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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5-09-02

미국 암 발생의 5%, 의료 영상 방사선이 원인일 수 있다? CT 스캔의 과도한 사용, 암 발생률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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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무슨 소리? CT 스캔의 과도한 사용이 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미국에서 발생하는 암의 대략 20분의 1 정도가 컴퓨터 단층촬영(CT 또는 CAT) 스캔과 같은 의료 영상 검사에서 나오는 방사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에 대해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방사선 전문의이자 연구의 주요 연구원인 레베카 스미스-빈드만(Rebecca Smith-Bindman)은 CT 스캔이 의학적 진단에 필수적인 도구로 생명을 구할 수 있지만, 그 잠재적 해로움은 종종 간과된다고 주장하며 과도한 사용은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참고로 CT는 X선을 이용하여 인체의 3차원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인데, 환자는 테이블에 누워 스캐너 안으로 이동하며, 기계 내부의 X선 장비가 수백 장의 신체 사진을 촬영한다. CT 스캔은 진단 도구로 점점 더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2007년 이후 약 30% 증가했다. 스캔 빈도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며, 60~69세 사이의 사람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검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검사를 위해 CT 스캐너에 들어가는 환자 ⓒGettyImages
정밀 검사를 위해 CT 스캐너에 들어가는 환자 ⓒGetty Images

 

방사선이 술이나 과체중 만큼 위험할 수 있다?

연구진은 CT 스캔을 받은 미국 환자 6,150만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계적 모델링을 실시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이들 환자군의 평생 동안 CT 노출과 관련하여 약 10만 3천 건의 암 진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CT 사용 패턴과 암 발생률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미국에서 연간 발생하는 신규 암 사례의 약 5%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닌 통계적 연관성에 기반한 추정치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복부와 골반의 CT 스캔이 암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어린이의 경우 머리 스캔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나타났다. 특히 생후 1년 미만에 CT 스캔을 받은 어린이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10배 더 높은 암 발병 위험과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어린아이들의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며 방사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스미스-빈드만은 연구팀의 추정치는 CT를 알코올 소비나 과체중과 같은 다른 중요한 위험 요소와 비슷한 수준의 관심이 필요한 요소로 보여준다고 설명하며 스캔 횟수를 줄이고 스캔당 방사선량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사선 노출과 진단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의료현장 ⓒGettyImages
방사선 노출과 진단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는 의료현장 ⓒGettyImages

 

방사선의 위험성, 왜 X선이 해로울 수 있는가

전자기 스펙트럼(빛)은 다양한 파장으로 구분된다. 가장 대표적인 파장으로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가시광선 스펙트럼이 있으며, 이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으로 보이는 파장을 포함한다. 하지만 전자기 스펙트럼을 구성하고 있는 파장에 가시광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양쪽, 즉 보다 짧은 파장과 긴 파장에도 다양한 빛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가시 광선보다 긴 장파장 빛(저주파)으로 라디오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적다. 참고로 MRI는 라디오파를 사용한다.

반면,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은 자외선(UV), X선, 감마선을 포함하는 고주파, 단파장 방사선이다. 이들은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더 높은데, 이러한 고주파 방사선, 특히 '이온화' 방사선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온화 방사선은 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분자 수준에서 DNA를 포함한 조직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이러한 손상은 장기적으로 암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외선은 태양 노출로 인한 피부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X선 역시 고에너지 형태의 방사선이지만, 동시에 의료 전문가들에게 환자 상태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필수 도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험과 이점을 신중히 고려한 사용이 중요하다.

방사선 위험을 낮추기 위한 검사 준비 과정 ⓒGettyImages
방사선 위험을 낮추기 위한 검사 준비 과정 ⓒGettyImages

 

CT 스캔의 위험과 유용성, 균형 잡힌 접근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환자와 미국 의료 시스템의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스미스-빈드만은 호흡기 감염이나 두통과 같은 상태에서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경우를 포함해 진단 도구로서 CT의 과다 사용 문제를 지적했다.

그녀는 또한 스캔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방사선량의 변동성을 강조하며, 일부 환자들이 임상적으로 필요 이상의 방사선량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방사선 안전 전문가들 역시 CT 스캔의 신중한 사용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사실 고에너지 방사선이 DNA 손상을 통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다만, 방사선 노출과 암 발생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며, 개인별 차이가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방사선에 노출된 모든 사람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요인들이 개인의 위험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방사선 노출과 관련된 위험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지만, 필요한 의학적 진단을 회피하는 것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CT 스캔은 여전히 많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귀중한 진단 도구이다. CT 스캔의 대안으로는 초음파, MRI, 저선량 CT 등이 있으며, 각 진단 상황에 맞는 최적의 영상 기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나 임산부의 경우 가능하다면 비방사선 진단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떻든 방사선은 암의 진단과 치료에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많은 생명을 구한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우리에게 이롭게 만들려면 가능한 경우 방사선량을 최적화하고, 다른 저방사선 또는 비방사선 절차가 동일한 진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 대안을 고려하는 것의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CT 스캔의 사용은 의학적 필요성과 잠재적 위험을 신중히 저울질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어린이와 같은 취약 집단에 대해서는 더욱 주의 깊은 고려가 요구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09-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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