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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9-06-12

수소 자동차 이어 '수소 항공기' 뜬다 액체수소 연료전지 기반…연비 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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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와 기차의 등장에 이어, 이제는 수소로 비행하는 항공기가 본격적인 등장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가 항공기의 연료로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다기관 공동 연구진이 추진하는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전기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전기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 Illinois univ.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전기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 Illinois univ.

수소연료전지(hydrogen fuel cell)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여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시스템을 말한다. 석유나 가스 등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하여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킴으로써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것이다. (관련 기사 링크)

항공기 연료 중 가장 뛰어난 효율을 자랑하는 액체수소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항공기 개발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미 공군과 같은 정부기관과 MIT대 및 일리노이대 같은 대학, 그리고 보잉 및 GE 같은 기업 등으로 구성된 다기관 공동 연구진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CHEETA(Center for Cryogenic High-Efficiency Electrical Technologies for Aircraft)’로서,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여 전기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연료전지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여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장치를 말한다. 석유나 가스 등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하여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킴으로써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것이다.

석유나 가스 등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할 때는 기체 형태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CHEETA 프로젝트의 경우는 액체수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기체가 아닌 액체 형태의 수소를 사용하는 데에는 그만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액체수소는 수송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연료로 평가받고 있다 Ⓒ wikipedia
액체수소는 수송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연료로 평가받고 있다 Ⓒ wikipedia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네덜란드 레이던대의 ‘조 헤르만(Jo Hermans)’ 교수가 발표한 연구결과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헤르만 교수는 액체수소를 ‘자동차나 항공기 같은 수송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연료’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렇게 말한 이유에 대해 헤르만 교수는 “비행기의 가장 큰 문제는 중량 제한인데, 액체수소는 다른 연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다”라고 밝히며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액체수소가 현재의 제트연료인 케로신(kerosine)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비싼 가격과 까다로운 유지관리는 상용화의 걸림돌

수소연료전지가 아닌 기존의 리튬이온전지를 항공기 연료로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무게의 한계를 지적한다.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배터리가 필요한데, 무게에 민감한 항공기에는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기관 공동 연구진이 추진하고 있는 CHEETA 프로젝트의 핵심은 액체수소를 이용하여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액체수소의 에너지 저장 밀도는 화석 연료보다 높아서 고효율의 연료전지를 적용할 경우, 연비를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프로젝트 책임자인 미 일리노이대의 ‘필립 안셀(Phillip Ansell)’ 교수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전지는 제트 엔진 같은 내연기관에 비해 에너지 전환 효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밝히며 “내연기관의 경우 최대 열효율이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연료 전지는 50~60% 정도를 달성할 수 있어서 같은 연료로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효율면에서 액체수소는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이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수소는 자연적인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물처럼 다른 원소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분리하여 액체 상태로 만들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하므로 다른 연료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CHEETA 프로젝트의 핵심은 액체수소를 이용하여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 Illinois univ.
CHEETA 프로젝트의 핵심은 액체수소를 이용하여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 Illinois univ.

또 다른 문제는 수소가 매우 낮은 온도에서 액화된다는 점이다. 수소를 액화시키고, 액화된 수소를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점 때문에 다루기가 쉽지 않은 연료로 항공업계는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공동 연구진의 연구 수준은 현재 개념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NASA에서 지원받은 자금 역시 600만 달러 정도로 초기 연구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미 공군을 비롯하여 주요 대학 및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수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공동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안셀 교수 역시 “CHEETA 프로젝트는 초기 개발 단계로서 앞으로 갈 길이 먼 상태”라고 평가하며 “무엇보다도 액체 수소라는 다루기 까다롭고 값비싼 연료를 어떻게 실용화시킬 수 있는지가 성공 여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업계 역시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수송 분야의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대세가 되고 있는 만큼, 수소연료전지로 비행하는 항공기의 등장은 상당 기간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6-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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