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인간의 눈이 전파를 볼 수 있다면, 우리 우주(Milky Way)는 우리에게 매우 다르게 보일 것이다. 우리 은하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은 미국 및 유럽에서 주로 나왔지만, 호주 과학자들이 발표한 우리은하의 새로운 모습은 더욱 아름답고 경이롭다.
국제무선천문연구센터(ICRAR · International Centre for Radio Astronomy Research)는 ‘머치슨 와이드필드 어레이’(MWA) 전파 망원경을 사용하여 우리 은하의 경이로운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지난 20일 공개했다.
우리 은하의 새로운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이미지는 은하중심(Galactic Center)이라고 알려진 지역에서 우리 은하의 한 가운데를 바라보고 있다.
28장의 사진을 조합한 이 아름다운 우리 은하의 사진에서, 실같은 황금색 선들은 거대한 자기장을 나타내고, 초신성 잔해는 거품 같은 원형으로 보이고, 거대한 별이 형성되는 곳은 파란색으로 나타난다고 국제무선천문연구센터는 발표했다.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초질량 블랙홀은 밝은 흰색 지역에 숨겨져 있다.
커틴대학(Curtin University) 천체물리학자인 나타샤 헐리-워커 (Natasha Hurley-Walker) 박사는 호주 퍼스(Perth)의 포시(Pawsey) 슈퍼컴퓨팅 센터를 이용해 영상을 만들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자들이 이전에 발견하지 못한 초신성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72~231 MHz의 무선 전파를 이용해 우주 지도를 작성했다. 이 중 별의 수명이 다해서 장렬하게 폭발하면서 파괴된 27개 초신성의 잔해를 발견됐기 때문. 이들은 수천 년 전 폭발하기 전에는 태양보다 8배 또는 그 이상으로 더 큰 별이었다.
9000년 전 초신성 폭발 원주민에 전해졌을지도
젊거나 가까운 곳에 있는 초신성 잔해나, 또는 매우 조밀한 환경에 있는 초신성의 잔해는 발견하기가 쉽다. 다른 관측기구와는 달리 MWA 망원경은 멀리 떨어져 있거나, 더 오래되거나, 아주 빈 환경에 있는 천체들을 찾을 수 있다.
초신성 중 하나는 약 9000년 전에 폭발한 것으로 지구에서도 보일 수 있었을 것이므로, 아마도 원주민 구술 역사에 남아있을 수 있다.
멜버른 대학의 문화 천문학자인 듀안 하마허(Duane Hamacher) 교수는 "이 초신성이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게 되었으니, 원주민의 전승 중 이 우주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원주민 노인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헐리-워커 박사는 발견된 초신성 잔해 중 두 개는 매우 특이한 '고아'라고 말했는데, 이는 우리 은하의 한 날개에서 멀리 떨어진 그런 빈 공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천문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다른 지역에 걸친 탐색이 더 성공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발견된 다른 초신성 잔해들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헐리-워커 박사는 "이런 단계에서는 초신성 잔재를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은하의 시간을 더 거슬러 볼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 천문학회지'(Publications of Australia) 저널에 3개의 논문으로 나뉘어 자세하게 발표됐다.
한편 MWA 망원경은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2021년 호주와 남아프리카에 완공되는 SKA(Square Kilometre Array) 저주파 망원경의 앞선 모델이다. SKA는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모두 가동될 예정으로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이 될 전망이다.
MWA와 같은 부지에 들어서는 SKA의 저주파 망원경은 높은 민감도와 해상도를 자랑하고 있어, 우리 은하 반대편에서도 지난 10만 년 동안 형성된 수천 개의 초신성 잔해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9-1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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