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국민의 희망을 안고 오늘 오후 발사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9일 오전10시 현재 연료주입 이전까지 발사와 관련된 모든 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사 시각은 발사 전에 열리는 나로호 3차발사 관리위원회에서 데이터 분석이 모두 끝난 후 최종 결정된다. 위원회에서는 발사 관련 데이터를 모두 분석한 후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오후 1시 30분 정확한 발사 시각을 공개할 계획이다.
마지막 변수는 날씨 상황인데 기상청에서는 발사 시간대 풍속을 초속 6m로, 구름상태도 양호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풍속이 초속 15m이상이면 발사명령은 내려지지 않는다. 또 낙뢰우려 짙은 구름을 우려하고 있는데 대기상태 역시 양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사성패를 좌우하는 시간… 이륙 후 9분
나로호 발사 시간대는 잠정적으로 오후 4시부터 6시 55분까지다. 제 3차 나로호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오후 1시30분 최종 발사 시각이 결정되면 연료 주입이 시작되고, 최종 발사 지시는 발사 예정시각 20분 전에 내려진다.
▲ 나로호 발사 후 예상궤도. 발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시간은 이륙 후 9분이다. 나로호가 목표 궤도에 진입하면서 나로과학위성이 분리되고, 분리된 과학위성은 발사 2시간 20분 뒤 노르웨이 지상국과, 13시간 뒤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교신을 시도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 발사 자동 카운트다운은 발사 예정시각 15분 전부터 시작된다. 1단 엔진 점화는 발사 3.8초 전에 이뤄지고, 발사 예정시각 정각에 카운트다운이 `0`을 가리키면 나로호는 발사체로부터 불을 뿜게 된다.
나로호 발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시간은 이륙 후 9분이다. 나로호가 목표 궤도에 진입하면 나로과학위성이 분리된다. 분리된 과학위성은 발사 2시간 20분 뒤에는 노르웨이 지상국과, 13시간 뒤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교신을 시도한다. 교신에 성공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를 자력으로 쏘아 올린 국가들의 모임인 '스페이스 클럽'의 10번째 회원이 된다.
이번 3차 발사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기술적인 보완을 거듭한 결과다. 2차 발사 때 문제가 된 페어링 분리 장치에 대해서는 분리 시 사용하는 기폭장치를 이전보다 훨씬 더 안전한 저전압 방식으로 바꿨다.
2차 실패 원인 조사에서 고체연료 폭발 원인으로 추정된 비행종단시스템(FTS·Fight Termination System)은 아예 없애 버렸다. FTS는 비행 궤적이 바뀌는 만일의 상황에서 민가 피해 등을 막기 위한 자폭 장치이지만, FTS를 제거해도 사실상 안전에 문제가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단부에 있는 모든 고전압 장치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모두 없앴다. 지난달 26일 문제가 된 발사체-발사대 연결부위 부품인 '어댑터 블록'도 러시아 측에서 새로 제작한 것으로 교체했으며, 실제 상황을 대비한 실험을 통과했다.
성공염원 간절… 더 많은 기술 축적해야
위성을 탑재한 나로호는 29일 오후 4시에서 6시55분 사이에 나로우주과학센터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후 위성을 씌운 덮개와 추진제를 필립핀 동쪽 440km에서 640km 공해상에 떨어뜨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나로호 발사 시 항공기 및 선박 안전을 위해 발사장 주변 공·해역 및 나로호 발사체 낙하경로에 포함된 일부 항공로를 폐쇄하고 선박운행을 통제한다. 오후 3시부터 7시5분까지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을 전면 통제할 예정.
항공기의 경우 부산-제주 항공로가 폐쇄됨에 따라 이 노선을 부산-광주-제주로 우회시킬 계획이다. 우회대상 항공기는 총 22편이며, 우회거리는 약 102km, 우회시간은 약 10분이 이다.
해양의 경우는 약 70여척의 선박이 통제 대상으로 종합정보시스템(http:\\gicoms.go.kr) 웹사이트, 해상교통관제방송, 해상교통문자방송(NAVTEX) 등을 통해 발사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나로호 3차 발사의 의미는 매우 크다. 현실적으로 러시아와의 계약상 3차 발사까지만 공동개발이 가능해 이번 발사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러시아의 참여는 끝나게 된다. 오랫 동안 애를 태운 국민 입장에서는 다른 어느 때보다 성공을 염원하는 마음이 강렬한 상황이다.
그러나 워낙 많은 부품이 내장된 관계로 로켓 발사는 항상 실패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우주개발 전문가들은 이번 세 번째 발사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그동안 발전시켜온 대형 발사체 기술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