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은 초소형 인공위성인 '도요샛'(SNIPE)을 이용해 슈퍼 태양폭풍 속에서도 근지구 우주환경(우주 날씨)의 변화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도요샛은 천문연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중량 10㎏ 이하의 나노급 위성 4기로 구성된 큐브위성군이다. 2023년 5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려졌다.
위성통신과 GPS 신호에 영향을 주는 근지구 우주환경(지구에서 고도 100㎞ 이상부터 지구 자기장이 영향을 미치는 우주공간)의 변화를 관측하는 임무가 부여됐다.
기존 위성에 비해 작은 나노급 위성임에도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력한 태양폭풍 기간 전리권(지표로부터 60∼1천㎞까지의 지구와 가까운 우주 공간) 플라스마(기체 상태의 물질이 이온화돼 양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물질 상태)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당시 발생한 태양폭풍은 2003년 11월 이후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슈퍼 태양폭풍'(Super Solar Storm)으로도 불린다. 이 기간 우리나라 강원도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오로라가 관측돼 화제가 됐다.
전리권 플라스마 밀도는 평상시 적도 부근에서 최대가 되는데, 태양폭풍이 발생하면 최대 플라스마 밀도 지역이 위도 25∼30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적도 지역의 밀도는 낮아지게 된다.
이를 '적도 이온화 이상 현상'(Equatorial Ionization Anomaly)이라고 부르는데, 지난해 5월 발생한 태양폭풍은 최대 밀도 플라스마를 자기 위도 40도까지 이동시켰고 도요샛은 이 현상을 포착해 냈다.

태양풍과 자기장이 충돌하면서 고밀도 전자들이 중위도 지역으로 이동하고, 극 지역의 전자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전리권 플라스마의 특성이 크게 변하게 되는데, 이는 GPS 위치 오차 증가, 통신 장애, 전력망 손상 등의 피해를 일으킨다.
또한 위성의 궤도도 변화시킬 수 있는데, 실제 이 시기 도요샛들의 평균 고도가 약 200∼500m 하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샛이 관측한 전자 온도와 플라스마 분포 변화는 지구 저궤도 우주 날씨 변화 기제를 밝히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도요샛 관측 자료는 미국 국방부에서 운용하는 국방기상위성 'DMSP'(Defense Meteorological Satellite Program), 유럽우주국(ESA)에서 운용하는 '스웜'(Swarm) 위성군 자료 등 해외 중대형 위성 자료와 비견될 만큼 신뢰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해외 위성의 관측 자료가 비어 있는 고도 500㎞의 '여명-황혼 궤도'에서 독자적으로 관측을 수행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스페이스 웨더'(Space Weather) 지난달 26일 자에 실렸다.

도요샛 프로젝트 연구책임자인 이재진 책임연구원은 "국내 큐브위성의 관측 임무 결과를 이용한 첫 번째 연구성과로, 국내 독자적으로 개발된 위성을 우리 기술로 발사하고 그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최근 2년여 간의 도요샛 관측 운영 경험을 통해 후속 연구로 '초저고도용 도요샛2'(SNIPE-2)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한국천문연구원 송호섭 박사는 "초소형 큐브위성을 이용해 해외 대형 위성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8-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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