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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병희 객원기자
2018-05-17

빅뱅 2억5천만년 뒤에 별 형성됐다 133억년 전 초기 은하에서 방출된 산소 발견으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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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천문학자팀이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전파망원경 군집(ALMA)을 이용해 매우 먼 거리에 있는 은하(MACS1149-JD1)를 관측하면서 이 은하계의 이온화된 산소에 의해 방출된 아주 희미한 빛을 감지했다.

이 적외선이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올 때 우주는 점점 팽창해 이 빛이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파장이 10배 이상 늘어났고, 이것을 ALMA가 탐지하게 된 것. 연구팀은 이 신호가 133억년 전(혹은 빅뱅 이후 5억년 뒤)에 방출돼 지금까지 망원경에 의해 감지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산소가 되었다고 추론했다.

산소의 존재는 이 은하에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세대의 별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명백한 신호다.

논문 제1저자인 다쿠야 하시모토(Takuya Hashimoto) 오사카 산교대 및 일본 국립천문대 연구원은 “ALMA 데이터에 있는 산소 신호를 보고 크게 흥분했다”며, “이번 탐지는 관찰 가능한 우주의 경계를 넓혔다”고 말했다.

이 발견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7일자에 발표됐다.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은하 클러스터 MACS J1149.5+2223의 모습. 네모 칸에 삽입된 이미지는 ALMA로 관측한 가장 먼 은하인 MACS1149-JD1. ALMA가 관측한 133억년 전의 산소 분포는 빨간 색으로 표시됐다.  CREDIT: ALMA (ESO/NAOJ/NRAO), NASA/ESA Hubble Space Telescope, W. Zheng (JHU), M. Postman (STScI), the CLASH Team, Hashimoto et al.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은하 클러스터 MACS J1149.5+2223의 모습. 네모 칸에 삽입된 이미지는 ALMA로 관측한 가장 먼 은하인 MACS1149-JD1. ALMA가 관측한 133억년 전의 산소 분포는 빨간 색으로 표시됐다. CREDIT: ALMA (ESO/NAOJ/NRAO), NASA/ESA Hubble Space Telescope, W. Zheng (JHU), M. Postman (STScI), the CLASH Team, Hashimoto et al.

ALMA와 VLT 관측, 허블 자료로 성과 올려

ALMA는 지금까지 가장 멀리 있는 산소를 여러 번 탐지해 내는 기록을 갖고 있다. 2016년에 오사카 산교대학의 아키오 이노우에(Akio Inoue)팀이 ALMA를 이용해 131억년 전에 방출된 산소 신호를 발견한 바 있다. 그 몇 달 후에는 다시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의 니콜라스 라포트(Nicolas Laporte) 연구원이 ALMA를 사용해 132억년 전의 산소를 탐지해 냈다. 이번에는 이 두 팀이 연구 노력을 결합해 9.1의 적색편이에 해당하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ALMA가 산소로부터 나오는 빛을 잡아낸 데 덧붙여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 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VLT)도 더 약한 수소 방출 신호를 감지했다. 이 관측으로부터 환산한 은하까지의 거리는 산소 관측으로부터 나온 거리와 일치했다. 이에 따라 MACS1149-JD1 은하는 정확하게 거리가 측정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은하로 기록됐고, ALMA와 VLT는 지금까지 관측한 것 중 가장 원거리에 있는 은하를 관측하게 된 것이다.

논문 제2저자인 니콜라스 라포트 UCL 연구원은 “이 은하는 우주의 나이가 5억년 밖에 되지 않았던 당시 이미 성숙한 별들이 있는 시기에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이 은하를 이용해 우주 역사에서 초기의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시기를 탐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빅뱅 이후 한 동안은 우주에 산소가 없었다. 그러다 최초 별들의 융합 과정에서 산소가 생성된 뒤 이 별들이 죽을 때 방출됐다. MACS1149-JD1 은하에서 산소가 탐지된 것은 초기 세대 별들이 이미 형성돼 있었고 우주가 시작된 지 5억년 뒤까지 산소를 방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발견에 활용된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대형 밀리미터파 전파망원경 군집(ALMA, 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 Credit: ESO/C. Pontoni
이번 발견에 활용된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대형 밀리미터파 전파망원경 군집(ALMA, 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 Credit: ESO/C. Pontoni

“‘우주의 새벽확인은 성배를 찾는

그러면 초기의 별들은 언제 형성됐을까? 연구팀은 이를 알아내기 위해 NASA/ESA의 허블 우주망원경과 NASA의 스피처 우주 망원경이 확보한 적외선 데이터를 사용해 MACS1149-JD1 은하의 초기 역사를 재구성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은하의 관측된 밝기가, 우주가 시작된 뒤 2억5000만년 뒤에 별 형성이 시작됐다는 모델로 잘 설명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ACS1149-JD1 은하에서 나타나는 성숙한 별들을 보면 최초의 은하들은 전체적인 어둠으로부터 언제 출현했는가, 즉 기원을 따지는 천문학자들이 낭만적으로 일컫는 ‘우주의 새벽’은 언제인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연구팀은 MACS1149-JD1 은하의 나이를 확립함으로써 은하들이 현재 우리가 직접 탐지할 수 있는 것보다 일찍 존재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증명했다.

UCL의 선임 천문학자이자 논문 공저자인 리처드 엘리스(Richard Ellis) 박사는 “우주의 새벽이 언제 일어났는지 결정하는 것은 우주론과 은하 형성에서의 성배와 같다”며, “MACS1149-JD1 은하를 새롭게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별빛의 탄생을 직접 목격하는 일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가공된 별의 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일은 실제로 우리 자신의 기원을 찾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5-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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