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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병희 객원기자
2017-02-23

콜로라도 암석에 ‘혼돈의 태양계’ 증거 8700만년 전 지구-화성 ‘공명 전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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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와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콜로라도 협곡의 9000만년 된 퇴적암층을 탐사해 우주 이론과 관련된 중요한 증거를 찾아냈다. 태양 주위 궤도를 도는 태양계 행성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설명한 태양계 카오스 이론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3일자에 발표된 이번 발견은 과학자들이 ‘혼돈의 태양계’(chaotic solar system)라고 일컬어온 이론에 대한 확고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 이론은 1989년, 당시 태양계의 작은 편차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됐었다. 수백만 년에 걸쳐 발생된 이 편차는 지구 기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고, 이같은 변화는 지구의 역사가 기록된 암석들에 반영돼 있다.

이 발견으로 태양계의 역학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됐을 뿐 아니라 지질학적 시간에 대한 한층 정확한 척도를 갖게 됐다. 더욱이 지질학적 시간 규모에서 나타나는 궤도 편차와 기후 변화 사이의 연계성도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혼돈의 태양계’ 이론의 증거인 미국 콜로라도 협곡의 암석.  ⓒ ScienceTimes
‘혼돈의 태양계’ 이론의 증거인 미국 콜로라도 협곡의 암석.

퇴적층에서 지구-화성 사이 ‘공명 전이’ 발견

이번 연구를 수행한 스티븐 마이어스(Stephen Meyers) 위스컨신대 지구과학 교수와 브래드 세이지먼(Brad Sageman) 노스웨스턴대 지구행성과학 교수팀은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시절 얕은 북미 해저에서 석회암층과 혈암층이 수백만 년 동안 번갈아 쌓여온 증거를 활용해 8700만년 전 지구와 화성 사이의 ‘공명 전이’(resonance transition) 표시를 발견했다.

‘공명 전이’ 현상은 카오스 이론의 발판을 이루는 ‘나비 효과’의 결과다. ‘나비 효과’는 흔히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서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비유로 잘 알려져 있다. 비선형 시스템의 초기 조건에서의 작은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이같은 현상은 태양계의 맥락에서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이 다른 행성과 상대적으로 근접할 때 발생하는 것처럼 두 개의 궤도를 도는 물체가 주기적으로 서로 끌어당길 때 발생한다.

행성의 궤도에서 작지만 규칙적인 이런 일은 태양과 상관성이 있는 행성의 위치와 방향에 큰 변화를 줄 수 있고, 그에 따라 행성의 일정 지역에서 받는 태양의 복사량을 변화시킨다. 행성의 어느 지역에서 태양 복사량을 얼마나 많이 받느냐는 기후 변화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천문학적 주기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지구 궤도 모양의 주기적인 변화와 지구 축의 기울기에 안정적으로 일치하는 빙하기 진행을 예로 들었다. 그는 “천문학 이론은 과거 기후 관련 사건에 대한 매우 상세한 평가를 내릴 수 있어 미래 기후에서의 유사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양계의 안과 밖. 그림 : Wikipedia
태양계의 안과 밖. 그림 : Wikipedia

“기후변화 따른 퇴적작용에 천문학적 신호 기록돼”

마어스와 세이지먼 교수, 관련 논문을 쓰는 대학원생 차오 마(Chao Ma)는 콜로라도 니오브라라 형성물(Niobrara Formation)의 지질학적 기록을 살펴봤다. 이 형성물은 퇴적물이 백악기 서쪽 내부 해저(the Cretaceous Western Interior Seaway)로 알려진 광대한 해저에 쌓여지면서 수천만년 동안 층층이 이루어졌다. 얕은 바다는 현재의 북극해로부터 멕시코만으로 뻗어내려 북미의 동부와 서부를 구분하고 있다.

천문학 연대의 권위자인 마이어스 교수는 “니오브라라 형성물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점토와 탄산 칼슘의 변화에 따라 리듬감 있는 암석층을 나타낸다”며, “혈암으로 굳어진 점토의 원천은 지표의 풍화작용에 의해 강을 거쳐 해저로 유입된 것이며, 탄산칼슘(석회암)의 원천은 물줄기에 살았던 대부분 미세한 생명체들의 껍데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 변화와 퇴적작용 사이의 관계는 복잡할 수 있으나, 기본 아이디어는 간단하다고 말했다. 즉, 기후변화는 점토 대(對) 칼슘의 상대적 전달 비율에 영향을 미치며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신호를 기록한다는 것.

예를 들어 매우 따뜻하고 습한 기후상태에서는 점토가 강을 따라 바다로 잘 흘러들어가 점토가 풍부한 암석이나 혈암을 생성하고, 더 건조하고 차가운 기후상태에서는 점토를 덜 내려보내는 대신 탄산칼슘이 풍부한 바위나 석회암이 생성됨으로써 번갈아가며 속성이 다른 층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스티븐 마이어스 교수(왼쪽)와 브래드 세이지먼 교수. 사진 : UW(Madison) /Northwestern Univ.
연구를 수행한 스티븐 마이어스 교수(왼쪽)와 브래드 세이지먼 교수. 사진 : UW(Madison) /Northwestern Univ.

‘혼돈의 태양계’ 이론에 대한 최초의 ‘명확한’ 증거 제시

이번 연구는 니오브라라 형성물에 대한 세부적인 층서 기록과 중요한 천문연대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세이지먼 교수 연구실의 대학원생이었던 로버트 록클레어(Robert Locklair)가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마 박사와 마이어스 교수 및 세이지먼 교수가 발견한 화성-지구 공명 전이에 대한 연대 측정은 최근 정확도가 향상된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으로 확인됐다.

태양 주위의 행성 운동은 16세기 지구와 행성이 태양을 돌고 있다는 지동설이 출현한 이래 깊은 과학적 관심사가 되어왔다. 18세기부터 태양계에 대한 지배적인 견해는 행성들이 준주기성과 매우 예측 가능한 궤도를 가지고 시계처럼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988년 외부 행성에 대한 수치 계산 결과 명왕성의 궤도가 혼란스러운 것으로 나타나자 현재 파리 천문대에 있는 천문학자 자크 라스카(Jacques Laskar)가 1989년 ‘혼돈의 태양계’ 이론을 제안했다. 이 이론에 따라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를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마이어스 교수는 “다른 연구들은 지질학적 자료에 기초한 혼돈의 존재를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는 고품질의 방사성 동위원소 기록과 암석에 보존된 강력한 천문학적 신호를 바탕으로 처음으로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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