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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6-05-09

화성탐사, 엔진과 에너지 바꿔라 이온엔진과 초소형 원자로 개발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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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들어 우주탐사에 필요한 시스템들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장거리 운항에 필요한 엔진이나 우주에서 사용할 에너지 등인데, 현재 사용 중인 시스템으로는 태양계 이상의 외계 탐사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홀 추진기 방식의 이온엔진 ⓒ NASA
홀 추진기 방식의 이온엔진 ⓒ NASA

일단 달이나 화성까지 가는 일조차 현재의 액체연료 엔진으로는 간단한 일이 아니고, 설사 간다고 하더라도 현지에서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태양광이나 화석 연료로부터 공급받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NASA는 이 같은 현실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엔진과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바로 이온을 활용하는 ‘이온엔진’과 원자력 에너지를 제공하는 ‘초소형 원자로’다. (관련 기사 링크)

기존 엔진보다 장거리 운항에 유리한 이온엔진

이온엔진이란 나선으로 흐르는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이 원형의 추진기 안에 있는 이온을 빠른 속도로 가속하는 원리로 추진되는 엔진이다. 보통 제논(Xenon) 이온 입자가 보관도 편리하고 질량도 크기 때문에 이 엔진에 사용된다.

이온엔진은 액체연료 엔진에 비해 속도도 더 빠를 뿐 아니라, 훨씬 적은 연료를 사용하므로 화성 탐사 같은 장거리 운항에 상당히 유리하다. 다만 동력을 공급하는 방법이 에너지원의 종류에 따라 모두 달라서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현재 로켓 엔진 제조 전문회사인 에어로다인로켓(Aerojet Rocketdyne)사와 미시간대의 알렉 갈리모어(Alec Gallimore)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NASA의 의뢰를 받고 XR-100이라는 새로운 이온엔진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던 탐사선에 탑재된 이온엔진의 구조 ⓒ NASA
던 탐사선에 탑재된 이온엔진의 구조 ⓒ NASA

이 시스템의 핵심은 X3라고 명명된 홀 추진기(Hall thruster) 방식의 이온엔진이다. 홀 추진기 방식은 기존의 플라스마 방식보다 이온 엔진의 출력이 더 크고, 현존하는 액체연료 엔진에 대비해 10배나 적은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갈리모어 교수는 “X3 이온엔진은 200kW급으로서 기존의 이온엔진들보다 훨씬 강력한 출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이 이온엔진은 제논 원자핵을 초속 3만 미터의 고속으로 발사해 우주선을 가속하기 때문에 인간이 탑승할 대형 우주선에 지속적으로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말처럼 이온엔진은 예전부터 꾸준히 개발되어 왔던 프로젝트다. 액체연료 엔진을 통해서 일단 대기권을 벗어난 다음, 전체 여행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이온엔진을 사용하는 방안은 이전부터 제시되어 왔으나, 실제로 우주에 발사된 이온엔진들은 추력도 매우 낮고 크기도 작은 소형 엔진들뿐이어서 그동안 제대로의 역할을 하지 못했었다.

갈리모어 교수는 “동력 공급의 방식에 있어 혼선이 있기는 하지만, 이온엔진은 왜행성 조사에 활용되고 있는 던 탐사선에 탑재되는 등 이미 우주탐사에 있어서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앞으로 동력 공급에 있어서 원자력 등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에너지가 적용된다면 이온엔진의 응용범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미래 우주기지의 에너지원이 될 초소형 원자로

우주탐사에 있어 엔진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에너지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 시스템으로는 태양전지가 사용되고 있지만, 우주선에 충분한 동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태양전지판은 상당히 크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성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밤이 매우 긴 달이나, 모래폭풍이 부는 화성에서는 태양전지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NASA는 오래전부터 태양전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초소형 원자로를 개발해 왔다.

NASA 뿐만이 아니다. 구소련의 우주항공연구소도 이미 냉전 시대에 실험용 원자로를 개발해 왔고, 그 중 일부는 우주에 발사해서 테스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원자로가 설치된 구소련의 위성이 지구로 떨어져 일부 지역을 오염시키면서, 그 영향으로 인해 구소련에서는 물론 NASA에서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초소형 원자로인 킬로파워의 개념도  ⓒ NASA
초소형 원자로인 킬로파워의 개념도 ⓒ NASA

이렇게 한동안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던 초소형 원자로는 1980년대에 SP-100이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하면서 다시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이후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SAFE(Safe Affordable Fission Engine)라는 원자로도 2000년대 들어 선을 보였다. 하지만 부분적인 결함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으로 인해 실제로는 사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우주탐사의 대상이 과거와는 달리 태양계 전체와 외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NASA는 미래의 우주 기지에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원자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킬로파워(Kilopower)라는 이름의 이 원자로는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1~10kW급 규모의 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NASA의 관계자는 “킬로파워 개발에 있어서 안전성이 가장 큰 전제 조건이지만, 그래도 우주기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기지에서 떨어진 장소에서 킬로파워가 동력을 제공하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5-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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