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달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지만 먼 옛날에는 달 표면에 미생물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 우주생물학자인 더크 슐츠-마쿠흐(Dirk Schulze-Makuch) 박사가 천문학 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 23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달에는 실제로 생명체가 살 수 있을 만한 여건이 역사적으로 두 차례나 조성됐었다는 것이다.
슐츠-마쿠흐 교수와 영국 런던대 행성과학 및 우주생물학과 이안 크로포드(Ian Crawford) 교수는 40억년 전 달이 파편 원반으로부터 생성된 직후 달 표면은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가 유지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이어 35억년 전 화산활동 절정기 역시 그런 조건이 형성됐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시기에 모두 달이 수증기를 포함한 대량의 과열된 휘발성 기체를 내부에서 뿜어내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가스 방출이 달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고일 수 있는 저수지를 형성하고 대기는 수백만 년 동안 이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밀도가 충분히 높았다는 것.
슐츠-마쿠흐 교수는 “생성 초기의 달에 오랫 동안 액체상태의 물과 상당한 대기가 존재했다면 달 표면에서는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생명체가 거주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달, 생각보다 건조하지 않아
슐츠-마쿠흐 교수와 크로포드 교수의 연구는 최근의 우주 탐사와 달의 암석 및 토양 표본 정밀 분석 결과 달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건조하지는 않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2009년과 2010년에 국제과학자팀은 달에서 수억 톤의 물 얼음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달의 맨틀에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이 물은 달 생성 바로 초기에 저장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생성 초기에 달은 표면에 있던 생명체들을 치명적인 태양풍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자기장이 존재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주 공간을 여행한 미생물
달의 생명체도 지구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생겨났을 것으로 생각되나 가장 그럴 듯한 시나리오는 운석에 의한 이동이라는 게 슐츠-마쿠흐 교수의 설명이다.
지구 생명체에 대한 최초의 증거는 35억년에서 38억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시아노박테리아 화석이다. 이 기간 동안 태양계 행성들에는 거대한 운석들이 빈번하게 쏟아져 내렸다. 시아노박테리아 같은 단순한 유기체를 포함하고 있는 운석이 지구에서의 화산 폭발 등 여러 이유로 떨어져 나가 달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슐츠-마쿠흐 교수는 “그 당시의 달은 생명체 거주에 매우 좋은 조건이었을 것”이라며, “달 표면이 건조해 져서 죽은 땅이 될 때까지 실제로 달의 물 웅덩이에는 미생물이 번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달 생명체 시뮬레이션
슐츠-마쿠흐 교수는 달에서 생명체가 생겨났는지 혹은 어디에서 운반돼 왔는지에 대한 결정은 “적극적인 미래의 달 탐사에 의해서만 실마리를 풀 수 있다”고 인정했다.
미래의 우주 탐사를 통한 가능성 있는 조사는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기간의 퇴적물에서 표본을 추출해 이 표본에 물이 포함돼 있는지 혹은 생명체가 존재한 다른 가능한 표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울러 지구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달의 환경을 시뮬레이션해 달 생성 초기에 존재했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경 조건 아래서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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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7-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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