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만 5세 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개월 이상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이 분유수유 아동보다 행동 장애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아동 질병 전문학술지 ‘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 저널에 게재됐다.
모유수유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건강상의 장점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들은 질병 감염률이 더 낮고, 모유수유를 한 여성 또한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그 밖에 모유수유 아동이 IQ가 더 높고 비만도가 감소하는 등 건강 및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다양한 장점들이 연구를 통해 제시돼 왔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에섹스대, 런던대, 요크대의 연구팀과 함께 모유수유 기간과 5세 아동의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팀을 이끈 옥스퍼드대 국립 출산 질병 연구센터의 마리아 퀴글리 박사는 “우리는 적어도 4개월 이상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이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보다 행동 장애가 더 적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Millenium Cohort Study(새천년 집단 연구)’라고 불린 이번 연구는 2000~2001년 사이 태어난 9천500명이 넘는 백인가정의 아기와 엄마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아기가 9개월이 됐을 때 엄마가 모유수유를 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모유수유를 했는지를 인터뷰를 통해 조사했고 이후 2년 마다 인터뷰를 실시했다.
모유수유가 가진 놀라운 효과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아이가 5세가 됐을 때 설문조사를 통해 행동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선별했다. 설문지는 부모에 의해 작성됐고 설문지 분석을 통해 상위 10%의 점수를 받은 아이들이 비정상 범위로 분류됐다. 질문은 세 가지 분류인 감정(분리불안, 걱정 등), 행실(거짓말, 훔치기 등), 과잉행동(차분하지 못함 등)으로 나누어 비정상 정도를 분석했다.
“행동장애는 난폭하고 다루기 힘든 아이에 국한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아이들과 생활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행동들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마리아 퀴글리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결과, 분유를 먹은 아기 16.1%(3천292명중 530명), 4개월 이상 모유를 먹은 아기 6.5%(2천741명중 179명)가 비정상 범위에 속했다.
그러나 모유수유만이 행동장애의 직접적 요인이라 단정하기는 힘들다. 마리아 퀴글리 박사는 “이 결과가 모유수유의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라 다른 요소들에 의한 영향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대상으로 참여했던 두 그룹은 사회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었다. 모유수유를 한 그룹이 평균적으로 더 나이가 많고 더 많은 교육을 받았으며 사회적·경제적인 위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아 퀴글리 박사는 이에 대해 “모유수유 이외의 다른 요소들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두 그룹 간의 이런 차이점들을 반영했다”며 “데이터를 조정한 후에도 결과는 여전히 더 오랫동안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아이 행동장애의 위험을 3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마리아 퀴글리 박사는 “우리는 이러한 결과가 ‘분유에는 없는 모유의 어떤 성분이 아기의 신경학적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지’,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엄마와 아기의 밀접한 상호작용 때문인지, ‘모유수유 아기들이 병에 잘 걸리지 않아서 생기는 연쇄 효과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모유수유를 함으로써 아동의 행동 장애를 감소시킬 수 있는 모유수유의 또 다른 장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 김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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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5-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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