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의 성분은 무엇으로 되어 있나요?” “학예사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박물관 전시품들은 박물관 소장품의 몇 퍼센트나 되나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박제들은 어떻게 구하나요?”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질문들이 쏟아지는 이곳은 바로 국립과천과학관의 사이언스 북페어 현장이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궁금증들에 대한 답을 인터넷 검색창을 이용해 손쉽게 얻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우리 인간의 역사에서 지식 컨텐츠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던 ‘책’이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제47주년 과학의 날 기념 행사인 ‘해피 사이언스데이’ 특별프로그램으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이언스 북페어를 열었다. ‘호기심과 상상, 책으로 과학을 만나다’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사이언스 북페어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저자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프로그램이였다.
과학책 저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다수의 과학책들을 저술한 물리학자, 천문학자, 생물학자, 생명공학자 등 최첨단 과학 분야의 저자들이 직접 최신의 과학이슈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들려주는 저자강연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는 ‘과학 콘서트’로 잘 알려진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를 비롯해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의 저자 정하웅 석좌교수(카이스트), ‘빅 히스토리’의 저자 이명현 박사(한국SETI조직위원장)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특별히 첫날 첫 번째 강연을 맡은 국립과천과학관 이강환 연구사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풀어내는 우주이야기를 들려줘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이강환 연구사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조선왕조실록 광해 1년에 ‘하늘에 세숫대야처럼 생긴 둥글고 빛나는 물체가 나타났다’는 기록을 근거로 만들어졌다”며 이처럼 우리나라 실록이나 15세기 중세 그림에도 UFO(미확인비행물체)에 대한 기록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체적인 자문을 담당했다는 이강환 박사는 “드라마 주인공이 왔다는 행성의 이름 ‘KMT184.05’도 자신이 지어주었다”며 “KMT는 한국 미시중력렌즈 망원경에서 따온 것으로 올해 말부터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본격 가동되기 때문에 184.05라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성”이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면목중학교 2학년 김호이 학생은 “천문과학자가 되는 게 꿈인데, 직접 천문학자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니 더 좋았고, 제 꿈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람이 바로 책이다' 릴레이 인간 책 대여
이외에 릴레이 인간 책 대여 ‘사람이 바로 책’이라는 프로그램도 새로운 시도로 관심을 모았다. 이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여 읽듯이 책의 수록된 방대한 지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문가들의 생각을 빌려서 엿본다는 발상에서 착안된 것으로, 프로파일러와 학예사, 과학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특별히 이들 전문가들의 직업이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생소한 분야들이라 그 직업에 관한 질문도 많았다. 특히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백두성 학예사에게는 “학예사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느냐” 하는 구체적인 질문에 상세한 답변으로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번 사이언스 북페어에서 또 하나 새롭게 시도된 것이 바로 ‘사이언스 북 소믈리에’였다. 과학 서적들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권하고 싶어도 적당한 책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이언스 북 소믈리에’는 각자의 연령과 관심사에 맞는 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 학부모들의 걱정거리를 덜어주었다.
이와 관련해 우사임 과학문화전시과장(국립과천과학관)은 “이번 사이언스 북페어를 통해 과학관을 찾는 많은 학생들이 책을 통해 호기심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4-04-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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