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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드디어 35억년 전 생명체의 강력한 증거를 발견하다 "우리는 우주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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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2020년 7월 30일 발사하여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착륙했던 퍼서비어런스 로버(Perseverance Rover 혹은 줄여서 퍼서비어런스) 화성 탐사차가 드디어 화성에서 35억 년 전 미생물 생명체의 잠재적 흔적을 발견했다. 최근 9월 11일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7월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의 고대 강바닥에서 채취한 '사파이어 캐년' 샘플은 생물학적 기원을 시사하는 바이오시그니처를 포함하고 있으며, NASA는 이를 두고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 발견에 가장 근접한 성과"라고 발표했다.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고대 미생물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화성의 거주 가능성을 연구하며, 샘플을 수집하고 저장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 NASA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고대 미생물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화성의 거주 가능성을 연구하며, 샘플을 수집하고 저장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 NASA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고대 미생물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화성의 거주 가능성을 연구하며, 샘플을 수집하고 저장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현재까지 30개의 암석과 토양 샘플을 수집했으며, 6개의 빈 튜브가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스토니브룩 대학, NASA 제트추진연구소,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칼텍을 포함한 여러 국제기관의 1,000명 이상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쳐 네이처지에 발표된 상태이며, 연구팀은 해당 연구결과가 전 세계 과학계의 추가 연구와 검증받을 수 있도록 공개했다고 밝혔다. 

화성은 현재 차갑고 건조한 불모지이지만, 35억 년 전에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었다. 퍼서비어런스가 탐사한 제제로 크레이터는 한때 거대한 호수였으며, 네레트바 발리스라는 400미터 폭의 고대 강 계곡을 통해 물이 유입되었다. 이러한 환경은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이었다. 해당 발견이 의미있는 이유는 이전에는 인류가 이러한 발견이나 결과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체야바 폭포의 레오파드 점무늬가 밝힌 비밀

퍼서비어런스는 2024년 7월 '브라이트 엔젤' 암석층을 탐사하던 중 특별한 바위를 발견했다. '체야바 폭포'라고 명명된 이 화살촉 모양의 바위는 길이 3.2피트, 폭 2피트 크기로, 표면에 독특한 패턴을 보였다. 작은 검은 점들은 '양귀비 씨앗'으로, 더 큰 반점들은 '레오파드 점무늬'로 불렸다.

로버의 PIXL과 SHERLOC 장비를 통한 분석 결과, 이 점무늬들에는 비비아나이트와 그레이자이트라는 두 가지 철 함유 광물이 발견되었다. 스토니브룩 대학의 조엘 휴로위츠 박사 등 연구진은 호수 바닥에 퇴적된 진흙에서 일어난 화학 반응의 증거를 찾았다고 주장한다. 이 화학 반응은 진흙 자체와 유기물 사이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이 두 성분이 반응하여 새로운 광물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로버의 PIXL과 SHERLOC 장비를 통한 분석 결과, 이 점무늬들에는 비비아나이트와 그레이자이트라는 두 가지 철 함유 광물이 발견되었다. © NASA
로버의 PIXL과 SHERLOC 장비를 통한 분석 결과, 이 점무늬들에는 비비아나이트와 그레이자이트라는 두 가지 철 함유 광물이 발견되었다. © NASA

칼텍과 제트추진연구소의 과학자들이 로버의 유기화학 검출기를 사용하여 분석한 결과, 이러한 점무늬들에는 철, 인, 황이 특정 패턴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NASA에 따르면, 비비아나이트는 지구에서 부패하는 유기물 주변과 퇴적물, 이탄습지에서 자주 발견되며, 그레이자이트는 지구의 특정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다. 이 바위는 점토와 미사로 구성된 세립질 퇴적암인 머드스톤으로, 지구에서는 과거 미생물 생명체의 훌륭한 보존체 역할을 한다. 또한 유기 탄소, 황, 산화철, 인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미생물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지구의 유사한 조건에서는 미생물이 이러한 광물을 생성하는 화학 반응을 주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학적 검증과 비생물학적 가능성의 균형

바이오시그니처는 생물학적 기원을 가질 수 있는 물질이나 구조를 의미하지만, 생명체의 존재나 부재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외계 생명체의 잠재적 발견과 관련된 우주생물학적 연구들은 이에 대한 확인을 위하여 특별한 과학적인 증거를 요구하는데, 고해상도 이미지는 화학적, 물리적 반응이 일어나는 접촉점인 반응 전선으로 배열된 광물들의 뚜렷한 패턴을 보여주기에 증거가 될 수 있다.

사실 바이오시그니처는 일종의 남겨진 흔적이지 생명체 자체는 아니다. 따라서, 그것은 고대 생명체에서 나온 것일 수 있으며, 수십억 년 전에 존재했던 무언가였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물론 이 광물들이 비생물학적 과정으로도 형성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가장 큰 이유로 지구에서 이 광물들은 종종 유기물을 소비하고 이러한 반응의 결과로 광물을 만드는 미생물 대사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른 비유기적 이유들도 발견을 설명할 수 있지만, 브라이트 엔젤 지층에서 발견한 화학 화합물의 조합은 미생물 대사에 풍부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발견이 특히 놀라운 점은 퍼서비어런스가 지금까지 조사한 퇴적암 중 가장 젊은 것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 NASA
이 발견이 특히 놀라운 점은 퍼서비어런스가 지금까지 조사한 퇴적암 중 가장 젊은 것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 NASA

이 발견이 특히 놀라운 점은 퍼서비어런스가 지금까지 조사한 퇴적암 중 가장 젊은 것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고대 생명체의 흔적이 더 오래된 암석층에 제한될 것이라는 이전 가설과 상반된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화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또는 나중까지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화성 샘플 회수 프로그램의 도전과 이에 따른 국제 경쟁

사파이어 캐년 샘플은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한 30개 샘플 중 하나로, 현재 화성 표면에 저장되어 있다. 물론, 확실한 결론을 위해서는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해야 한다. 지구의 정교한 실험실 장비를 통해서만 이 광물들과 유기물질, 구조의 기원을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샘플 회수는 이번 발견의 진실을 밝히는 핵심 열쇠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지구에서 이 암석들을 보고 조사하기를 원하고 있기에 이에 해당 샘플은 순식간에 지구로 반환해야 할 우선순위가 높은 샘플 중 하나로 여겨진다. 

문제는 NASA와 ESA가 계획한 화성 샘플 회수 프로그램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의 2026년 예산안에서 화성 샘플 회수 임무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이 권고되었기 때문인데, 이에 샘플 회수 임무가 취소될 가능성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해당 결과가 공개된 후 이후 엄청난 대중의 호응이 늘어난 바 있다. 이러한 대중의 과학 참여는 과학의 방향을 바꿀 수 있기에 보다 적극적인 대중의 관심이 요구된다. 

이번 발견은 NASA의 잠재적 바이오시그니처 기준을 충족하는 중요한 성과이다. 이는 추가 조사를 통해 생물학적 기원인지 판단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 NASA
이번 발견은 NASA의 잠재적 바이오시그니처 기준을 충족하는 중요한 성과이다. 이는 추가 조사를 통해 생물학적 기원인지 판단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 NASA

또한, 중국이 2028년 발사를 목표로 자체적인 샘플 회수 임무를 추진하고 있어 국제적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탐사 기술의 혁신과 발견의 의미 - 우리는 우주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이번 발견을 위해 최첨단 과학 장비를 활용했다. PIXL 장비는 X선 암석화학 분석을 통해 광물 성분을 정밀하게 파악했고, SHERLOC 장비는 라만 분광법과 발광 기술을 사용하여 유기화학물질을 탐지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NASA의 잠재적 바이오시그니처 기준을 충족하는 중요한 성과로 인정받는다. 이는 추가 조사를 통해 생물학적 기원인지 판단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NASA의 니콜라 폭스 박사는 이를 두고 남겨진 화석을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아마도 생명체의 남겨진 식사였을 수도 있고, 그 식사가 배설된 것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고 비유했다. 

NASA는 과학계가 사용하는 CoLD 척도와 증거 기준을 통해 생명체 탐지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한다. 이 도구들은 지구 밖에서 발견된 생명체 신호에 얼마나 신뢰를 둘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발견은 7단계 중 초기 단계에 해당하지만, 추가 분석을 통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발견은 인류가 우주에서 혼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미래의 화성 탐사 임무와 샘플 회수 계획이 성공한다면, 인류는 마침내 "우리가 우주에서 혼자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한 걸음이다. 화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학적 성취를 넘어서, 인류의 우주관과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바꿀 수 있는 역사적 순간이기 때문이다. NASA의 숀 더피 청장 대행은 이번 발견을 두고 "적색 행성에서 잠재적 바이오시그니처의 식별은 획기적인 발견이며, 화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NASA의 골드 스탠다드 과학 수행에 대한 약속은 화성의 바위 토양에 미국인의 발을 올려놓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09-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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