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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편집위원
2010-08-13

고통 받고 있는 비만대국, 미국 지난 10년간 성인∙아동 비만율 2~3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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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이 지금 선진국∙후진국에 관계없이 세계적인 유행병(epidemic)이 됐으며, 비만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26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WHO가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에 의해 집계한 세계 과체중 인구는 3억명에 이른다. 그러나 지금도 계속 과체중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어 오는 2015년이 되면 15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HO는 각국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세워줄 것을 주문했다.

지금의 비만 문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곳이 미국이다. 최근 WHO가 비만대국으로 선정한 미국은 최근 수년 간 비만율이 급속히 치솟고 있으며, 그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암∙심장병∙당뇨병 등으로 의료비 지출 급증

2009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26.7%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2007년 25.6%에 비해 1.1%가 늘어난 것이다. 비만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전체 성인인구 중 비만인구가 30%를 넘어선 주도 2007년 3개에서 2009년 9개로 늘어났다. 약 3배가 늘어난 셈이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에는 성인 비만인구 비율이 30%를 넘어선 주는 하나도 없었다. CDC의 토마스 프리덴 소장은 최근 ‘에브리데이 헬스(Everyday Health)’ 지와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성인에 있어 약 2배, 아동에 있어 약 3배로 비만인구가 늘어났다”며 이로 인한 폐해를 크게 우려했다.

비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암, 심장병과,당뇨병 등에 걸려 고통을 겪거나 사망하고 있다는 것. 토마스 프리덴 소장은 “이 같은 상황을 국민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며 보건당국을 비롯한 의료관계자들이 비만의 위험성에 대해 더 많은 홍보활동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00년 미국 보건당국은 비만 인구 비율을 15%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그러나 지금 50개 주 가운데 이 목표를 달성한 주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지난 2007년 이후 2년간 2천400만 여명의 비만인구가 더 늘어났다.

비만인구 증가로 의료비용 지출규모도 급증하고 있는데, 2008년 비만과 관련 지출된 의료비가 1천470억 달러로 치솟았다. CDC 관계자는 비만인의 경우 지난 2008년 중 정상인보다 1인당 평균 1천429달러를 더 많이 지출했다고 말했다.

CDC는 그동안 체질량지수(BMI)에 의거, 전화, 혹은 설문형식 등을 통해 비만인구 실태를 조사해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남녀를 불문하고 자신의 몸무게를 낮춰서 답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미국의 비만인구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CDC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2009년 26.7%의 성인 비만인구 비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7~2008년 중에 실시된 미 보건당국의 건강과 영양상태 조사에서는 BMI에 의한 미국 비만인구가 33.9%, 7천300만 여명에 달했다. 당시 보건당국은 설문이 아닌 실제 측정에 의해 비만을 판정했다.

흑인 성인여성 비만율 41.9%에 달해

최근의 통계는 특히 흑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CDC 통계에 의하면 흑인 남성의 비만율이 36.8%, 흑인 여성의 비만률이 41.9%에 달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 히스패닉의 경우도 남∙녀 평균 비만율이 30.7%로 평균 26.7%를 훨씬 넘어섰다. 반면 백인의 경우는 남∙녀 평균 비만율이 25.2%로 평균보다 1.5% 낮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또 다른 새로운 사실은 교육의 영향력이었다. 비만 인구 중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비율이 32.9%에 달했다. 학교로부터 비만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 비만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거주지 역시 비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남부지역의 경우 성인 28.4%가 비만이었다. 반면 북부 지역의 비만율은 24.3%, 서부 지역의 비만율은 24.4%에 머물렀다. 주에 따라서는 더 큰 차이가 났다. 중서부인 콜로라도 주의 비만율은 19.0%로 내려가지만, 중남부인 미시시피주의 경우는 34.4%로 무려 14.4%의 차이를 보였다.

토마스 프리덴 소장은 “지금처럼 급속히 비만이 확산될 경우 미국인 건강에 큰 재난이 닥칠 것이다. 비만 문제는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며 “국가적으로 비만 문제에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개인적으로도 비만 방지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먼저 ▲ 운동 등을 통해 육체적인 활동량을 늘리고 ▲ 유아에 대해서는 모유를 수유해야 하며 ▲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 가능한 한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을 줄이면서 ▲ 고칼로리 식품, 특히 설탕 성분이 많이 들어간 음료수 섭취를 줄일 것을 당부했다.

영양학자인 사만타 헬러 박사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미국의 비만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만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 문제, 건강식품 공급 문제, 건강을 위한 녹색 공간 창출, 영양 상담 등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으며, 이 같은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비만을 방지하기 위한 기금 조성 문제가 쉽지 않다. 사만타 헬러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기를 원하지만 , 비만율이 증가하는 것을 해결할 의지는 그다지 크지 않다”며 “보건당국이 나서 기금 조성을 위한 설득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8-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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