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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5-09-14

혜성에 이끌려 우주여행 한다 NASA, 혜성 히치하이킹 계획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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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킹(hitchhiking)이란 여행이나 이동을 위해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타는 행위를 말한다. 사람만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도 이 무임승차 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가끔씩 볼 수 있다. 작은 동물이 큰 동물위에 올라탄 채 힘들이지 않고 먼 거리를 가는 것을 보면서, 그 지혜에 감탄을 보낼 때가 많다.

혜성과 우주선을 튼튼한 줄로 연결하여 운동에너지를 활용한다 ⓒ NASA
혜성과 우주선을 튼튼한 줄로 연결하여 운동에너지를 활용한다 ⓒ 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이 이 같은 히치하이킹을 우주 공간 상에서 구현해 보려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 히치하이킹의 대상은 자동차나 동물이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는 소행성과 혜성이다.

NASA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행성이나 혜성을 튼튼한 줄이 달린 작살 같은 도구로 연결하여 우주선을 견인하도록 만드는 ‘혜성 히치하이킹(Comet Hitchhiking)’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밝히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우주선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빠르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 링크)

혜성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한 새로운 이동 방식

우주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연료가 있어야 한다. 그 목적지가 멀면 멀수록 더 많은 연료를 실어야 하고, 그 만큼의 연료가 들어갈 탱크도 커져야 한다. 또한 탱크가 커지면 발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런 악순환은 결국 우주 개척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NASA의 과학자들은 행성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오래 전부터 연구해 왔다. 중력 도움(gravitational assistance), 일명 플라이바이(flyby)라고 알려진 이 방식은 행성 주변을 근접하여 돌면서 발생하는 원심력을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보이저호나 최근 명왕성을 지나간 뉴호라이즌스호 등 원거리를 날아간 우주선은 모두 이런 플라이바이 방법을 사용하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렇다고 이 방법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원거리를 항해할 수 있는 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목성이나 토성 같은 거대 행성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들 행성이 공전을 통해 지구와 가까워질 때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성을 플라이바이하고 있는 탐사선의 상상도 ⓒ ScienceTimes
목성을 플라이바이하고 있는 탐사선의 상상도 ⓒ ScienceTimes

이에 따라 NASA 부설 제트 추진 연구소의 ​오노 마사히로(Ono Masahiro)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행성이 아닌 지구를 지나가는 혜성이나 소행성의 운동에너지를 우주선에 활용하는 ‘혜성 히치하이킹’ 방식을 구상하여 최근 제안했다.

자동차를 히치하이킹하려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올리면 된다. 그러나 소행성이나 혜성은 이런 방법이 불가능하므로 지난해 로제타호에서 발사된 혜성탐사선 필레(philae)처럼 혜성에 올라타거나, 뒤를 쫓아갈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혜성 히치하이킹은 튼튼한 줄이 달린 작살과 같은 도구를 혜성이나 소행성 표면에 박아 넣은 다음, 작살에 연결된 줄을 우주선에 묶어 견인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진의 구상대로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마치 말들이 끄는 마차에 탄 사람처럼 우주선은 소행성이나 혜성이 이끄는 힘만으로 원하는 목적지나 그 근처까지 다다를 수 있다.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연료만을 사용하여 원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기술적 난제들이 해결되어야 히치하이킹 가능

머릿속에서 그려보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혜성 히치하이킹이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우선 대표적인 문제로 연구진은 작살과 줄의 개발을 꼽고 있다.

​첫 번째로 작살 개발은 총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혜성이나 소행성에 작살을 던져서 고정해야 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다. 더군다나 이 작살 모양의 도구는 재사용이 가능한 재질과 디자인으로 이루어져야 지속적인 히치하이킹이 가능한 만큼, 현재 기술로는 해결이 어려운 수준이다.

두 번째 문제는 첫 번째 보다도 더 어렵다. 혜성과 우주선 사이를 지탱해 줄 강한 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살이 혜성 표면에 고정되면 연결된 줄이 갑자기 큰 힘을 받게 되므로 끊어질 수도 있다.

혜성 히치하이킹의 원리 ⓒ NASA
혜성 히치하이킹의 원리 ⓒ NASA

엄청나게 튼튼한 줄이 있어야 혜성이나 소행성의 속도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데, 연구진의 추정에 따르면 초당 10km 정도의 속도변화까지 견딜 수 있는 재질이어야 프로젝트의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존하는 섬유소재 가운데 가장 튼튼하다고 알려진, 방탄복 제작에 쓰이는 케블라(Kevlar)를 사용해도 견딜 수 있는 속도 변화는 초당 1.5km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카본 나노튜브 같은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 아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아직은 혜성의 히치하이킹이 불가능하지만 ​만약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해왕성 궤도 바깥의 소행성대인 카이퍼벨트(Kuiper Belt)에 위치해 있는 5~10개 정도의 천체를 동시에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NASA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9-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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