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항공·우주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4-04-16

구글서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인수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111)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프랑스의 작가 줄 베르느(Jules Verne)는 1872년 ‘80일 간의 세계일주’란 소설을 출간했다.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란 인물이 클럽 친구들과 2만 파운드 내기를 걸고, 비행선을 이용해 80일간의 세계 일주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와 비슷한 일이 최근 일어났다. 구글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 룬(Project Loon)’ 진행과정을 공개했다. 뉴질랜드를 출발한 거대한 비행선이 대서양을 경유, 22일 만에 세계를 일주했다는 것. 비행거리는 약 50만 km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프로젝트 룬’을 통해 세계 전역으로 인터넷 접속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인구가 세계 3분의 2에 달하는 상황에서 비행선을 이용, 세계 오지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통신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룬’ 통해 공중 인터넷망 구축

 거대한 비행선에 인터넷 통신장비를 실어올린 후 그곳에서 인터넷 신호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지난 6월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 20km 상공에 통신장비를 실은 헬륨 풍선을 띄웠다.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웹사이트. 구글의 인수 사실을 공표하고 있다.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웹사이트. 구글의 인수 사실을 공표하고 있다. http://titanaerospace.com/

15m 크기의 이 비행선에는 통신장비뿐아니라 고도조절기, 비행용 컴퓨터, 태양열 전원시스템이 장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풍선에 실린 장비는 태양열 전원시스템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비행선은 고도조절기를 통해 고도와 방향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인터넷 통신망은 광케이블에 의존해왔다. 전 세계 권역을 약 290개의 광케이블로 연결해놓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알카텔(Alcatel Lucent), NEC사가 동남아, 중동, 서유럽 지역을 연결하는 대규모 해저케이블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인터넷 사용량 증가에 따라 해저 케이블 설치 역시 늘어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 비용 문제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 인터넷 통신망을 연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들은 해저 케이블을 통한 연결이 중장기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룬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PC월드에 따르면 ‘프로젝트 룬’의 다음 단계는 남위 40도선을 따라 끊어지지 않는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남위 40도선을 따라 수천 개의 비행선이 올라갈 계획이다.

구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대서양과 인도양,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태평양, 남아메리카를 잇는 인터넷 통신망이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인터네넷 소외지역에 살고 있는 수십억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TAS 인수로 공중 인터넷망 기술 확보

구글은 이 계획을 위해 태양광 드론(무인비행기)으로 잘 알려진 스타트업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Tatan Aerospace)’를 인수했다. IT 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14일 월스트릿저널 기사를 인용,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구글이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설립된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뉴멕시코 주에 연구개발 시설이 있는 비상장 기업이다. 이곳에서 개발한 무인기는 너비 50미터 크기로, 고도 약 2만 미터 상공을 비행히할 수 있다.

또 날개를 통해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으며, 이 전력으로 프로펠러를 가동시키면서 약 5년간 연속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대변인은 블로그를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와 구글이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이 기술협력이 아직도 인터넷 접속을 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재난 구조(disaster relief)나 삼림 벌채와 같은 환경 파괴(environmental damage)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페이스북도 신설 법인 ‘Internet.org’를 출범시키며 전 세계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발표하는 등 구글과 경쟁구도를 보이는 행보를 보여 왔다.

이를 위해 주커버그는 신설 법인 ‘Internet.org’을 설립했다. 이어 ‘Connectivity Lab’ 등을 통해 공중에 무인헬기를 띄워 인터넷 지상으로 인터넷 신호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타이탄 에어로 스페이스’ 인수도 함께 추진해왔다.

그리고 불과 한 달 전까지 페이스북의 ‘6천만 달러 인수설’이 흘러나왔지만, 이번 구글의 인수 확정 발표로 페이스북 행보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공중 인터넷망 구축 경쟁을 벌여온 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구글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2013년 UN의 ICT 분야 전문기구인 ITU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보급률은 39%로 고작 27억 명만이 인터넷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빠른 인터넷 속도가 관건인 선진국과 달리, 아직도 광케이블을 설치해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선진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77%인 반면, 개발도상국의 보급률은 16%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쟁은 부족한 광케이블을 공중케이블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구름 위에서 펼쳐질 대단위 Wi-Fi 프로젝트가 큰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4-04-16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