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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주국, "우주가 우리에게 온다" - 세 번째 성간 천체의 등장
2025년 7월 1일, 칠레 리오 우르타도에 위치한 NASA 지원 ATLAS(소행성 지구 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 망원경이 특이한 궤도를 가진 천체를 포착했다. 그리고 칠레의 한 망원경이 포착한 작은 빛점 하나가 천문학계를 다시 한번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 태양계 밖에서 온 세 번째 우주의 편지, "3I/ATLAS"였다. 초기 분석 결과 이 천체는 태양의 중력으로는 묶을 수 없을 만큼 높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성간 기원임이 확인되었다.
성간 천체는 다른 항성계에서 형성되어 행성 혹은 다른 항성들과의 중력 상호작용 등으로 인해서 그들의 모항 성계를 벗어난 천체들이다. 이들은 수백만 년에서 수십억 년 동안 성간 공간을 떠돌다가 우리 태양계에 진입하게 되는데, 이러한 천체들의 연구는 외계 행성계의 형성 과정과 구성 물질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2017년 첫 번째 성간 천체 1I/'Oumuamua 발견 이후, 천문학자들은 이런 방문자들이 생각보다 흔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해왕성 궤도 안쪽에만 약 1만 개의 'Oumuamua 크기 성간 천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은하 전체로는 10^25~10^26개에 달할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너무 어둡고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탐지하기 매우 어렵다. 3I/ATLAS의 발견은 이런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성간 천체들을 하나씩 발견하며 구축하는 성간 천체 데이터베이스의 세 번째 항목이자, 다른 행성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이다.
3I/ATLAS의 물리적 특성과 궤도 분석
목성 궤도 안쪽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해당 천체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혜성이나 소행성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궤도 분석 결과 이 천체가 태양의 중력으로는 묶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TLAS 프로젝트의 공동 수석연구원인 래리 데뉴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발견으로 보였지만 궤도 분석 결과 성간 기원임이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초기 관측에서 이 천체는 태양으로부터 약 6억 7천만 킬로미터(4.5AU)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초속 약 61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I/ATLAS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궤도 이심률이다. 6.30±0.15라는 수치는 지금까지 관측된 성간 천체 중 가장 높은 값으로 1I/'Oumuamua의 1.2나 2I/Borisov의 3.4를 크게 상회한다. 이심률이 1을 넘는다는 것은 해당 천체가 태양의 중력에 묶이지 않는 쌍곡선 궤도를 그린다는 의미로 성간 기원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다.
크기 측면에서도 3I/ATLAS는 추정 직경 20킬로미터로 이전 성간 천체들보다 훨씬 크다. 길이 240미터 정도의 시가 모양인 'Oumuamua와 핵이 0.4-0.5킬로미터였던 Borisov와 비교하면 상당히 거대한 규모이다. 하지만 3I/ATLAS는 활성 혜성이기 때문에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코마(coma)에 둘러싸여 있어 정확한 핵의 크기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혜성 활동의 징후 때문에 포착 24시간 만에 C/2025 N1이라는 혜성 명칭도 부여받았다.
사수자리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는 이 천체는 현재 18등급의 밝기를 보이고 있다. 이를 관측하려면 최소 15-20센티미터 구경의 망원경이 필요하다. 유럽우주국 행성방어사무소의 리차드 모이슬은 "과학자들이 여전히 정확한 궤도 예측을 위한 속도와 궤도 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구는 안전하다: 궤도 분석과 지구 안전성 평가
계산된 추정 크기로 미루어볼 때 해당 천체가 지구에 도달한다면 우리 인류의 역사는 이대로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3I/ATLAS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지구에 위험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히 '아니오'이다. 궤도 계산에 따르면 3I/ATLAS는 지구에 어떠한 위험도 가하지 않는다. 이 성간 방문자는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도 약 2억 4천만 킬로미터(1.6AU) 거리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는 지구-태양 사이 거리의 1.6배에 해당하며 지구-달 사이 거리의 약 624배에 달하는 안전한 거리다.
3I/ATLAS는 2025년 10월 29일 근일점에 도달하여 태양으로부터 약 1.38AU(약 2억 650만 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이는 화성 궤도 안쪽에 해당하는 거리이다. 그 후 12월 19일경에는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여 약 2억 7천만 킬로미터 거리를 지나간 뒤 다시 성간 공간으로 향하는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관측 스케줄 측면에서 3I/ATLAS는 9월까지는 지상 망원경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그 이후에는 태양에 너무 가까워져 관측이 어려워지지만 12월 초부터는 태양 반대편에서 다시 나타나 재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수자리에 위치한 이 천체는 하루에 약 0.5도씩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7월 13일경에는 뱀주인자리로 진입할 예정이다.
'성간 방문자'들의 비교 분석: 세 개의 서로 다른 특성
3I/ATLAS의 발견으로 우리는 이제 세 개의 성간 천체를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세 개의 성간 천체는 각각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며, 이들의 비교는 성간 천체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1I/'Oumuamua: 첫 번째 방문자인 1I/'Oumuamua는 2017년 10월 19일 하와이 Pan-STARRS1 망원경에 의해 발견되었다. 하와이어로 "멀리서 온 첫 번째 메신저"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천체는 천문학계에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길이 240미터, 폭 40미터의 기이한 시가 모양으로 추정되었다.
'Oumuamua의 특이한 점은 혜성의 특징인 꼬리나 코마가 전혀 보이지 않아 소행성처럼 보였지만 태양을 지나면서 중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속을 보인 것이다. 이 현상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아비 로브 교수로 하여금 외계 문명의 태양돛 우주선일 가능성을 제기하게 만들었고, 광범위한 과학적 논의를 촉발했다. 현재는 질소 얼음으로 구성된 천체에서 나오는 미세한 가스 방출로 인한 현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Oumuamua의 또 다른 특징은 회전이었다. 7.3시간마다 한 바퀴씩 회전하면서 밝기가 무려 10배까지 변했는데 이는 태양계에서 지금까지 관측된 어떤 천체보다도 극단적인 형태를 의미했다.
2I/Borisov: 두 번째 방문자인 2I/Borisov는 2019년 8월 30일 크림반도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게나디 보리소프가 자신이 직접 제작한 65센티미터 망원경으로 발견했다. 보리소프는 30년 넘게 혜성 탐색 활동을 해온 경험이 있는 관측자로, 그의 이름을 딴 이 혜성은 'Oumuamua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Borisov는 전형적인 혜성의 모든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뚜렷한 꼬리와 빛나는 코마를 보여주었으며 시안(CN) 가스를 방출하는 모습이 분광 관측으로 확인되었다. 여기까지는 우리 태양계의 혜성들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Borisov의 특별한 점은 화학적 조성이었다. 분석 결과 이 혜성은 일산화탄소(CO) 함량이 우리 태양계 혜성보다 50배나 높았다. 이는 Borisov가 자신의 고향 항성계에서 매우 차가운 외곽 지역, 즉 일산화탄소가 얼어붙을 수 있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통해 Borisov의 고향이 우리보다 훨씬 추운 행성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orisov의 먼지 입자들도 흥미로운 특성을 보였다. 일반적인 혜성의 먼지가 솜털 같은 집합체인 반면 Borisov의 먼지는 직경 1밀리미터 이상의 단단한 입자 형태였다. 이는 원시 행성 원반에서 입자들끼리 충돌하며 압축된 결과로 Borisov의 고향 시스템이 매우 역동적이었음을 시사한다.
3I/ATLAS: 세 번째 방문자인 3I/ATLAS는 또 다른 극단적 특성을 보여준다. 앞선 설명대로 이 천체는 지금까지 관측된 성간 천체 중 가장 높은 이심률 6.30을 보인다. 크기 면에서도 3I/ATLAS는 상당히 크다. 추정 직경 20킬로미터로 길이만 240미터였던 'Oumuamua와 비교하면 가로세로 모든 방향에서 약 100배 가까이 크다. 부피로 따지면 백만 배 차이다. 아비 로브 교수는 3I/ATLAS의 질량이 'Oumuamua보다 천만 배 이상, Borisov보다 십만 배 이상 클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런 거대한 천체가 성간 공간을 떠돌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활성 혜성으로서 3I/ATLAS는 Borisov와 유사한 면도 있지만 그 규모와 궤도 특성은 완전히 다른 기원과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현재 18등급의 밝기로 관측되고 있는 이 천체는 접근하면서 더욱 밝아질 예정이지만 워낙 거대한 궤도를 그리고 있어 태양 근처에서도 그리 밝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연구 전망: 성간 천체 연구의 새로운 발전
이처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는 성간 천체들의 발견은 중요한 과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이런 천체들이 있을까? 그리고 3I/ATLAS의 발견은 성간 천체 연구에 있어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까? 천문학자들의 계산과 추정에 따르면 현재 해왕성 궤도 안쪽에만 해도 약 1만 개의 'Oumuamua 크기 성간 천체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점은 향후 이런 성간 방문자들을 발견하는 일이 훨씬 용이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이미 2025년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베라 루빈 천문대는 3-4일마다 전체 남반구 하늘을 관측하고 있다. 이 대형 관측 시설은 향후 10년간 수십 개의 새로운 성간 천체를 발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성간 천체 발견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며, 현재처럼 개별 천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시대에서 성간 천체 집단 전체의 특성을 파악하는 통계적 연구 시대로 넘어갈 것이다. 물론 현재와 같이 개별 천체 관측 기술의 발전도 이미 주목할 만하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 능력은 3I/ATLAS의 구성과 크기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유럽우주국의 Comet Interceptor 미션이 2029년 발사되면 적절한 궤도를 가진 성간 천체가 발견될 경우 직접 접근하여 근거리 관측을 수행할 수도 있다. 에든버러 대학교의 콜린 스노그래스 교수는 Comet Interceptor가 성간 천체를 방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새로운 베라 루빈 천문대가 이런 천체들의 발견율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성간 천체들이 제공하는 과학적 가치는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이 다른 항성계의 행성 형성 과정과 진화 역사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행성체들은 외계행성의 구성 요소이므로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의 다양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3I/ATLAS를 중요한 시험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천체가 'Oumuamua를 특이한 예외로 만들지 아니면 우주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곳임을 보여줄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은하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보 교환 시스템처럼 수많은 별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담은 천체들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Oumuamua가 외계 기원설로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면 Borisov는 다른 항성계에도 우리와 유사한 혜성이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제 3I/ATLAS는 우주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매번 새로운 성간 천체가 발견될 때마다 우리는 우주가 얼마나 연결되어 있고 역동적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3I/ATLAS의 방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곧 우리는 더 많은 우주의 메신저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전하는 정보를 통해 우리 자신과 지구, 그리고 태양계가 이 광대한 우주에서 차지하는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 답은 우주에서 생명이 얼마나 흔한지, 그리고 우리가 정말로 혼자인지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까지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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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5-07-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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