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수준의 천문대 - 유럽 남방 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국제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단일 천문대에 속하는 유럽 남방 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는 유럽 14개 회원국의 지원을 받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천문대이다. 본부는 뮌헨 근교에 있지만, 남반구 하늘 관측을 위해 관측 시설들은 남아메리카 칠레의 아타카마(Atacama) 사막에 위치해있다.
50년 전만 해도 남반구 지역에 대형 망원경이 없었기에 북반구보다 관측이 한참 부족했을 뿐 아니라 은하계 중심과 대마젤란 은하/ 소마젤란은하 등의 관측을 위해서 대형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하지만 대형 관측 장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기에 1962년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를 시작으로 2008년 오스트리아까지 회원에 가입하면서 현재는 유럽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모두 남방 천문대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 남방 천문대의 설립 후 호주 국립 천문대가 설립되었고 이로 인해서 남반구 지역의 천문대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모든 천문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망원경 중 하나인 ALMA는 2013년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지름 7m와 12m짜리 전파망원경 66대를 촘촘하게 배열해 좁은 영역 안에서 많은 양의 빛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한 전파 망원경이다. 전파는 파장이 긴 관계로 망원경의 구경이 웬만큼 커지지 않는 이상 분해능(angular resolution,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데 전파망원경의 수를 늘려서 집광력을 높이거나, 이들의 간격을 최대한 간격을 넓혀서 분해능을 높이곤 한다. 전 세계 총 9개의 전파 망원경 중 압도적으로 활발한 망원경 중 하나이다.

유럽 우주국(ESA)과 유럽남방천문대의 미래를 묻는다면 초거대 망원경(ELT)을 들 수 있다. 미국 우주 항공국 천문학의 미래를 대표하는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이있다면, 유럽에는 '초거대 망원경'이 존재한다. 초거대 망원경 역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처럼 현재 건설 중에 있는 망원경인데 현재 계획으로는 1.45m 짜리 육각형 거울 798장을 마치 벌집의 형태로 촘촘히 이어 붙여 39.3m 직경 한 장의 초대형 거울로 만든 세계 최고 수준의 광학 반사 망원경을 제작할 계획이다. 거대한 직경의 집광력은 별들은 물론 여러 행성, 우주 최초의 천체, 초대형 블랙홀, 암흑물질 등의 더욱 상세한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투자되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3개의 대규모 천문대가 함께 참여하며 상주직원만도 700명이 넘는다. 따라서 실상 모든 천문학 분야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연구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대표적인 발견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2018년에 독일 뮌헨의 막스 플랑크 천문학연구소와 유럽남방천문대 연구팀 공동으로 관측한 약 370광년 떨어진 곳에서의 거대 행성 PDS 70b의 탄생 순간을 포착한 것을 들 수 있다. 위 행성은 원시 행성계 원반에 존재하고 있는데, 행성의 질량은 목성보다도 무거우며 온도는 약 1,000도로 태양계 내의 어떤 행성보다도 뜨거운 행성이다. 위 관측은 그동안 주장되어오던 행성 탄성의 가설을 입증해주는 관측이었으며 밝은 항성 주변에서 탄생하고 있는 행성을 찾아내서 화제가 되었다.

유럽 북방 천문대(European Northern Observatory)도 존재한다
유럽 남방 천문대에 맞춰서 유럽은 유럽 북방 천문대(European Northern Observatory)를 세우게 되었는데 이는 2개의 천문대로 구성되어 있다. 북 아프리카의 서쪽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의 군도에 카나리아 제도(Las Islas Canarias) 7개의 섬 중 북서쪽에 위치한 라팔마섬(La Palma) 가라피아(Garafía) 지방에 로크 데 로스 무차초스 천문대(ORM: Observatorio del Roque de los Muchachos)가 위치해 있다.
위 천문대는 높은 고도에 있기에 지구 대기의 흔들림(turbulence)이 적다. 따라서 북반구에서 적외선 관측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천문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위 천문대는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그리고 영국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설립되었고 후에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핀란드, 아이슬란드, 그리고 미국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구경 10.4m의 카나리아 대형 망원경 (MAGIC)이 건설되어 2007 년부터 관측을 시작했다. 예산의 차이로 인해서 유럽 남방 천문대보다는 활발하지 않지만, 능동광학을 이용한 스웨덴 태양 관측 망원경은 태양 관측용으로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또한, 카나리아 제도의 다른 섬 테네리페섬(Tenerife)에 위치하며 카나리아 천체물리 연구소(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에 의해 운영되는 테이데 천문대 (Observatorio del Teide)도 유럽 북방 천문대의 구성원이다. 테이데 천문대는 스페인 최고의 대학교 콤플루텐세 마드리드 대학교에 속해 있는 연구소이며, 1856년 영국 천문학자 피아찌 스미스(Piazzi Smyth)가 고도가 높은 곳이 관측에 유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위 천문대가 속해있는 산 정상에서 처음 관측을 시작하면서 시작된 천문대로 알려져 있다.
- 김민재 칼럼니스트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0-09-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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