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서울=연합뉴스 제공) 신호경 기자
2011-03-21

원전, 잇단 희소식에 '기대' 연료봉 온도 낮아져…원자로 압력 낮추는 게 과제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가 최악의 상황을 피해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원자로 냉각수 수위, 사용후 핵연료봉 수조의 온도 등이 '위험' 수준에서 벗어났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전력선 재구축 작업의 진전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곧 본격적으로 전원 공급이 시작되면 사태가 더욱 빠르게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 높아진 수위, 낮아진 온도…'안도' = 현재 외신 등을 종합하면 1~3호기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는 노심 상부로부터 1~2m 수위까지 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호기의 경우 현재 원자로 안에 핵연료봉이 들어 있지 않아 원자로 내부의 온도 및 냉각수 수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때 2호기의 경우 노심의 핵연료봉이 완전히 냉각수 위로 노출돼 '노심용해(핵연료봉이 녹는 현상)' 가능성이 거론됐던 상황과 비교하면 다행스러운 변화다.

소방 호스 등을 연결해 바닷물을 계속 원자로 내부에 주입한 효과로 분석된다.

원자로 내부의 충분한 물은 달궈진 핵연료봉을 식힐 뿐 아니라 핵연료봉의 방사성 물질을 흡수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앞으로 전원 공급과 함께 본격 시도될 냉각수 공급 작업의 위험성도 크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한때 원자로 냉각수 수위가 확인조차 되지 않아 걱정했으나, 현재 공개된 수치들이 맞다면 희망적"이라며 "계측 결과 노심 상부로부터 1~2m까지 물이 있다면 거품 높이 등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수위가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바닷물 퍼올리는 자위대 헬기(AP/요미우리신문=연합뉴스)
바닷물 퍼올리는 자위대 헬기 (AP/요미우리신문=연합뉴스) 17일 오전(현지시각) 일본 동북부 해상에서 자위대 헬기가 후쿠시마(福島)현 제1원자력발전소를 냉각시키기 위해 쏟아부을 바닷물을 퍼올리고 있다.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안전연구본부장은 "핵연료봉의 온도가 낮은 상태라면, 전원 공급 후 과열된 핵연료에 냉각수가 갑자기 들어갈 때 예상되는 수소 발생 등의 문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일 오후 기준으로 사용후 연료를 담아두는 저장 수조의 온도는 1~6호기 모두 100℃ 미만으로 확인됐다. 핵연료봉 용해나 재임계(핵분열)뿐 아니라 핵연료봉 피복재 연소 조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온도다. 자위대 헬리콥터와 소방 살수차를 동원한 필사적 냉각수 살포 작업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원자로 압력 조절이 남은 과제 = 이제 남은 문제는 원자로 내부의 압력을 적절히 조절해 격납용기 파열 등의 추가 사고를 막는 일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자로의 구조를 살펴보면, 1차로 20㎝ 정도 두께의 탄소강으로 만든 '압력용기'가 원자로를 싸고 있고, 그 밖에 다시 강철과 콘크리트로 이뤄진 '격납용기'가 버티고 있다.

압력용기는 원자로 운전 중 보통 70기압 정도의 압력을 받고, 비상시 100기압 이상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격납용기의 경우 설계 압력이 4기압 정도로, 만약 2배인 8기압 이상이 가해지면 깨질 수도 있다.
평상시라면 압력용기 안의 증기가 많아질 경우 일단 증기를 격납용기와 압력용기 사이 공간으로 빼내고, 이 증기는 다시 원자로 아래 파이프로 연결된 도넛 모양의 '서프레션 풀'(압력조절장치)로 내려가 물로 응축된다.

그러나 이번 후쿠시마의 경우처럼 전력 공급 등의 문제로 이 같은 구조의 압력조절이 여의치 않으면,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사이의 압력이 계속 높아지고, 격납용기의 균열 또는 파열을 막기 위해 결국 인위적으로 증기를 빼줘야 한다.

1호기의 경우 한때 격납용기가 받는 압력이 8기압에 달해 이미 증기를 일부러 외부로 빼낸 바 있다. 2호기와 3호기도 결국 조만간 이 같은 증기 배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로의 증기 압력 상승은 냉각수 공급 등 복구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일로, 특별히 새로운 위험 신호는 아니다.

다만 현재 각 호기의 외벽 건물이 대부분 손상된 만큼, 격납용기에서 증기를 빼낼 때 기체 형태의 방사선 물질도 함께 공기 중으로 나간다는 점이 고민이다.

KAIST 정 교수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일부러 공기 중에 방사선 물질을 배출한다는 비난을 의식하고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격납용기 손상 등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난 20일 오후 3호기의 격납용기 내 압력이 상승, 증기를 배출하는 작업을 검토했다가 압력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자 이를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