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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강 객원기자
2018-09-20

"메르스, 세세한 대처 방안 마련해야" 전염력 높지 않아... 소통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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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38명 사망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우리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던 전염병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올해 다시 나타났다.

9월 7일 쿠웨이트에서 귀국한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시작된 메르스 공포는 다행히 2차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염병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지난 19일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메르스 재침입, 이번에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제9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열었다.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과학적 검증을 통해 국가적 재난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소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참여했다.

지난 19일 '메르스 재침입, 이번에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이 열렸다.
지난 19일 '메르스 재침입, 이번에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이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메르스 재침입, 이번에는 안전한가

이날 김우주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 호흡기감염증으로, 감기부터 중증폐렴까지 다양한 임상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새끼 낙타에게서 많이 발현되기 때문에 낙타의 출산시기인 봄철에 주로 기승을 부린다”고 설명했다.

메르스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과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이 주변에 배출되어 감염되는 ‘직접 접촉 전파’,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표면 또는 기구를 만지고 나서 입이나 코 또는 눈을 만지면서 감염되는 ‘간접 전파’다.

'다시 마주친 메르스, 바로알기'에 대해 강연하는 김우주 교수.
'다시 마주친 메르스, 바로알기'에 대해 강연하는 김우주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김 교수는 “임상소견만으로는 급성열성호흡기질환과 감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주 이내 중동 메르스 유행지역을 여행했거나 메르스 환자와 접촉력이 있을 때만 메르스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며 중동 여행자나 체류자의 예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직은 메르스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중동 여행에 앞서 일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며 “낙타 접촉 피하기, 낙타고기나 생낙타유를 섭취하지 않기,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등 예방법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행인 것은 메르스의 전염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

김 교수는  “2015년에 처참하게 당했던 기억 때문에 메르스의 전염성이 매우 높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임상과 역학조사, 바이러스 연구 등을 통해 본 결과는 마스크 한 장으로 충분히 차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전염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라며 “메르스는 해외유입 감염병이라 앞으로도 얼마든지 다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의연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환자 발생 시 인권과 윤리문제는 어떻게?

이번 메르스 대응 현황을 두고 이희영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는 “실제로는 ‘주의’ 단계였으나 2015년에 당했던 경험 때문에 ‘경계’ 수준의 대응을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의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국민들에게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확진 환자와 가족에 대한 지나친 비난 여론이 형성돼 환자의 인권이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자와 접촉자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서 접촉자를 위험요인으로 보게 되는 시각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대응 현황과 고려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이희영 교수
'메르스 대응 현황과 고려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이희영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이 교수는 이런 시각 때문에 환자나 접촉자들이 역학조사를 피하게 되고 거짓 대답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때문에 유행병 발병 시 환자의 인권과 윤리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영국이 사례를 들었다.

영국에서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올해 8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 교수는 “영국 정부는 위험평가 결과를 ‘낮은 위험’ 단계로 발표하면서 ‘확진 환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치료상의 문제가 없는 한 더 이상 밝히지 않을 것이고, 그 사람과 접촉한 위험군이 아니라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줬다”고 설명했다.

패널토론을 통해 메르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패널토론을 통해 메르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을 통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박옥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 위기분석국제협력과장은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조금 더 과도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편견으로 작용해 택시 운전자가 소독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라며 “사태가 종식된 후에는 전문가들이 모여 좀 더 과학적으로 디테일한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이번에 추가 감염자가 안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관리가 잘 된 편으로 본다. 이런 경험들이 신종감염병에 대처하는 방안을 만들어가는데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해외여행 시 열감이 느껴지면 검역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아예 해열제를 먹고 입국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검역소가 해외여행 후 자신의 건강을 상담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그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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