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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병희 객원기자
2017-08-31

중력렌즈 '번개 분석'하는 인공신경망 휴대전화 칩으로도 계산 가능한 신경망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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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부 산하 스탠포드 선형가속기 센터(SLAC)와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인공지능의 한 형태인 신경망(neural network)을 사용해 ‘중력 렌즈’로 알려진 우주 시공간의 복잡한 왜곡을 기존 방법보다 1000만배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이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30일자에 발표됐다.

논문 공저자인 로랑스 페로 르바쇠르( Laurence Perreault Levasseur)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기존 방식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전문가가 자료를 입력하고 이를 컴퓨터로 계산해 내야 하는데 비해 신경망을 이용하면 완전 자동화된 방식으로 1초 이내에 주어진 과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원리상 휴대전화의 컴퓨터 칩으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KIPAC 과학자들은 중력 렌즈라고 불리는 시공간의 복잡한 왜곡을 분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인공 신경망을 사용해 이 방법이 기존의 분석방법보다 1000만 배 더 빠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Credit: Greg Stewart/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KIPAC 과학자들은 중력 렌즈라고 불리는 시공간의 복잡한 왜곡을 분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인공 신경망을 사용해 이 방법이 기존의 분석방법보다 1000만 배 더 빠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Credit: Greg Stewart/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번개같이 빠른 복합 분석

SLAC와 스탠포드대의 공동연구소인 ‘카블리 입자 천체물리학 및 우주론 연구소’(KIPAC) 팀은 신경망을 사용해 강력한 중력렌즈의 이미지를 분석했다. 중력렌즈는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짐으로써 상이 왜곡되는 현상으로, 멀리 떨어진 은하의 이미지가 은하 무리와 같은 거대한 질량체의 중력에 의해 확대되거나 혹은 반지나 둥근 호 같이 왜곡돼 나타난다. 관련 동영상

이런 왜곡 현상은 우주에서 질량이 어떻게 분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같은 특성들은 우주 모든 물질의 85%를 차지하는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dark matter) 및 우주 팽창을 가속화하는 암흑 에너지와 연계돼 있다.

지금까지 이를 분석하는 방식은 렌즈의 실제 이미지를 수학적 렌즈 모델에 대한 수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비교하는 지루한 과정이었다. 렌즈 하나만 분석하는 데도 수개월이 걸렸다.

이번 연구팀은 신경망을 사용해 수초 만에 같은 분석을 해냈다. 이들은 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에서 얻은 실제 이미지와 시뮬레이션한 이미지를 비교해 이를 증명했다.

연구팀은 신경망에 무엇을 관찰할 것인지 훈련시키기 위해 하루 동안에 걸쳐 시뮬레이션된 중력 렌즈 이미지 약 50만개를 보여주었다. 교육을 받은 네트워크들은 기존 분석방법에 필적하는 정밀도로 새로운 중력렌즈들을 즉각적으로 분석해 냈다. 연구팀은 또 ‘천문학 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별도 제출한 논문에서 신경망이 분석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밝혀낼 수 있는지에 관해 서술했다.

KIPAC 과학자들은 중력 렌즈라고 불리는 시공간의 복잡한 왜곡을 분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인공 신경망을 사용해 이 방법이 기존의 분석방법보다 1000만 배 더 빠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Credit: Yashar Hezaveh/Laurence Perreault Levasseur/Phil Marshall/Stanford/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NASA/ESA
KIPAC 과학자들은 중력 렌즈라고 불리는 시공간의 복잡한 왜곡을 분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인공 신경망을 사용해 이 방법이 기존의 분석방법보다 1000만 배 더 빠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Credit: Yashar Hezaveh/Laurence Perreault Levasseur/Phil Marshall/Stanford/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NASA/ESA

미래의 넘쳐나는 데이터 처리에 대한 대비

논문 제1저자인 야사 헤자베(Yashar Hezaveh) KIPAC NASA 허블팀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우리가 테스트한 신경망은 공개적으로 활용 가능한 세 개의 신경망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한 개의 신경망으로서, 각 중력렌즈의 특성들 즉 질량이 어떻게 분포돼 있고, 배경 은하의 이미지가 얼마나 확대됐는지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이미지가 중력렌즈를 나타내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같은 분류 문제 해결에 국한되는 최근의 천체물리학에서의 신경망 응용을 훨씬 넘어서는 발전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가려내고 복잡한 분석을 매우 신속하고 완전 자동화된 방식으로 수행하는 능력은,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을 통해 더욱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는 미래 우주 연구에 필요한 방식으로 천체물리학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현재 SLAC에서 3.2기가픽셀 카메라를 부착하고 있는 ‘대형 종관 관측 망원경’(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 LSST)은 우주에 대한 비교할 수 없는 전망을 제공할 예정이고, 현재 수백 개 정도만 알고 있는 강력한 중력렌즈의 숫자를 수만 개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페로 르바쇠르 박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모든 데이터를 적시에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며, “신경망은 관심 대상을 식별하고 신속하게 분석하는데 도움을 주는 한편, 우주에 대해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중첩된 신경망으로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신경망을 사용했다. 신경망의 각 레이어(층)는 입력된 이미지의 특징을 검색하고(왼쪽), 마지막 레이어는 분석 결과를 산출해 낸다. 각 층의 개별 계산단위 (뉴런, 회색의 공)는 원본 이미지에 대한 정보를 더 큰 계산단위로 묶는 2차원 판으로 조직화된다.  Credit: Greg Stewart/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연구진은 중첩된 신경망으로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신경망을 사용했다. 신경망의 각 레이어(층)는 입력된 이미지의 특징을 검색하고(왼쪽), 마지막 레이어는 분석 결과를 산출해 낸다. 각 층의 개별 계산단위 (뉴런, 회색의 공)는 원본 이미지에 대한 정보를 더 큰 계산단위로 묶는 2차원 판으로 조직화된다. Credit: Greg Stewart/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혁명적인 접근

신경망은 밀도 높은 뉴런 네트워크로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 분석하는 인간 두뇌의 구조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인공 신경망에서의 ‘뉴런’은 분석되는 이미지의 픽셀과 관련된 단일 계산단위이며, 이 뉴런은 최대 수백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각 층은 이미지에서 지형지물을 검색한다. 첫 번째 층에서 어떤 양상을 찾으면 다음 층으로 정보를 전송하고 이 층에서는 그 양상 안에서 다시 다른 특징을 검색하는 식이다.

논문의 공저자이자 KIPAC의 정규 과학자인 필 마샬(Phil Marshall) 박사는 “신경 네트워크는 놀랍게도 스스로 어떤 특징을 찾아야 하는지 배워서 안다”며, “이는 어린이가 물건을 인식하는 방법과 비슷해 예를 들어 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묘사하지 않고 그냥 개 사진만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헤자베 박사는 “사진 더미에서 그냥 개 사진만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개들의 체중, 신장 및 나이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KIPAC 연구진은 스탠포드 리서치 컴퓨팅센터의 셜록(Sherlock)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로 테스트를 수행했지만 랩톱이나 휴대전화로도 계산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들이 테스트한 신경망 중 하나는 아이폰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논문 공저자가 아닌 KIPAC 교수진인 로저 블랜포드(Roger Blandford) 박사는 “신경망은 과거에 천체물리학 문제에 응용돼 여러 가지가 뒤섞인 결과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이 논문에서 다루는 중력렌즈 문제가 극적으로 보여주듯 최신 알고리듬 처리장치 또는 그래픽 프로세서와 결합된 새 알고리듬으로 매우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법은 천체물리학이나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 분석할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8-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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