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와 이웃 안드로메다은하가 계속 가까워지면서 50억년 후 충돌할 것이라는 통설과 달리 100억년 안에 두 은하가 충돌하지 않을 확률이 5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 틸 사왈라 박사팀은 3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유럽우주기구(ESA) 가이아 우주망원경(Gaia)과 미항공우주국(NASA) 허블우주망원경(HST) 관측 자료와 대마젤란운(LMC) 등 주변 은하에 대한 최신 데이터를 반영한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우리은하와 가까운 대마젤란운과 삼각형자리 은하(Triangulum galaxy=M33)의 영향을 고려해 우리은하-안드로메다 움직임을 10만번가량 시뮬레이션한 결과 100억년 안에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은 약 50%지만 기존에 알려진 대로 50억년 내 충돌할 확률은 단 2%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결과는 현재 이용 가능한 가장 우수한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지만 우리은하-안드로메다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관측에 따르면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는 초속 100㎞로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나선은하는 50억년 후 충돌해 '밀코메다'(Milkomeda)라는 새로운 타원은하(elliptical galaxy)가 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연구팀은 우리은하의 이동 경로는 안드로메다와 삼각형자리 은하, 대마젤란운 같은 인근 은하의 중력 영향을 받는다며 이 연구에서 가이아 우주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의 최신 자료와 이들 은하의 수정된 질량 추정치 등을 반영해 향후 100억년 간 은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메다는 약 25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크기는 우리은하와 비슷하거나 커서 별이 약 1조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하의 약 10분의 1 크기로 가장 큰 위성은하인 대마젤란운은 16만 광년 떨어져 있고, 삼각형자리 은하는 우리은하의 약 20분의 1 크기로 300만광년 떨어져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연구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대마젤란운과 삼각형자리 은하가 우리은하-안드로메다 궤도에 각각 반대되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각형자리 은하는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의 충돌 경로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반면 대마젤란운은 우리은하-안드로메다 궤도에 수직으로 작용해 두 은하의 충돌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후 100억년 동안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가 합쳐지지 않을 확률은 약 50%로 추정됐다며 단 전체 시스템을 고려할 때 두 은하가 어떻게 진화할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신 우리은하가 향후 20억년 이내에 대마젤란운과 합쳐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제안했다.
사왈라 박사는 "이 결론이 이전 계산들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고, 단지 최신 우주망원경 데이터 덕분에 시뮬레이션에 더 많은 변수를 포함할 수 있었을 뿐"이라며 이 연구가 우리은하의 미래에 대한 기존 예측에 도전하고 있지만 정확한 예측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영국 더럼대 앨리스 디슨 교수는 "우리은하가 안드로메다와 합쳐져 '밀코메다'가 될 운명으로 여겨져 왔지만 그 운명을 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추가 시나리오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Astronomy, Till Sawala et al., 'No certainty of a Milky Way-Andromeda collis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25-02563-1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6-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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