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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창섭 객원기자
2019-06-18

우주정거장으로 여행을 떠나볼까? ISS 민간 개방에 여행 상품 경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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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의 우주정거장 방문이 이루어질 조짐이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민간에 개방한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뒤에 비글로우 스페이스(Bigelow Space Operations, BSO)가 체류 상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

ISS 민간인 체류는 2020년부터 1년에 두 차례, 한 번에 최대 30일까지 허용될 예정이다. NASA 재무책임자인 제프 드윗(Jeff DeWitt)은 ISS 개방이 수익 창출 목적이 아닌, 2024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NASA는 ISS로 향하는 우주선 운임이 1인당 58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는 별도로 매일 3만 5000달러씩 숙박비를 내야 해서 실제 비용은 더 비싸진다. 비글로우 스페이스는 그보다 저렴한 5200만 달러를 초기 목표 가격으로 제시했으나 숙박비 포함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

ISS에 설치된 BEAM ©NASA
ISS에 설치된 BEAM ©NASA

BSO는 호텔 체인 사업가인 로버트 비글로우(Robert Bigelow)가 설립한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Bigelow Aerospace)의 자회사다. BSO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풍선형 거주 모듈(BEAM) 운영을,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는 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NASA가 연구하던 팽창식 거주 모듈 기술을 취득해서 개발한 BEAM 내부 가압 체적은 약 16m³이다.

앞으로 비글로우는 내부 체적 330m³의 거주 모듈 B330을 개발해서 우주 체류 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우주정거장에 B330을 결합하면 더 많은 사람이 체류할 수 있고, B330 두 개를 연결한 우주 호텔도 구상하고 있다.

크루 드래곤 우주선 내부 ©SpaceX
크루 드래곤 우주선 내부 ©SpaceX

비글로우는 작년 9월 스페이스X에 4회의 우주선 발사 계약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각각 1~2개월 동안 최대 4명씩 ISS로 수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지난해 NASA는 3개 민간 우주 기업을 대상으로 ISS 상업화를 타진한 바 있다. 미국이 2024년까지만 운영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라서 이후에는 민간에 이양하던지, 아니면 해체해서 대기권에 추락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기업 중에는 비글로우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엄청난 비용 때문에 직접 인수는 곤란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반응이었다.

이번 민간 개방은 향후 ISS 상업화를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NASA는 민간 회사의 모듈을 우주정거장에 추가하는 방안을 모색해서 연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연간 30~40억 달러에 이르는 ISS 유지비용을 점차 줄여서 궁극적으로 민간이 맡아 운용토록 하는 것이 목표다.

©NASA
©NASA

ISS로 향하는 승객 운송편은 보잉 CST-100,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이 맡게 된다. NASA 상업 승무원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 CCP)에 따라 개발된 우주선들은 최대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엑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도 내년을 목표로 ISS 체류 상품을 준비하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NASA의 ISS 관리자였던 마이클 서프래디니(Michael Suffredini)가 설립한 엑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을 활용해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비글로우와 엑시엄 스페이스는 모두 국제우주정거장을 자체 우주 호텔 건설의 출발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비글로우는 ISS를 통해서 관광객들의 운송과 배치, 복잡한 물류 처리 경험을 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 2001~2009년 우주정거장으로 7명의 민간인을 보냈던 스페이스 어드벤처스(Space Adventures)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서 2명이 ISS에 단기 체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월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보잉이 개발 중인 CST-100 우주선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누가 먼저 여행객을 보낼 수 있는지는 우주선 개발 일정에 달려 있다. 지난 5월 ISS 방문 후 귀환한 크루 드래곤 우주선은 실험 중 폭발 사고 때문에 상용화가 다소 늦어질 전망이고, CST-100은 오는 8월이 돼서야 첫 무인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그나마 소유즈는 현역으로 활약 중이지만, 현재 ISS 승무원 교대에 사용되는 유일한 우주선이라서 민간인 탑승이 미뤄질 수 있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19-06-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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