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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은숙 기자
2011-05-17

말기 간질환, 간이식 없이 치료 가능 유전적으로 재구성된 세포가 손상된 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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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생체내의 독소를 없애는 것에서부터 생체 내에 필요한 단백질을 생산하는 등의 많은 기능을 한다. 이처럼 간은 놀라운 복합기능을 가진 기관이기 때문에 인공 간이 간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말기 간질환 환자의 경우 유일한 치료법은 간을 이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장기기부가 있을 때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적기에 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식을 받더라도 면역 거부반응에 의해 사망하는 위험도 따른다.

그런데 최근 말기 간질환을 간이식 없이 치료 가능하게 하는 연구가 진행돼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중국의 세포생물학자 휘리지안과 그의 팀은 쥐의 꼬리 끝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성숙한 간세포와 유사하게 유전적으로 재구성(cell reprogramming)한 후 쥐의 손상된 간에 주입한 결과 간이 회복되는 결과를 얻었다. 세포 재구성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함을 실제로 입증한 이 연구는 네이처지 5월 11일자에 게재됐다.

세포 재구성 방법으로 간이식 없이 간치료

세포 재구성(cell reprogramming)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세포에 이 기술을 적용해 말기 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간 이식을 하지 않고도 세포 재구성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줄기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유전자 재구성된 세포를 이식해 전환분화(transdifferentiation)1의 방법으로 손상된 장기를 치료하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인간이 아니라 쥐를 모델로 연구를 진행했고 실제 치료에 응용되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음에도 불구,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의 줄기세포 생물학자인 폴 가듀는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이 연구결과는 정말 흥미롭다. 만약 이 방법을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면 이 치료법은 정말 획기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유전자 재구성된 쥐의 꼬리세포가 간세포로 기능

전환분화방법은 혈액세포, 심장근육세포, 뉴런세포를 생산하는 데 사용돼 왔지만 간세포를 전환분화방법으로 생성하는 것은 아직까지 난제로 남아있다.

휘리지안 연구팀은 간세포의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키는데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을 꼬리의 체세포에서 발현시킴으로써 이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다. 즉, 쥐의 꼬리로부터 체세포를 취해 간세포 기능에 중요한 세 개의 단백질을 발현시키고 ‘p19’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억제해 꼬리의 체세포가 간세포처럼 기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생체 내의 독소를 분해하지 못하는 쥐 모델을 만든 후, 유전자 조작한 세포를 이식한 쥐 그룹과 이식하지 않은 그룹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유전자가 재구성된 세포를 이식하지 않은 쥐는 몇 주 안에 사망했고 세포를 이식한 쥐는 12마리 중 5마리가 살아 남았다.

연구팀에 의해 만들어진 세포는 여러 유전자의 발현이 정상 간세포와 완전히 일치하진 않았다. 휘 박사는 이 때문에 조작한 세포를 이식한 쥐의 일부만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간은 전체의 3분의2를 떼어내도 간세포의 뛰어난 분화능력으로 빠르게 재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간세포는 실험적 배양이 잘 되지 않는 까다로운 세포로도 알려져 있다. 완벽한 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현재로선 많은 걸림돌이 있지만 연구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완벽한 세포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피츠버그대의 소아 장기이식 외과 의사이자 줄기세포 연구자인 폭스는 “현재의 연구방법이 간치료를 위한 최종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세포 재구성 방법이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치료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중요한 연구”라고 말했다.

1. 줄기세포가 아닌 세포가 다른 종류의 세포로 분화하는 현상 또는 이미 분화된 줄기세포가 이미 정해진 분화 경로를 벗어나 다른 세포로 분화하는 현상

김은숙 기자
eskim@kofac.or.kr
저작권자 2011-05-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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