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가 당뇨병을 촉진시키는 세포내 원인 신호체계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이는 성인의 혈당이 한번 올라가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원인이 음주 때문임을 보여주는 결과로 적당량의 술이 만성질환 예방효과가 있다는 기존 보고들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 대사영양질환과 김원호 박사팀은 알코올 중독성 질환자의 30∼40%가 당뇨병을 갖고 있다는 임상적 소견에 따라 동물실험을 통해 알코올이 췌장세포의 기능저하 및 세포사멸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생화학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실험결과 만성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한 쥐의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세포의 크기가 감소하고 혈당 분해효소(GCK.글루코카이나제)도 감소해 당분해 능력이 급격히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를 하면 췌장 속의 GCK가 알코올로 생성되는 독성산화물질들에 의해 구조변화를 일으키면서 쉽게 분해돼 그 양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알코올을 8주 동안 먹인 쥐에 인슐린을 주사한다 해도 정상군 쥐들에 비해 당을 분해시키는 능력이 크게 감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알코올은 그간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등 대부분의 만성질환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왔지만 아직까지 위험인자로서의 그 정확한 역할 및 조절메커니즘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도한 음주문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2.8%에 해당하는 20조990억원(2005년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술을 마시면 GCK 구조가 변화돼 혈액 속의 당을 제대로 분해시키지 못하고 이로 인해 혈당 분해에 중요한 인슐린을 생성ㆍ분비하는 췌장세포의 기능이 저해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데 의의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원호 박사는 "알코올이 인슐린 생성에 중요한 효소인 GCK의 구조변화를 통해 췌장세포의 기능저하 및 세포사멸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혈액속의 당을 정상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 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코올 섭취 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GCK 및 인슐린 증가는 독성을 방어하기 위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예방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알코올 중독환자들의 혈당 분해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과도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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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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