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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4-08-04

차세대 행성 사냥꾼 '테스 망원경' 2017년 발사 예정··· 50만개 별 관측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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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출한 스타가 사라지게 되면 그 뒤를 이을 또 다른 스타가 나타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렇다면 그런 세상의 이치가 천문학계에도 통용될 수 있을까? 5년 전 우주로 발사된 뒤 수많은 행성들을 발견하면서, 외계 행성 탐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던 케플러(Kepler) 우주 망원경의 후계자에 대한 관심이 최근 뜨겁다.

테스 망원경의 상상도 ⓒ NASA
테스 망원경의 상상도 ⓒ NASA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케플러 망원경의 수리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앞으로 케플러의 임무를 이어갈 테스(TESS, 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 망원경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면서, 오는 2017년 발사를 목표로 제작되고 있는 차세대 행성 사냥꾼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은 흔할 것으로 예상

테스 망원경의 선배 격인 케플러 망원경은 그동안 천문학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스타 중의 스타 망원경이다. 불의의 고장으로 멈춰 선 최근까지 케플러 망원경은 지난 2009년부터 수많은 행성들을 사냥하는데 성공했다. ‘확인된 외계 행성’만 해도 134개에 달하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후보 행성’ 까지 포함하면 모두 3277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플러 망원경이 활약하기 이전에는 지구와 같은 외계 행성이 흔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케플러의 등장 이후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 우주에 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케플러가 밝히지 못한 행성까지 합치면 지구만한 크기의 외계 행성은 대단히 흔하다는 것도 파악하게 되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케플러 망원경의 원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우리 은하계에 외계 행성이 얼마나 흔한지를 체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왜냐하면 케플러 망원경은 ‘식(dips) 현상’, 즉 항성 앞을 지나가는 행성이 빛을 가리는 정도를 이용하여 외계 행성을 관측하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케플러가 관측하는 범위. 우리 은하계의 극히 일부만을 관측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NASA
케플러가 관측하는 범위. 우리 은하계의 극히 일부만을 관측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ASA

식 현상을 이용한 관측방법은 실제 존재하는 외계 행성 중 극히 일부만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처럼 제약 조건이 많은 관측 방법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우주에는 외계 행성이 아주 흔하며 태양계 같은 행성계도 별로 드물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테스 망원경이 케플러의 후계자이자 케플러 망원경 2.0으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테스 망원경도 일식이나 월식처럼 행성이 다른 항성의 앞을 지날 때 가려지는 식 현상을 이용해서 관측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케플러 망원경이 얼마나 많은 활약을 했는지 과학자들은 아직도 이 망원경이 보내온 막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는 테스 망원경이 발사되는 2017년까지도 데이터 분석이 다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까지 나온다. 따라서 테스 망원경이 발사되면 더 많은 외계 행성들을 찾고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임스웹 망원경과의 협업도 기대

미 항공우주국인 나사(NASA)와 MIT대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테스 망원경은 오는 2017년 발사가 공식 승인되어 있는 차세대 행성관측 망원경이다. 기본 임무 기간은 2년으로서, 천문학계는 이 기간 동안 적어도 50만개 이상의 별들을 관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문학계가 테스 망원경이 케플러보다 더 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테스가 고해상도의 이미지 센서(CCD)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망원경의 4개 와이드 앵글 카메라에 장착된 CCD는 총 1억 9200만의 고화소를 자랑한다.

나사는 이를 이용하여 겉보기 등급 12이상의 분광형 K 및 G형 항성 200만개를 집중 관측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1000개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 지구 근접 적색 왜성도 포함하여 관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나사는 지구와 닮은 외계 행성들도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테스 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MIT대의 조지 릭커(George Ricker) 박사는 “밝은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 행성이야 말로 정확한 질량과 대기의 조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좋은 관측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 물리학 연구소의 커트니 드레싱(Courtney Dressing) 박사도 “테스 망원경이 65광년 이내에 존재하는 100여개의 식 현상 외계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잘하면 이들 외계 행성들 3개 중 한 개꼴로 생명체 거주가 곳을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테스 망원경이 케플러보다 더 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탐사방식 때문이다. 케플러 망원경이 특정한 위치에 있는 별들을 탐사 대상으로 삼아 관측하는 반면에, 테스 망원경은 관측이 가능한 모든 하늘을 먼저 파악한 다음 지구 주변에 있는 외계 행성부터 탐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웹 망원경과 허블 망원경의 비교 ⓒ NASA
제임스웹 망원경과 허블 망원경의 비교 ⓒ NASA

탐사 방식과 관련하여 나사는 “일단 테스 망원경을 통해 외계 행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후보들을 고를 것”이라고 말하며 “이후 다시 지상의 전파 망원경이나 우주에 떠있는 천체 망원경 등으로 정밀하게 확인해서, 최종적으로 외계 행성 존재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나사의 계획을 뒷받침하듯 테스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의 후계자이자 역사상 가장 비싼 망원경으로 기록될 제임스웹 망원경(JWST)이 발사되기 바로 직전 해에 우주로 발사된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오는 2018년에 발사될 예정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몇 년 안에 수명이 다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허블 망원경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천체 망원경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을 뛰어넘는 강력한 성능으로 또 하나의 차세대 우주 망원경으로 불린다.

임무 기간이 정해져 있는 두 망원경에 대해 나사의 관계자는 “적당히 비슷한 시기에 유망주로 분류되는 망원경들이 우주로 쏘아 올려지는 만큼, 서로 겹치는 관측 범위에서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천체 망원경의 협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테스 망원경이 태양과 같은 별 주변을 공전하는 지구형 외계 행성을 찾아내는 데 있어 능력을 발휘한다면, 반면에 제임스웹 망원경은 외계 행성의 이미지를 얻는데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훨씬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사 관계자는 “테스 망원경으로 탐색한 외계 행성을,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은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의문이 해소될 결정적인 단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고 전망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8-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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