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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광년 밖에 있는 태양 5분의 1 크기의 적색왜성(red dwarf.TOI-6894) 주위에서 토성급 가스형 외계행성(TOI-6894b)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은 별 주위에서 포착된 거대 행성으로 기존 행성 형성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새로운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태양 5분의 1 크기 별 주위서 토성급 거대 외계행성 발견" 태양 질량의 20%밖에 안 되는 적색왜성(TOI-6894.빨간색)과 이 별 주위를 돌고 있는 토성 크기의 가스형 외계행성(TOI-6894b) 상상도 ⓒUniversity of Warwick/Mark Garlick 제공

영국 워릭대 에드워드 브라이언트 박사팀은 5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통과 외계행성 관측 위성 '테스'(TESS : 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와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을 통해 TOI-6894 주변에서 거대 외계행성 신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트 박사는 "TOI-6894b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은 별을 도는 거대 외계 행성"이라며 "이 발견은 거대 행성이 만들어지는 극한 조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I-6894는 우리은하(Milky Way)에 매우 흔한 작은 적색왜성으로 질량이 태양의 20% 수준이다. 기존 행성 형성 이론은 이런 작은 별들은 보통 큰 행성을 형성하거나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본다.

연구팀은 NASA의 TESS가 관측한 9만1천여 적색왜성 주위에 있는 거대 행성을 찾는 연구에서 VLT를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TOI-6894b를 포착했다. TESS는 외계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빛이 가려지는 현상(transiting)을 분석해 행성을 찾는다.

TOI-6894b는 반지름은 토성과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 질량이 토성의 50% 수준이며, 온도는 비슷한 거대 외계행성들이 대부분 1천~2천K의 '뜨거운 목성'(hot Jupiter)인 것과 달리 420K로 차가운 편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중심별 질량이 태양의 20%로 매우 작다는 점이다. TOI-6894는 지금까지 거대 행성을 거느린 것으로 확인된 별 중 질량이 가장 작으며, 질량이 이전까지 확인된 가장 작은 별의 60%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런 작은 별 주위에 어떻게 거대한 가스형 행성이 형성됐는지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는 행성 형성 이론인 핵 축적 이론(core accretion theory)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핵 축적 이론은 원시 별 주변에서 먼지 등이 뭉쳐 핵이 되고, 핵이 커지면서 주변 가스를 끌어들여 대기 형태를 갖추게 되며, 질량이 충분히 커지면 폭발적 가스 축적 단계를 거쳐 거대 가스 행성이 된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작은 별 주위에서는 가스와 먼지 등이 충분히 큰 핵을 만들 수 없어 거대 행성 형성이 어렵다며 TOI-6894b를 설명하려면 다른 이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용 가능한 데이터로는 어떤 이론도 TOI-6894b 형성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며 앞으로 1년 이내에 진행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의 TOI-6894b 대기 관측에서 행성 형성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연구자인 대니얼 베일리스 교수는 "우리은하의 별 대부분은 TOI-6894처럼 질량이 작은데, 이런 별에는 거대 행성이 없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TOI-6894b 발견은 우리은하 내 거대 행성 숫자 추정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Astronomy, Edward Bryant et al., 'A transiting giant planet in orbit around a 0.2-solar-mass host star',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25-025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