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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8-10-16

포집한 탄소를 비행기 연료로 항공업계, 이산화탄소 재활용 에너지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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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항공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날로 심각해져 가는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영국의 항공사가 탄소를 재활용한 연료를 이용, 세계 최초로 상업 비행에 성공해 주목을 끌고 있다.

탄소를 재활용한 연료로 상업비행에 성공한 버진아틀랜틱 항공기 ⓒ Virgin Atlantic
탄소를 재활용한 연료로 상업비행에 성공한 버진아틀랜틱 항공기 ⓒ Virgin Atlantic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영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인 ‘버진아틀란틱(Virgin Atlantic)’이 여객기에 재활용 연료를 5% 섞은 후, 미국의 플로리다로부터 영국의 런던까지 비행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링크)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탄소를 에탄올로 변형

버진아틀란틱 항공사가 이번에 사용한 재활용 연료는 공장 가동 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여 만들었다. 박테리아를 이용해 탄소를 에탄올로 바꾼 다음, 알코올에서 산소를 제거하여 제트 연료와 유사한 연료를 제조한 것.

이 재활용 연료는 버진아틀란틱 항공사와 친환경에너지 개발업체인 란자테크(Lanza Tech)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스타트업인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이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란자테크는 탄소를 포집한 다음, 이를 비행기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에탄올로 변형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를 모은 기업이다. 그동안 발전소나 제철소 또는 폐기물 처리장 등과 제휴를 맺고 발생하는 탄소 가스들을 에탄올로 바꾸는 연구를 추진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란자테크의 관계자는 “탄소를 재활용하여 만든 연료를 ‘합성항공연료(alcohol to jet synthetic paraffinic kerosene)’라고 부른다”라고 밝히며 “기존의 제트 연료에 최대 50%까지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탄소를 에탄올로 바꾼 다음, 알코올에서 산소를 제거하면 제트 연료와 유사한 연료를 제조할 수 있다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탄소를 에탄올로 바꾼 다음, 알코올에서 산소를 제거하면 제트 연료와 유사한 연료를 제조할 수 있다 ⓒ PNNL

합성항공연료는 지난 4월 미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항공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어서 지난 10월 3일에는 미국과 영국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이 최초로 진행되었는데, 기존 제트연료와 비교하여 별다른 차이 없이 승객을 실어 나르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재활용 연료의 가격과 생산량이다. 아직은 생산량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50%까지 섞어서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5% 이상은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가격도 기존 제트연료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경제성만을 고려한다면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대폭 낮아진 탄소 포집 비용으로 경쟁력 확보

버진아틀란틱은 항공 연료와 관련하여 항상 주목을 받는 항공사로 유명하다. 과거에도 제트 연료에 다른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여 운항을 한 적이 있기 때문.

지난 2008년 버진아틀란틱 항공사는 코코넛이나 바바수씨 오일을 이용한 바이오연료를 개발하여 이를 항공기의 제트 연료에 희석했다. 4개 엔진 중 하나의 엔진에 들어가는 제트 연료를 20% 정도 바이오 연료로 대체한 것으로, 당시에도 버진아틀란틱은 성공적으로 운항을 마쳐 전 세계 항공업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여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은 버진아틀란틱 항공사 외에도 여러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캐나다의 환경전문업체인 ‘카본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을 꼽을 수 있는데, MS의 회장이었던 빌게이츠의 투자로 유명세를 탄 기업이다.

이 회사는 거대한 팬을 돌려 공기를 끌어들인 뒤, 탄소를 포집하여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탄산염 광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400ppm에 이르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카본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하루에 약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처리하고 있다.

이 기술이 처음 선을 보였던 1990년대만 하더라도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지만, 처리 비용이 너무 높다는 점 때문에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미국물리학회의 경제성 검토 결과 이산화탄소의 처리비용이 톤당 6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술’로 치부된 것.

하지만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처리 비용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이제는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적게는 100달러 이하로까지 낮아지게 되었다.

공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는 Carbon Engineering의 팬시설 ⓒ Carbon Engineering
공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는 Carbon Engineering의 팬시설 ⓒ Carbon Engineering

카본엔지니어링이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개발한 기술 중에는 포집한 탄소를 이용하여 탄화수소 연료를 만드는 공정이 있다. 이 공정을 통해 카본엔지니어링은 이산화탄소와 물에서 추출한 수소를 결합하여 하루 1배럴의 탄화수소 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카본엔지니어링 외에도 미국과 일본의 여러 기업들이 저마다의 기술을 뽐내며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의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연간 9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장치를 선보여 환경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주변 온실에 공급하거나 채소의 비료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환경 기업들도 일본 항공사인 재팬에어라인(Japan Airline)과 손을 잡고 항공기에 사용하는 연료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이색적이게도 낡은 청바지 같은 폐의류로부터 연료를 얻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폐의류를 포함한 모든 일상잡화를 재활용하는 기업인 제플란(JEPLAN)과 일본 최고의 친환경 기술 개발업체인 ‘그린어스인스티튜트(Green Earth Institute)’가 그 주인공들로서 폐의류로부터 에탄올 연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국의 의류 유통업체들로부터 회수한 의류는 충분한 세척과정과 발효과정을 거쳐 대체 연료로 재탄생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0-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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