언제나 같은 면만 지구를 향한다.

우주인들은 달 표면으로부터 6,500~9,500km 상공을 비행하면서 달의 지형과 남극 지역을 관측하고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다. ©Getty Images
우주인들은 달 표면으로부터 6,500~9,500km 상공을 비행하면서 달의 지형과 남극 지역을 관측하고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다. ©Getty Images

우주인들은 달 표면으로부터 6,500~9,500km 상공을 비행하면서 달의 지형과 남극 지역을 관측하고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다. 달 근방에서의 비행은 수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며, 이후 4일간의 귀환 여정을 거쳐 임무는 태평양에서 오리온 캡슐이 착수(splashdown)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비행은 비상 상황 시 추가 기동 없이도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하이브리드 자유 귀환 궤도(hybrid free-return trajectory)를 활용하며, 이는 아폴로 시대부터 검증된 안전 설계 원칙을 계승한 것이다.

 

98m 거인 위에 오른 4명의 우주인

이번 임무에 탑승하는 네 명의 우주인은 NASA 소속 리드 와이즈먼(지휘관), 빅터 글로버(파일럿), 크리스티나 코흐(임무 전문가), 그리고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 제레미 한센이다. 빅터 글로버는 아르테미스 임무에 탑승하는 최초의 흑인 우주인이며, 크리스티나 코흐는 달 궤도를 비행하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 된다. 이들을 달 궤도까지 실어 나르는 발사체는 NASA의 초대형 우주발사시스템(SLS: Space Launch System)이다. 높이 98m의 SLS는 네 개의 RS-25 메인 엔진과 두 개의 고체 로켓 부스터를 결합해 이륙 시 약 3,900톤중(약 8.8백만 lbf)에 달하는 추력을 발생시킨다. SLS는 이전까지 단 한 차례, 2022년 11월의 아르테미스 I 무인 비행에서만 발사됐기 때문에 아르테미스 II는 SLS의 첫 번째 유인 비행이기도 하다.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오리온 캡슐은 SLS 로켓 최상단에 장착되며, 내부 가압 공간은 약 9m³로 소형버스 실내 정도의 크기이다. ©Getty Images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오리온 캡슐은 SLS 로켓 최상단에 장착되며, 내부 가압 공간은 약 9m³로 소형버스 실내 정도의 크기이다. ©Getty Images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오리온 캡슐은 SLS 로켓 최상단에 장착되며, 내부 가압 공간은 약 9m³로 소형버스 실내 정도의 크기이다. 이 좁은 공간에서 네 명이 10일간 생활하고 수면을 취하며 임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생명유지 시스템과 자원 재활용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오리온은 아폴로 시대 캡슐보다 발전된 방사선 차폐 구조와 첨단 환경제어 장치를 갖춰, 지구 자기권 너머의 심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우주인을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달 남극을 둘러싼 미·중의 전략 경쟁

아르테미스 II의 성공은 우주 탐사 그 이상의 지정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달의 남극을 차세대 유인 착륙 목표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달 남극 인근에는 태양빛이 영원히 닿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permanently shadowed regions)'이 존재하며, 이 크레이터 내부에는 수십억 년에 걸쳐 축적된 수빙(water ice)이 매장돼 있다. 2009년 LCROSS 탐사선의 충돌 실험 이후 존재가 확인된 이 얼음은 달 기지 건설을 위한 식수 공급원이자,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 로켓 추진제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 자원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 III를 통해 2028년 달 남극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일정은 매우 야심찬 것으로 평가된다.

아르테미스 III 달 착륙선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와 계약이 체결돼 있으며, 스타십(Starship) 로켓이 그 역할을 맡는다. ©Getty Images
아르테미스 III 달 착륙선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와 계약이 체결돼 있으며, 스타십(Starship) 로켓이 그 역할을 맡는다. ©Getty Images

아르테미스 III 달 착륙선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와 계약이 체결돼 있으며, 스타십(Starship) 로켓이 그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스타십의 개발 지연으로 인해 NASA는 SpaceX에 가속화된 계획안 제출을 요청했고, 동시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에도 대안적인 달 착륙 가속 방안 마련을 의뢰했다. 중국 역시 2030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창어(嫦娥) 계획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두 강대국이 같은 목적지를 겨냥하는 이 경쟁은, 달을 순수한 탐사 대상이 아니라 미래 자원의 거점이자 우주 전략의 핵심 무대로 인식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

 

아르테미스 II가 증명해야 할 것들

아르테미스 II는 달에 착륙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임무의 중요성을 조금도 낮추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NASA가 이번 비행에서 반드시 증명해야 할 항목들은 구체적이고 결정적이다.

첫째, SLS-오리온 통합 시스템이 인간을 심우주로 안전하게 수송하고 귀환시킬 수 있는지를 실증해야 한다. 아르테미스 I에서 무인으로 검증된 시스템이 실제 탑승 인원과 함께 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는 이후 임무 결정을 위한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둘째, 심우주 방사선 환경에서의 우주인 건강 관리다. 지구 자기권 바깥에서는 태양 고에너지 입자와 은하 우주선(galactic cosmic rays)에 대한 노출이 급격히 증가한다. 아폴로 우주인들도 같은 환경에 직면했지만, 그것은 수일에 불과했다. 오리온의 방사선 방호 성능이 10일간의 유인 비행에서 충분히 발휘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 과학적 과제다.

달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목적지이지만, 더 먼 우주, 화성과 그 너머로 향하는 심우주 탐사의 첫 번째 확실한 디딤돌이기도 하다. ©Getty Images
달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목적지이지만, 더 먼 우주, 화성과 그 너머로 향하는 심우주 탐사의 첫 번째 확실한 디딤돌이기도 하다. ©Getty Images

셋째, 달 뒷면을 통과하는 동안 지구와의 직접 통신이 일시 단절되는 구간에서의 자율 운항 능력과 통신 시스템 복원력도 검증 대상이다. 아르테미스 II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인류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을 디디는 아르테미스 III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된다.

달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목적지이지만, 더 먼 우주, 화성과 그 너머로 향하는 심우주 탐사의 첫 번째 확실한 디딤돌이기도 하다. 1972년 달을 떠난 인류가 이제, 다시 그 길을 걷기 시작하고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2-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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