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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5-05-15

우주 관측도 이제는 쌍안경 시대 허블보다 고해상도···목성 위성 화산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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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태양계 행성들 주위로는 인류가 보낸 관측 우주선들이 돌고 있다. 얼마 전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수성 표면에 부딪힌 메신저호를 시작으로, 금성의 비너스익스프레스호 및 화성의 오디세이호, 그리고 토성의 카시니호 등이 대표적인 행성 관측선들이다.

그런데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는 목성은 현재 관측선이 없는 상태다. 과거 갈릴레오 관측선이 활약했지만 지난 2003년 8년간의 목성 탐사 임무를 마치면서, 현재까지의 목성 탐사는 지상 관측으로 대신하고 있다.

거대 쌍안 망원경(LBT). 중앙에 있는 녹색 장치가 LBTI다 ⓒ LBTO
거대 쌍안 망원경(LBT). 중앙에 있는 녹색 장치가 LBTI다 ⓒ LBTO

물론 그 사이 새로운 관측선인 주노(Juno)가 발사되어, 내년에 목성 궤도 도착을 목표로 날아가고 있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그 때까지만 천체 망원경을 통해서 목성과 그 위성들을 탐사한다는 계획아래 다양한 관측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지난 1일자 기사에서 미 애리조나주에 있는 거대한 쌍안 천체망원경(LBT)이 새롭게 설치한 간섭계(LBTI) 시스템을 통해 목성의 위성인 이오(Io)의 화산 지대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전문 링크)

최초의 쌍안 방식 천체망원경인 LBT

LBT는 지름 8.4m 크기의 반사경을 양쪽으로 갖춘 망원경이다. 반사경의 크기도 기존 천체 망원경들보다 크지만, 이를 간섭계로 엮으면 최대 22.8m급의 반사경이 낼 수 있는 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다. 따라서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배 정도 향상된 선명함을 자랑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 쌍안경 방식으로 우주 천체를 관측할 수 있어서, 반사경이 1개인 기존의 망원경들보다 더 세밀한 형상을 보여줄 수 있다. 완성되기 까지 약 20년 정도가 소요된 LBT 망원경은, 개발 비용만 해도 당초 예상보다 많은 1200억 원 정도가 투입되었다.

LBT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애리조나주립대의 리차드 그린(Richard Green) 박사는 “LBT를 개발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었다”고 밝히며 “그러나 2개의 반사경이 빛의 양을 최대로 끌어 모아, 최고 품질의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HR8799 주위로 4개의 반짝이는 행성이 보인다 ⓒ LBTO
HR8799 주위로 4개의 반짝이는 행성이 보인다 ⓒ LBTO

현재 천문학자들은 이 거대한 쌍안 천체 망원경을 이용해서 외계 행성을 연구하는 LEECH(LBT Exozodi Exoplanet Common Hunt)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LBT 망원경의 관측 능력과 적응광학 기술, 그리고 새로운 간섭계 시스템을 이용하면 더 세밀한 외계 행성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LBT를 이용하여 최근 관측한 HR8799 항성과 주변의 행성들은 태양계의 구조와 흡사하여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지구에서 130광년 정도 떨어진 이 항성은 생긴 지 3천만 년 정도 된 젊은 별로서, 태양보다 1.5배 무겁고, 밝기는 4.9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행성 4개를 거느리고 있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태양이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과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 항성과 행성을 촬영한 LBT 관측연구소(LBTO)의 관계자들은 HR8799 항성과 행성들이 목성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처럼 궤도 공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하고 있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의 화산 활동 관측으로 유명세

LBT 관측연구소의 연구진은 HR8799 항성 관측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활용하여, 이를 목성 관측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목성의 경우는 목성 자체도 경이롭지만,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4대 위성 또한 천문학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관측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목성 궤도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이오의 경우는 태양계에서 가장 격렬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위성으로 유명하다. 마치 지옥의 유황불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이오의 놀라운 모습은 과거 갈릴레오 탐사선에 의해 상세히 관측된 바 있다.

이오의 관측 사례 중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현상은 바로 2년 전 8월에 발생한 대규모 화산 폭발이다. 이를 관측했던 천문학자들은 당시의 화산 폭발이 아마도 인류가 목격한 것 가운데 가장 거대한 화산 폭발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표현을 빌자면 거대한 용암이 수백평방 km의 대지를 덮고, 분출된 화산재는 이오에 불의 커튼을 드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8.4m 주경(좌)과 간섭계(우)의 분해능 비교, 간섭계 적용이 훨씬 선명하다 ⓒ LBTO
8.4m 주경(좌)과 간섭계(우)의 분해능 비교, 간섭계 적용이 훨씬 선명하다 ⓒ LBTO

현재의 이오 관측은 간섭계와 적외선 망원경인 LMIRcam을 활용하여, 2년 전에 관측했을 때보다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다. 물론 과거 갈릴레오 관측선이 찍은 것 같은 상세한 컬러사진을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현 시점에서 이오의 화산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방법은 이 같은 천체망원경을 사용하는 관측이 유일하다.

LBT 관측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이오에는 두 개의 화산 지대인 로키파테라(Loki Patera)와 펠레(Pele)가 활성화 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로키 파테라 지역에 형성된 붉은 말발굽 모양은 용암이 고여 있는 거대한 용암 호수(lava lake)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소의 관계자는 “이 화산들이 현 시점에서는 태양계 최대의 활화산”이라고 설명하며 “그 모습을 더 근접해서 상세하게 볼 수 있으려면 역시 관측선의 도움이 필요한데, 내년에 도착하는 주노 탐사선이 그 모습을 전송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5-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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