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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20-03-30

고장 난 위성, 로봇팔이 고쳐준다 지구정지궤도 돌면서 간단한 수리 전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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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은 이미 인류 생존에 있어 필수적인 장비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통신은 물론 날씨나 교통에 이르기까지 인공위성이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위성도 사람이 만든 기계인지라 잘 작동되다가 멈춰버리거나, 외부 충격에 의해 고장 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고장이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고장 난 인공위성만을 찾아다니며 수리해 주는 수리용 로봇 인공위성이 개발되고 있다 ⓒ NASA

중대한 결함이 생겨서 아예 작동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라면 폐기해 버리거나 사람이 직접 고치겠지만, 그런 고장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에 경미한 고장이 자주 발생하여 지상 관제센터의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최근 들어 새로운 방법을 통해 인공위성 고장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고장 난 인공위성만을 찾아다니며 수리해 주는 수리용 로봇 인공위성을 띄우는 것이다.

고가의 인공위성 수명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개발

인공위성을 수리해 주는 로봇팔 위성의 개발 프로젝트명은 ‘RSGS(Robotic Servicing of Geosynchronous Satellites)’다. DARPA와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수리를 통해 인공위성의 수명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수리하는 로봇팔 위성을 특별히 개발하는 이유는 인공위성 제작 비용이 상당한 고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성 중에서도 지구와 가까운 궤도를 도는 위성이 아니라 평균 3만 6000km 정도 떨어진 고고도 상에서 공전하는 지구정지궤도 위성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이처럼 제작비용이 상당히 비싼 인공위성임에도 불구하고 고장이 나면 마땅히 수리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궤도에 방치했다. 회수해서 고치는 비용보다 인공위성을 새로 제작하여 궤도에 올리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언론에서 자주 언급하는 우주쓰레기는 바로 이 같은 과정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다수의 인공위성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개념의 RSGS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 NASA

DARPA에서 RSGS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토드 마스터(Todd Master) 매니저는 “정지궤도에 위치한 인공위성들이 고장 났을 때, 이를 수리해 주는 로봇팔 위성을 보내 노후 부품을 교환한다든가, 망가진 장치를 복구시키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임무”라고 소개했다.

NASA의 자료에 따르면 지구 정지궤도를 운행하는 인공위성은 대략 400여 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의 통계 수치를 살펴볼 때, 이들 위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은 매년 10% 정도이므로 수리해서 사용할 경우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NASA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마스터 매니저는 “로봇팔 위성을 궤도로 보내는 것 역시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고장이 날 때마다 로봇팔 위성을 보내는 것은 비효율적인 작업”이라고 밝히며 “애초부터 로봇팔 위성이 궤도에 상주하면서 다수의 인공위성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개념의 RSGS 프로젝트는 이런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하고자 탄생했다”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3년에 지구정지궤도로 발사 예정 

DARPA는 최근 수리용 로봇팔 위성의 콘셉트 영상을 공개했다. 로봇팔 위성이 어떤 상황에서 활용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NASA와 함께 공동 제작한 영상이다.

공개된 영상을 살펴보면, 위성 본체에 부착된 2개의 태양광 패널 중 한쪽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 태양광 에너지를 제대로 충전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패널은 한 쪽만 있어도 인공위성이 운행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2배로 걸리기 때문에 임무를 제시간에 마칠 수 없다.

그렇다고 패널 하나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 사람을 우주로 보내기에는 위험하기도 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

공개된 영상과 관련하여 마스터 매니저는 “태양광 패널을 세우는 것은 특별히 어려운 작업은 아니지만, 패널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으면 위성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라고 지적하며 “고가의 지구정지궤도 위성을 로봇팔 위성의 도움으로 간단히 원상복구시킬 수 있다면 비용 대비 최고의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수리 방법을 찾고 있는 수리용 로봇 위성 ⓒ DARPA

물론 DARPA도 로봇팔 위성이 인공위성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태양광 패널처럼 위성의 외부에서 발생한 문제는 수리 가능성이 높지만, 컴퓨터나 통신 시스템처럼 위성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다만 예전에는 위성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폐기 아니면 회수처럼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던 반면에, 로봇팔 위성이 활용되면 보다 선택의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수리뿐만 아니라 궤도에서 벗어난 인공위성을 다시 본래 위치로 견인하는 작업에도 로봇팔 위성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3년 뒤인 2023년에 로봇팔 위성을 지구정지궤도에 안착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DARPA와 NASA는 시뮬레이션 실험뿐 만 아니라 프로토타입의 위성을 제작하여 지상에서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걸림돌은 역시 예산이다. 로봇팔 위성이라는 콘셉트가 최초의 모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므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위성과 위성이 단순히 도킹하는 것과 복잡한 수리를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주위의 우려가 DARPA와 NASA를 한층 더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0-03-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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