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에 태양이 2개인 행성으로 등정하는 '타투인'(Tatooine)처럼 갈색왜성(brown dwarf) 2개를 두 별의 공전 면과 수직인 극궤도(polar orbit) 상에서 돌고 있는 외계행성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영국 버밍엄대 아모리 트리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7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으로 120광년 밖의 갈색왜성 쌍성계 '2M1510'에서 두 별의 공전 궤도면과 90도를 이루는 극궤도 상에서 돌고 있는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SF영화 '스타워즈'(Star Wars)의 영웅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인 타투인(Tatooine)은 태양이 두 개 뜨는 행성으로 유명하다. 타투인처럼 두 개의 별로 된 쌍성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은 최근 수년간 16개 발견됐다.
이들 쌍성계 외계행성은 모두 두 별의 공전 면과 대체로 일치하는 궤도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단일 별 주위에서 극궤도를 가진 외계행성이 발견되거나 쌍성 주위에서 가스·먼지로 이루어진 극성 원반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쌍성을 극궤도로 도는 외계행성은 확인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하지만 이론적으로 쌍성 주변 극궤도 상의 원시 행성 원반에서도 행성이 형성될 수 있고 이 경우 극궤도는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칠레 파라날 천문대에 있는 ESO 초거대망원경(VLT)에 장착된 '자외선·가시광 에셸 분광기'(UVES)로 120광년 떨어져 있는 갈색왜성 쌍성계 2M1510을 관측, 두 갈색왜성의 궤도 및 물리적 특성을 정밀 분석했다.
2M1510은 연구팀이 2018년 '초저온 항성을 가리는 생명체 서식 가능 행성 탐사'(SPECULOOS)를 통해 발견한 쌍성계로, 질량이 각각 태양의 0.0331배와 0.0332배이고 형성된 지 4천500만년 된 갈색왜성이 서로를 20.9일에 한 번씩 공전하고 있다.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에서 두 갈색왜성이 공전하는 경로가 특이하게 밀리고 당겨지는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를 분석해 두 별의 공전 면과 크게 어긋나는 각도의 궤도에서 두 별을 돌고 있는 지구 10~100배 크기 외계행성 존재를 추론해냈다.
논문 제1 저자인 토머스 베이크로프트 연구원(박사과정)은 "관측된 현상에 관한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며 "관측 결과와 일치하는 설명은 2M1510b로 이름 붙인 외계행성이 극궤도에서 두 별을 돌고 있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트리오 교수는 "외계행성이 쌍성, 그것도 갈색왜성 쌍성을 극궤도에서 공전한다는 것은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일"이라며 "이는 천문학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우주에서 얼마나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Advances, Thomas A. Baycroft et al., 'Evidence for a polar circumbinary exoplanet orbiting a pair of eclipsing brown dwarfs', https://doi.org/10.1126/sciadv.adu0627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4-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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