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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5-03-18

세계 일주에 나선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 2호, 5개월 간 대장정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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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태양에너지만을 사용하여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선 비행기 ‘솔라임펄스(Solar Impulse) 2호’가 지난 9일 드디어 장도에 올랐다. 5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솔라임펄스 2호기는 이날 오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아부다비의 비행장을 이륙해 첫 기착지인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를 향했다.

사상 최초로 태양에너지만을 사용하여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선 비행기 ‘솔라임펄스'
사상 최초로 태양에너지만을 사용하여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선 비행기 ‘솔라임펄스'ⓒ solarimpulse

솔라임펄스 공식 웹사이트(www.solarimpulse.com)는 이 비행기가 인도양을 건너 미얀마와 중국, 그리고 하와이, 뉴욕을 거쳐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 12곳의 기착지를 거쳐 오는 7월 말∼8월 초쯤 다시 아부다비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비행기의 대표 주자인 솔라임펄스

솔라임펄스 2호는 오로지 태양광에너지로만 작동하는 신재생에너지 비행기의 대표 주자다. 최신 보잉기보다도 더 긴 72미터(m)에 달하는 거대한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본체가 가벼운 카본 섬유로 제작되어 있어서 무게는 자동차 1대와 비슷한 2.3톤(T)에 불과하다.

이처럼 가벼운 몸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네 개의 프로펠러 엔진이 낼 수 있는 출력이 총 74마력(HP) 정도에 불과한데도, 비행기를 평균 시속 70킬로미터(km) 정도로 날게 할 수 있다. 속도가 느린 대신에 커다란 날개로 충분한 양력을 충당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실제로 솔라임펄스 2호의 최고 비행 속도는 시간당 14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태양광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 때문에 실제 비행 속도는 그 절반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솔라임펄스 2호를 뜨게 하고, 날도록 만드는 힘은 날개에 탑재되어 있는 1만 7000여 개의 태양광 패널에서 나온다. 이들 태양광 패널은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시킨 후, 프로펠러와 전동모터를 돌릴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태양광 패널이 탑재되어 있는 솔라임펄스의 날개 ⓒ solarimpulse
태양광 패널이 탑재되어 있는 솔라임펄스의 날개 ⓒ solarimpulse

또한 생성된 전기의 일부는 리튬 이온전지로 충전되기 때문에 밤에도 비행이 가능하다. 솔라임펄스 2호의 시스템 에너지효율은 상당히 높아 94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의 수치면 세계에서도 가장 효율이 높은 에너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솔라임펄스 2호는 1명의 조종사가 탑승할 수 있는 유인 비행기다. 따라서 세계일주 비행에서는 최대 1주일별로 2명의 조종사가 서로 번갈아가며 비행하게 된다. 기체 자체는 비행거리에 한계가 없지만, 수면이나 생리적인 문제 등 조종사의 건강상태와 직결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일주 기간을 5개월 정도로 잡고 있지만, 정비 및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순수 비행시간은 25일 정도에 불과하다. 솔라임펄스 2호가 일단 지상에 착륙하면, 수리 및 재충전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총 비행 스케쥴에서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략 5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행기의 조종은 솔라임펄스사의 공동 창업자인 베르트랑 피카르드(Bertrand Piccard) 회장과 CEO인 안드레 보스버그(André Borschberg) 대표가 교대로 맡아서 운전한다.

피카르드 회장은 출발하기에 앞서 “솔라임펄스의 세계 일주를 통해 깨끗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당부하며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당장은 위기임에 틀림없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감시 및 관리 업무에 최적화될 태양광 비행기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비행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74년에 만들어졌다. 당시 개발된 ‘애스트로플라잇선라이즈(Astro Flight Sunrise)’라는 무인기는 미국의 항공기술자인 로랜드 부처(Roland Boucher)가 개발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2003년에 프랑스인인 피카르드 회장이 스위스의 로잔연방공과대(EPFL)와 파트너쉽을 맺고 세계를 일주 할 수 있는 유인 태양광 비행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피카르드 회장은 지난 1999년, 열기구로 세계를 처음 일주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 후 6년 뒤인 2009년에 솔라임펄스 1호가 탄생했다.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된 이 비행기는 2011년에 스위스와 프랑스, 그리고 벨기에를 오가는 비행에 성공했다. 이어서 2012년에는 다시 19시간에 걸쳐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모로코까지 총 1116킬로미터의 장거리 비행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 후 2013년에는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1000킬로미터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통해 태양에너지만으로도 북미 대륙을 횡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해에 솔라임펄스는 단 한 번의 비행만으로 1541킬로미터를 날아서, 유인 태양광 비행으로는 가장 긴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이 같은 솔라임펄스 1호의 시험비행 결과에 대해 제작사 관계자는 “1호기의 뛰어난 비행 실적과 다양한 운항 경험들이 솔라임펄스 2호 운항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그러나 세계 일주 여행은 이전의 도전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솔라임펄스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1호기의 모습 ⓒ solarimpulse
솔라임펄스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1호기의 모습 ⓒ solarimpulse

그는 “세계 일주 여행은 솔라임펄스에게 매우 큰 도전이자, 신재생에너지 비행기의 상용화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정의하며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커다란 날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가벼운 기체 덕분에 기류 변화나 악천후에 잘 견딜 수 있을지 하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비행 일자를 3월로 선택한 것도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강한 계절풍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작사는 모나코에 위치한 솔라임펄스 프로젝트 컨트롤 센터에 모두 21명의 엔지니어 및 전문가들을 상주시켜, 끊임없이 비행기를 모니터링 하면서 세계 일주 비행을 돕고 있다.

이번 비행에서 솔라임펄스 측이 가장 어려운 코스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중국에서 하와이까지의 태평양 횡단 구간이다. 5일간 쉬지 않고 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횡단이 마무리된다면, 무인비행기로의 영역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가 가능한 이유는 솔라임펄스가 무인 항공기 형태로 변신했을 경우, 연료 재보급을 위해 다시 착륙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24시간 365일 내내 공중에 떠 있게 되므로 화재나 산불, 그리고 재난 감시 등의 업무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솔라임펄스의 경우, 지상으로 착륙하지 않고 오랜 시간 하늘에서 체공할 수도 있지만, 한곳에서 머물면서 저고도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공위성의 관측과는 또 다른 이점이 있는 것이다. 또 현재 기술로는 상용 여객기 등에 활용하기가 어려워 보이지만, 대규모 인원이 탑승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미래 친환경 항공기 기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3-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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