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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박미진 객원기자
2010-10-13

무리한 가을 산행, 건강엔 독 산행 전 준비운동 챙기고, 산행 중 음주는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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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로 접어들면서 건강을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칫 들뜬 분위기에서 산행을 하거나 부주의할 경우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즐거운 산행이 악몽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산에 오르기 전부터 신경 써야 할 점들이 있다”며 “무리한 산행 코스를 선택하지 말고 산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산행 사망 사고, 심장마비가 가장 많아

최근 3년간 국립공원 등산객의 사고 통계를 보면, 등산객에게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나 고혈압과 같은 질환에 의한 사고였으며 다음으로 추락사가 뒤를 이었다.

평소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가 무리한 코스로 산행을 할 때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되는데, 응급구조가 늦거나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제때 하지 못하는 상황이 더해져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북부노인병원 내과 이향림 과장은 “특히 거친 호흡과 땀으로 몸 안의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면 혈액이 농축돼 심장과 뇌 속의 혈관을 막는 위험요인이 된다”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통, 구역질이 동반된다면 산행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휘파람을 불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등산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구급약을 휴대하는 것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는 것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이 과장은 “산행은 하체 강화와 심폐기능 향상, 신진대사 촉진 등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며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뛰어나지만 부상을 당하기도 쉬운 운동”이라며 “천천히 움직이고 8시간 이상의 산행을 피하는 것,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것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산행 전 준비운동, 부상 위험 줄여

기을 산행으로부터 부상을 예방하려면 발목 강화 운동을 틈틈이 해주고 산에 오르기 전에 약 15분 동안 목과 허리, 무릎 등의 관절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또 등산화나 모자, 상비약과 여벌 옷 등 필수 장비를 빠뜨리지 않고 장난치듯 뛰는 등의 위험한 상황을 피한 채 오이 등을 섭취해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남 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상범 과장은 “산행을 하다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질 때나 쉬었다 가려고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산행을 중지한 후 관절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며 “무릎이 꺾여 넘어지면 연골판이 찢어지는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짐을 되도록 가볍게 하는 등 무릎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행을 하다 미끄러져 넘어질 경우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십자인대나 연골 판이 손상된 것일 수도 있다.

김 과장은 “방향전환을 할 때 다리가 주로 빠지는 느낌이 들거나 걸어 다닐 때 자갈밭을 걷듯이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 쪼그려 앉을 때 심한 통증이 생긴다면 관절에 이상이 생긴 것인 만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행 음주, 생명마저 위협

산행 도중이나 정상에 올랐을 때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지만 가볍게 마시는 술 한, 두 잔도 치명적일 수 있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몸의 균형감각과 반사 신경을 더디게 해 실족 사고나 부상의 위험을 높이고 심혈관계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서이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음주를 통해서 혈관이 확장돼 저체온증의 가능성이 좀 더 증가할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산행 중에는 음주를 피해야 한다”며 “부득이하게 단합대회 등으로 인해 술을 마시게 된다면 수분 섭취를 많이 하고, 매우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행 효과 높이려면 평소 주 2~3회 운동

주중에 전혀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이 주말을 이용해 무리한 산행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주일에 1번 정도의 산행으로 심폐기능 향상 등의 운동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산행으로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주 2~3회 이상 꾸준히 등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주중에 3일 이상, 20∼60분간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을 하면서 등산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한양대 구리병원 재활의학과 한승훈 교수는 “오르막내리막을 걸을 때 체중부하로 골밀도가 향상되고 최대량의 75% 정도의 힘으로 장시간 근육을 쓰기 때문에 근력보다는 근지구력이 크게 강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체력이 약한 사람들이 무리한 등산코스를 택하면 하지의 관절(고관절, 발목, 무릎) 및 근육에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통이 있는 사람이 너무 무거운 배낭을 메는 것은 요추부위의 신전을 유발해 요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지나치게 비만이거나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자들도 높은 산에 오르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한 교수는 “종아리에 울퉁불퉁 힘줄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환자도 등산이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어르신들의 경우 매일 5~10분 정도 국민체조 같은 유연성 운동을 하고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고 조언했다.
박미진 객원기자
lovingschool@naver.com
저작권자 2010-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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