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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7-08-28

원자력 로켓, 다시 추진한다 NASA, 유인탐사 위해 저농축 우라늄 엔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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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추진 잠수함이나 핵추진 항공모함 까지 등장하는 시대에 어째서 핵추진 항공기나 로켓은 없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궁금해 했을 사안이지만, 지금까지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실제로 핵추진 항공기나 로켓이 제작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화성 유인 탐사선의 상상도 ⓒ NASA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화성 유인 탐사선의 상상도 ⓒ NASA

그런데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본격적인 우주탐사를 위해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로켓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관련 기사 링크)

연료량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로켓 추진

NASA가 핵추진 로켓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연료 구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탑재되는 연료량을 줄여 그만큼 줄어든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물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으로도 얼마든지 우주 탐사는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연료를 싣고 발사해야 하는데, 이는 다시 거액의 연료 구입비용으로 이어지면서 우주탐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실 NASA가 핵추진 로켓을 추진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세기 중반에 핵추진 로켓 개발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안전성이 문제가 되어 발사도 못해보고 취소가 되고 말았다.

당시 안전에 영향을 주었던 문제는 탑재하는 물과 납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것이었다. 원자력을 사용하려면 일정한 방사능 수치를 지켜야 하는데, 이들 수치를 지키기 위해 물을 냉각재나 제어재로 사용하는 양이 상당히 많았다.

과거 NASA가 추진했던 핵추진 로켓의 설계도 ⓒ NASA
과거 NASA가 추진했던 핵추진 로켓의 설계도 ⓒ NASA

또한 승무원들이 발생되는 방사선에 노출되면 안 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서는 납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무게였기 때문에 NASA는 늘어나는 물과 납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의 경우는 바다가 주 무대인 만큼 물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물의 부력으로 인해 아무리 무게가 증가해도 운항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핵추진 방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창공을 날아올라야 하는 로켓에 핵추진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당시 기술로는 모험에 가까웠다. 물과 납의 무게를 늘리게 되면 무거워져서 대기권을 돌파하지 못하거나 추락할 가능성이 생겼고, 반대로 무게를 줄이면 반대로 핵추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수십 여 년이 지난 오늘, NASA는 오랜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해 과거 추진했었던 핵추진 로켓 방식인 ‘열핵 추진(Nuclear Thermal Propulsion)’ 기술을 이용하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핵분열 반응 시 발생하는 열을 이용

열핵 추진 기술이란 원자로 내부나 밖에서 핵분열 반응 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서 연료를 가열하여 분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로켓 엔진이라고 하면 강력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같은 화염은 화학연료를 사용하는 로켓 엔진에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화학 물질들을 반응시킬 때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가스를 엄청난 속도로 뿜어줘서 육중한 발사체를 띄우는 것이다.

때문에 열핵 추진을 통한 로켓도 이 같은 폭발적인 화염을 내뿜는 형태로 발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즉 핵폭탄이 터지듯 로켓 엔진 내에서 엄청난 핵분열이 일어나 그 폭발력으로 발사체가 추진력을 얻는 것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핵추진 로켓 엔진은 핵분열 시 나타나는 폭발의 위력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 열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마치 원자력 발전소가 핵분열 과정에서 방출되는 열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서 발전을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인 것이다.

따라서 열핵 추진 로켓도 반응로에서 나오는 열로 액체 연료를 가열해서 여기서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가스를 이용해서 추진력을 발휘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 역시 연료가 필요하지만 화학 로켓과 대비하면 상당히 적은 연료로 많은 추진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추진 로켓의 원리 ⓒ NASA
핵추진 로켓의 원리 ⓒ NASA

예를 들어 열핵 추진 로켓은 1kg의 우라늄 연료로 200kW의 에너지를 13년간 낼 수 있다. 물론 액체 연료를 지속적으로 보충해줘야 하는 문제는 있지만, 화학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연료의 수명은 매우 긴 편이다.

문제는 승무원이 탑승하는 발사체에 엔진이 탑재되는 만큼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느냐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NASA의 관계자는 “열핵 추진 로켓의 엔진은 액체 연료를 직접 반응로에 넣느냐 아니면 추가 단계를 한 번 더 거치느냐로 나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액체 연료를 직접 반응로에 넣는 방법은 구조가 단순하고 출력이 높은 반면에 방사능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높고, 추가 단계를 거치는 방법은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낮은 대신에 구조가 복잡하고 출력이 낮아진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선택의 문제에 대해 NASA는 현재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방법을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저농축 우라늄 역시 방사선을 내놓기는 하지만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에 비해서 훨씬 안전할 뿐 아니라 사고의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로켓의 연료로 더 적합하다는 것이 NASA 측의 설명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8-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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