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남. 35)는 2년전부터 잇몸뼈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염이 발생해 병원을 다니고 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평소에 이가 시리거나 양치할 때 잇몸에서 피가 많이 나기는 했지만 큰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병원진료를 받지 않았다. 최근 너무 아파 병원을 찾은 박모씨는 치주염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결국 이를 뽑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당뇨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서 발생기는 급성 치주염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각별한 구강 관리가 요구된다. 흔히 '풍치'라고 하는 치주 질환 환자가 7~8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은염·치주질환(K05)'은 최근 5년간(2005년~2009년) 진료인원 및 총진료비가 각각 연평균 9.4%, 13.1% 증가했으며, 매년 7~8월 질환이 급증해 여름철 최다 진료인원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치' 치주질환…여름철에 가장 많은 이유
치주질환은 흔히 풍치라고도 한다.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르며 잇몸에 국한된 염증상태이고, 치주염은 염증이 잇몸과 잇몸 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말한다. 치은염은 잇몸의 염증으로 일반적인 염증의 증상과 같이 잇몸이 빨갛게 붓고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염증이 지속되어 치주염으로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구취가 나며, 심한 경우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고,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최근 치주 질환 환자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치주질환 진료인원은 지난 2005년 515만명에서 지난해 738만명으로 4년간 223만명, 연평균 약 55만 8천명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주질환 총 진료비는 2005년 2천 165억원에서 2009년 3천 532억원으로 4년간 1,367억원, 연평균 약 341억 7천만원씩 증가했다.
최근 5개년의 다빈도 질환 순위에서 '치은염·치주질환'은 지난 2005년 5위에서 2009년 3위까지 올라섰으며, 감기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질환으로 나타났다. 성별 분석결과 최근 5개년의 진료인원은 남성이 여성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연령별 분석결과 '치은염·치주질환'의 진료인원은 남녀 모두 40대~50대가 전체의 40%이상을 차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60대(13.9%)가 20대(9.8%)보다 진료인원이 많았지만, 여성은 20대(13.7%)가 60대(13.4%)보다 오히려 진료인원이 많았다.
심평원은 "7~8월에 치주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여름철에는 체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구강내 세균이 활성화되어 감염이 잘 생기게 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섭취가 늘어나 치아를 부식시키는 등 치주질환을 발생시키며, 갈증이 나면서 살균작용을 하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치아가 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밝혔다.
치주질환 치료·예방, 어떻게 하나…"세균성 플라그 제거"
의료계에 따르면 치주질환은 연령과도 관계가 깊은데 20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에는 과반수이상에서, 35세 이후에는 4명당 3명꼴로, 40세 이상의 장노년층의 경우 80~90%에서 잇몸질환이 발생한다.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플라크(plaque)라는 세균막이 원인이다. 플라크는 끈적끈적하고 무색이며, 이것이 제거되지 않고 단단해지면 치석이 된다.
플라크와 치석이 쌓이면 잇몸이 치아로부터 떨어지고, 이로 인해 틈이 벌어지면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치주낭이 형성된다. 염증이 진행되면 잇몸과 치아 사이가 더욱 벌어지고 치조골과 치주인대가 파괴되며, 결국에는 흔들리는 치아를 발거해야 한다. 단백질, 비타민 등의 영양부족, 임신한 경우, 당뇨병 등과 같은 호르몬 장애, 흡연 등이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치은염은 잇몸이 빨갛게 붓고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칫솔질만 꼼꼼히 해도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염증이 진행되어 치주염으로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계속해서 구취가 나며,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치주질환의 치료의 핵심은 세균성 플라크와 치석을 깨끗이 제거해 세균의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먹는 잇몸 치료약은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클로르헥시딘(chlorhexidine)이라는 양치액을 사용하거나 잇몸과 치아 사이에 특수 약제를 넣기도 하며, 잇몸에 있는 특수한 세균을 박멸하기 위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치주질환이 치조골(잇몸뼈)의 흡수까지 진행되어 스케일링(scaling)을 포함한 일반적인 치주 치료만으로는 잇몸질환이 개선되기 어렵다면 치주수술을 해야 한다. 치주수술은 국소마취하에 진행되므로 통증이나 불편감 등은 없다. 먼저 잇몸을 열어 치아와 그 뿌리가 잘 보이도록 한 다음 잇몸 속의 세균성 치석 등을 깨끗이 제거하고 다시 잇몸을 닫아 봉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필요한 경우 잇몸뼈를 다듬거나 인공 뼈를 이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후나 취침 전 양치질을 통해 치아에 치태와 치석의 형태로 존재하는 세균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칫솔질은 하루 3번 이상 실시하며,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 치아 인접면을 깨끗이 한다. 치과에서 1년에 1~2번 정기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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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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