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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이슬기 객원기자
2015-01-20

태양 흑점, 사람 수명에도 영향 극대기에 태어난 사람은 평균 5년 수명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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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 전, 중국의 한 천문학자가 태양면에 있는 이상한 현상을 관측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태양은 눈부신 붉은색이었고 불과 같았다. 태양 내에 3개의 다리가 있는 까마귀가 있고 그 모양은 뚜렷하고 분명했으며 5일 후에 없어졌다'

아마도 이 천문학자는 태양의 흑점을 본 것을 기록한 것이라 생각된다. 태양의 흑점은 태양면에 보이는 검은 점을 말하는데, 실제로 흑점 자체가 검은 것은 아니고 주위보다 온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는 것 뿐이다. 기체의 다수 소용돌이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태양의 흑점은 태양의 활동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태양이 활발하게 활동할 경우에는 많이 보이며, 반대의 경우에는 적게 보인다. 일반적으로 태양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는 자기 폭풍이 많아 지자기와도 관계가 깊은데, 이로 인해서 지구의 전파는 영향을 받게 된다.

태양의 흑점은 흑점 자체가 검은 것은 아니고 주의보다 온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어둡게 관측되는 부분이다. 태양이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극대기에는 그 수가 많아졌다가 극소기에는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위키피디아
태양의 흑점은 흑점 자체가 검은 것은 아니고 주의보다 온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어둡게 관측되는 부분이다. 태양이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극대기에는 그 수가 많아졌다가 극소기에는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위키피디아

흥미로운 것은 최근 발표된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Norweg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연구에 따르면, 태양 흑점이 적은 극소기에 태어난 사람들은 반대로 극대기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평균 5년 정도 수명이 길다고 한다. 태양의 흑점이 사람의 수명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1676년~1878년생 노르웨이인 8600명을 대상으로 한 인구통계 자료와 태양 활동주기에 관한 관측 데이터를 겹쳐 분석했다. 그 결과, 강력한 태양 플레어와 자기 폭풍이 발생하는 태양 극대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수명은 태양 극소기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평균 5.2세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된 연구를 통해 태양 활동기에는 흑점과 태양 플레어, 코로나질량방출(CME)과 같은 현상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려졌다. 이는 지구 상의 무선 통신과 송전을 방해하고, 위성에 손상을 끼치며 탐색 장비의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것은 태양 활동기에 태어난 사람 중 경제적 상황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 중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성의 출산율은 심하게 감소하고 있었으나, 부유층에서 태어난 여성과 남성 전반에서는 이러한 생식 활동에 관한 차이점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태양의 활동이 사람의 수명과도 관련이 있음이 드러났다. 태양 활동은 생물의 세포나 DNA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생식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 스트레스의 자외선 방사량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즉, 유아의 생존부터 나아가 수명뿐만 아니라 생식 능력에도 태양 활동주기가 관련 있는 것이 처음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태어나는 사람들에게서 같은 경향을 볼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추가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자외선으로 인한 비타민 B 엽산의 저하

연구팀은 이번 결과의 한 원인으로 자외선으로 인해 인체 내에서 비타민 B 엽산이 저하된 것을 꼽았다. 태아의 엽산 부족은 태아의 사망률과 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태양의 활동기와 경제적 상황을 비추어 볼 때, 부유층에서는 엽산의 저하를 상대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엽산은 DNA 합성과 조혈과정에 작용하는 물질로, 임신 중 엽산이 부족하면 질환에 걸리기 쉽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임신 중 햇빛에 과다 노출되면 자외선이 엽산을 파괴, 태아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태양 활동 극대기에는 이 자외선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극대기에 태어난 저소득층 여성들의 출산율이 낮고, 이들의 아이 중 20세까지 살아남은 아이들의 숫자가 더 적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류층 여성에 비해 저소득층 여성은 야외활동이 많고 그로 인해 햇빛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태양 극대기 동안 태어난 신생아에 대해 극대기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시점에서 태어났는지에 대해서까지는 데이터를 정렬할 수 없었다. 더불어 자외선 노출이 태아 때부터였는지 혹은 출생 뒤였는지도 구별할 수 없었다.

더불어 인종과 거주 지역의 위도가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될 지 어떨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여러 부분에 있어 아쉬운 점이 많은 연구이지만, 태양의 흑점이 사람의 수명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첫번째 연구이기 때문에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초대형 태양 흑점 발견, 24년만에 가장 크다

한편, 지난해 11월에는 24년만에 가장 큰 초대형 태양 흑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항공우주국은 지난해 10월 18일 태양 표면에 강력하고 복잡한 자기장으로, 활동이 왕성한 초대형 태양 흑점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이름은 'AR 12192'이다. (관련링크)

이곳은 24년만에 가장 큰 규모로 커졌으며, 이 과정에서 10개의 대형 태양 플레어를 방출했다. 규모가 매우 컸기 때문에, 망원경과 같은 장비가 없어도 일식 관찰용 안경만 있으면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정도였다. 상당히 큰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태양의 흑점이 관측되었다는 것은 태양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수의 플레어가 발생했지만, 의미를 둘만한 코로나 질량 방출은 생기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 질량 방출 없이 플레어만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플레어 없이 코로나 질량 방출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관측 결과를 본다면 대부분의 대형 플레어들은 코로나 질량 방출을 동반한다. 따라서 이번 경우는 규모가 큰 활동지역에서 항상 가장 큰 코로나 질량 방출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활동지역에서 여러 개의 비슷한 플레어가 발생하는 것은 태양 플레어를 예측하는 학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연구 사례가 될 수 있다. 우주 날씨를 예보하고 우주에 있는 우주인과 장비를 보호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613년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했을 때, 태양면에서 흑점을 발견하고 매우 놀란바 있다. 당시 고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우주는 천상계와 지상계로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흑점의 발견으로 태양이 지구와 같이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후 흑점은 문화에 따라 길조가 되거나 흉조를 상징하게 되었다.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흑점은 길조와 흉조가 아닌, 태양의 활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임을 알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앞으로 태양 흑점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0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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