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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리포트 2]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임대 수익 넘어 독자 우주기술로 '우주 강국' 도약 2026년 자체 제작 위성 3기 발사 예정... 러시아 의존에서 벗어나 국제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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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바로 가기: [카자흐스탄 리포트 1] 카자흐스탄, KAIST 모델로 공과대 설립 추진 "기술 자립을 위한 전략"

 

​[편집자 주] 중앙아시아의 전략 거점 국가인 카자흐스탄이 우주과학기술 분야에서 주권 확보와 자립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활용, 위성 독자 운영, 국제협력 확대, 인력 양성까지 다방면에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리포트 두 번째 순서는 우주기술 현황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6월 기준 카자흐스탄의 우주기술 현황을 종합 분석한 것으로 바우벡 오랄마감베토프 항공우주위원회 위원장과의 아스타나타임스 인터뷰, 아이딘 아임베토프 가리시 사파리(Gharysh Sapary) 회장의 공식 발언 등 현지 언론 보도와 정부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러시아와의 오랜 긴장과 갈등을 넘어 ‘우주 강국’으로 도약 

카자흐스탄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코누르(Baikonur) 우주기지 임대 수익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적인 우주과학기술 역량을 구축하며 우주 주권 실현에 나섰다.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 위치한 세계 최초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우주선 발사 기지다. 1955년 소비에트 연방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장으로 건설한 이후,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와 1961년 유리 가가린의 첫 유인 우주비행을 포함해 인류 우주 탐사 역사의 핵심 무대가 되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영토 및 전략적 시설의 소유권을 갖게 된 카자흐스탄은 1994년 12월에 러시아와 기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27년간 사용료 명목으로 30억 달러 이상을 받아왔다. 이후 2004년 양국은 임대기간을 2050년까지 연장하며 연간 1억 1,500만 달러의 기지 임대료를 확정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바이코누르 임대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우주기술 역량 구축에 나섰다. 

아스타나타임즈와의 인터뷰(→바로가기)에서 바우벡 오랄마감베토프(Бауыржан Оралмағамбетов) 카자흐스탄 디지털개발·혁신·항공우주산업부 항공우주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우주 활동 개발은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적이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5개 영역에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5개 영역은 ▲과학 우주 연구(기초 및 응용 연구) ▲우주 장비 생산(우주선 제작 및 조립) ▲발사 서비스 제공(바이코누르 및 독자 발사 시설 활용) ▲우주선 및 지상 제어 시스템 운영(위성 운영 및 지상국 관리) ▲우주기술 서비스(상용 서비스 및 정부 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통합적 우주 활동과 모든 영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 과정이 우리나라 우주 산업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바이코누르 우주기지(Baikonur Cosmodrome)**에서 소유즈(Soyuz) 로켓이 발사 준비 중인 모습 ⒸThe AstanaTimes
바이코누르 우주기지(Baikonur Cosmodrome)**에서 소유즈(Soyuz) 로켓이 발사 준비 중인 모습 ⒸThe AstanaTimes


국가우주센터, 2026년 독자 제작 위성 3기 발사 예정

이러한 독자 기술 개발의 핵심은 국가우주센터에 2023년 3월 30일 가동을 시작한 우주선 조립 및 시험 시설에 있다. 이 시설은 100킬로그램에서 6톤에 이르는 위성을 설계, 제조, 조립, 시험하는 목적으로 5개 생산 시설과 6개 시험 시설, 3개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 특히 국가우주센터 운영과 기술 전문가들은 국제 파트너인 에어버스의 역량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향후 국제 주문 유치가 가능해졌다.

현재 이 곳에서는 중해상도 지구관측위성(KazEOSat-MR) 개발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진다. 

2026년 발사 예정인 이 위성군은 기존 KazEOSat-1, KazEOSat-2를 대체할 3기 위성으로 5미터 해상도로 카자흐스탄 영토를 매일 촬영할 수 있다. 총 개발비는 180억 텡게(약 3,900만 달러)로 책정되었으며, 모든 위성이 아스타나의 조립·시험 시설에서 카자흐스탄 기술진에 의해 제작된다.

카자흐스탄의 독자 기술 개발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현지 엔지니어들이 주도하는 공동팀은 2018년 카자흐스탄 과학기술위성(KazSTSat)이라는 기술 우주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며, 이 위성은 5개의 새로운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 이 위성은 5년간 궤도에 있었으며, 최소 7년간 더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사 서비스 분야에서는 '바이테렉(Baiterek)'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2004년 시작된 이 카자흐-러시아 합작 프로젝트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내 Zenit-M 발사 시설을 현대화하여 새로운 Soyuz-5 발사체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카자흐스탄이 지상 인프라 현대화를 담당하고 러시아가 친환경 Soyuz-5 발사체를 개발하는 분업 체계로 진행된다.

당초 2023년으로 예정되었던 첫 시험 발사는 2025년으로 연기되었으며, 2025-2027년 3차례 무탑재 시험 발사를 거쳐 2028년부터 본격적인 상용 운영에 들어간다. 러시아 측은 연간 최소 3회 발사를 보장하기로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카자흐스탄은 이 프로젝트에 147억 텡게(한화 약 3,85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역사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2025년 6월 1일까지 카자흐스탄이 인수 예정인 세계 최초 유인우주비행 발사대 '가가린의 출발점(Gagarin's Start)'을 박물관 단지로 조성하여 우주 탐사 역사를 전시할 계획이다.

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바카노프 사장은 2025년 4월 "이 역사적 장소는 반드시 보존되어 미래 세대에게 전해져야 한다"며 "카자흐스탄 동료들과 협력하여 가가린의 출발점을 기반으로 박물관 단지를 조성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 포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바이코누르가 단순한 발사 시설을 넘어 인류 우주 탐사의 성지로서 그 가치를 보존하고, 우주 관광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카자흐스탄 국립우주센터(National Space Center) 내에 위치한 전파 무반사실(EMC Anechoic Chamber)에서 소형 위성에 대한 전자파 호환성(EMC) 시험 장면 Ⓒinform.kz.
카자흐스탄 국립우주센터(National Space Center) 내에 위치한 전파 무반사실(EMC Anechoic Chamber)에서 소형 위성에 대한 전자파 호환성(EMC) 시험 장면 Ⓒinform.kz.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역량 확장

카자흐스탄이 유럽, 러시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우주기관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기술 이전과 공동 개발을 통해 우주기술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우주기술 발전은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이전에 기반하고 있다. 2009년 EADS Astrium(현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이 카자흐스탄 국가우주청(Kazcosmos)을 대신하여 JSC "Kazakhstan Gharysh Sapary"(KGS)로부터 고해상도와 중해상도 임무로 구성된 지구관측위성시스템 개발 계약을 수주하면서 본격적인 기술 이전이 시작되었다.

바우벡 오랄마감베토프 항공우주위원회 위원장은 2024년 4월 공식 브리핑을 통해 "우리 엔지니어들은 영국과 프랑스 엔지니어들과 함께 유럽 생산 현장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기술 이전의 성과로 카자흐 엔지니어들이 주도한 공동팀이 2018년 5개의 신기술을 포함한 카자흐스탄 과학기술위성(KazSTSat)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며, 이 위성은 현재 5년째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통신위성 분야에서도 유럽과의 파트너십이 지속되어 이탈리아 Thales Alenia Space는 2006년 KazSat-1부터 2011년 KazSat-2, 2014년 KazSat-3까지 일관되게 통신위성 페이로드를 제공하며 15년 이상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카자흐스탄 엔지니어가 유럽 에어버스 시설에서 받은 위성 설계·조립 훈련을 받고 있다 Ⓒairbus.com
카자흐스탄 엔지니어가 유럽 에어버스 시설에서 받은 위성 설계·조립 훈련을 받고 있다 Ⓒairbus.com

이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은 재해 모니터링 분야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카자흐스탄 북부 지역의 잦은 홍수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은 유럽, 캐나다, 일본의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의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2024년 1월 카자흐스탄 가리시 사파리(Gharysh Sapary)와 일본 신스펙티브(Synspective)는 자연재해 모니터링을 위한 레이다 위성 활용 신규 애플리케이션 공동 연구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아이딘 아임베토프(Aidyn Aimbetov) 가리시 사파리 회장은 "일본은 주로 레이다 우주 이미지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전문가들은 일본 회사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이러한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독자적 SAR 위성 카즈사르(KazSAR) 개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 자사(JAXA)와 인도 이스로(ISRO)와의 다자간 협력도 추진 중이다.

카자흐스탄의 우주기술 역량 강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우주 활동에서는 국경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으며, 모든 작업은 국가 간에 긴밀하게 조정된다"고 오랄마감베토프 위원장이 강조한 바와 같이, 카자흐스탄의 국제협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4년 1월 카자흐스탄 가리시 사파리와 일본 Synspective의 SAR 위성 협력 체결 장면 Ⓒsynspective.com
2024년 1월 카자흐스탄 가리시 사파리와 일본 Synspective의 SAR 위성 협력 체결 장면 Ⓒsynspective.com

 

카자흐스탄, 우주강국으로 도약

카자흐스탄은 2025년 현재 우주기술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바그다트 바티르베쿨리 무신(Бағдат Батырбекұлы Мусин) 전 디지털개발혁신항공우주산업부 장관이 재임 중 "카자흐스탄은 자체 통신위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와 같이 통신위성 독자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변화도 우주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러시아가 바이코누르 내 234개 시설을 카자흐스탄에 반환하기로 하면서 이미 53개 시설을 인수한 카자흐스탄은 우주기지 운영 주도권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로써 카자흐스탄은 단순한 임대료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발사 서비스 사업과 위성 제조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확보했다. 나아가 바이코누르의 역사적 가치와 첨단 인프라를 활용한 우주 관광과 상업적 발사 서비스라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 기회도 마련되었다.

무엇보다 카자흐스탄의 독자적 기술 역량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2023년 완공된 위성 조립 및 시험 시설, 5년째 성공적으로 운용 중인 카즈에스티에스에이티(KazSTSat), 그리고 2025년 첫 시험 발사를 앞둔 바이테렉(Baiterek)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이 단순한 우주기지 임대국에서 진정한 우주기술 보유국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젊은 엔지니어들의 체계적 역량 강화와 확대되는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우주기술 허브로 성장하며 글로벌 우주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5-07-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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