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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진솔 객원기자
2020-11-20

우주 폭발, 나이테에 흔적을 남긴다? 4만년 전 고대 나무서 초신성 흔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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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장렬한 죽음

별의 죽음은 평화롭지 않다. 별은 죽을 때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수년 동안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을 내놓는다. 그런데 초신성 폭발로 내뿜어진 방사선이 지구에, 그것도 지상에서 자라는 나무의 나이테에 새겨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초신성은 별이 죽으며 생기는 거대한 폭발이다 ⓒNASA

초신성은 신성(nova)보다 에너지가 큰 별의 폭발, 즉 별의 죽음을 의미하며, 우주에서 발생하는 가장 격렬한 사건 중 하나이다. 초신성 폭발 시에는 단 몇 달 만에 태양이 평생 내뿜을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

나무에 기록된 초신성 폭발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지구과학자 로버트 브라켄리지는 'International Journal of Astrobiology' 11월호에 초신성과 관련된 한 편의 연구를 게재했다. 이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서 수천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엄청난 에너지 폭발이 지구의 생물학과 지질학에 흔적을 남겼을 수 있다.

초신성이 폭발할 때는 강한 방사선이 발생한다. 만약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할 경우 지구의 문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더 먼 거리에서 초신성이 발생하더라도 지구는 위험한 방사능에 노출되며 오존층이 손상될 수 있다.

브라켄리지팀은 4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나무의 나이테에서 고대 초신성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만 5000년 동안 나무에 흔적을 남길 만큼 지구와 가까이서 발생한 초신성은 4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무 나이테에 새겨진 탄소동위원소 ⓒpixabay

방사성 탄소를 쫓다

그는 나이테에서 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 탄소-14를 추적했다. 탄소-14는 일반적인 탄소(탄소-12)에 비해 미량으로 존재한다.

우주에서 날아온 방사선의 폭격이 발생한다면 대기 상층부에 탄소-14가 형성된다. 방사선이 대기에 들어오면 질소 원자와 상호작용하여 방사성 탄소를 생성하는 핵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성된 탄소-14는 자연적으로 나이테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나이테를 살펴보면 몇 번이고 큰 탄소-14 스파이크가 나타났다가 수년에 걸쳐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높아진 탄소-14의 원인을 태양 플레어 또는 태양 표면에서의 엄청난 에너지 방출이 원인일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브라켄리지를 비롯한 몇몇 연구자들은 이보다 훨씬 더 멀리서 발생한 사건, 즉 초신성 폭발을 주시했다.

브라켄리지는 “실제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태양 플레어 또는 초신성입니다. 헌데 초신성 가설이 너무 빨리 기각된 것 같습니다.”라고 하며 초신성 가설을 지지했다.

브라켄리지의 연구팀은 초신성 가설의 타당성을 테스트해 보았다. 먼저 그들은 지난 4만 년 동안 초신성 잔해를 통해 추적할 수 있는 초신성 목록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이 목록을 같은 시기에 나이테 방사성 탄소-14 스파이크 기록과 비교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그들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8개의 초신성과 방사성 탄소 스파이크 기록이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4가지 기록이 눈에 띄었는데, 예를 들어 한 때 지구에서 약 815광년 떨어진 곳 돛자리(남쪽 하늘의 별자리)에 있던 이전 별의 경우, 약 1만 3000년 전에 초신성이 되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상에서 방사성 탄소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가설은 아직 추가 조사를 필요로 한다. 과거 초신성의 연대측정 자체의 어려움을 감안해보면 방사성 탄소 스파이크가 폭발과 절대적으로 일치한다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브라켄리지는 “저는 지구에서의 기록이 ‘세상에, 예측되고 모델링 된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한 계속 나아갑니다.”라고 말한다.

만약 이 연구가 옳은 것으로 증명되면, 지구상의 나이테들은 우리 은하의 초신성 역사를 연구하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고대 초신성을 찾아낼 수도 있고, 우리 은하의 별들이 얼마나 자주 폭발하는지를 알고 근처 초신성에 대한 수량 조사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솔 객원기자
esonatural@gmail.com
저작권자 2020-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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