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서울 용산구에서 제법 규모 있는 컴퓨터 도매상을 운영하는 차모(40·남)씨는 여름이 싫다. 특히 요즘같이 낮 기온이 25도까지 오르면 사람만나기가 두렵다. 바로 땀 때문이다. 거래처 사람을 만날 일이 많은데 땀으로 셔츠 겨드랑이가 흠뻑 젖어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게다가 냄새까지 나면 어깨가 움츠려들고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이렇듯 차씨처럼 여름만 되면 땀이 많아 곤욕을 치르는 이가 많다.
땀은 우리 몸의 열을 발산시키고 체온을 조절하며, 몸 안의 나쁜 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운동을 할 경우나 온도가 높은 곳에서 흘리는 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나거나 너무 나지 않을 때는 오히려 불편을 느끼게 된다.
움직임이 많지 않은 일을 하거나 가벼운 운동만 하는데도 땀이 비 오듯 하거나 음식물을 먹기만 하면 머리에서부터 온 몸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아무리 격한 운동을 해도 찜질방 같이 더운 곳에 있어도 땀이 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지나치게 나지 않는 것은 모두 우리 몸의 부조화가 수정되지 않고 지속되는 병적인 상황이다.
다한증, 일반인보다 땀 최고 8배 많아
다한증은 땀이 생리적인 요구보다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것을 말한다. 교감신경 기능의 비정상적인 항진으로 두피와 얼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 국소적 부위에 땀이 나고, 과도한 땀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계절에 다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일반인들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600~700㎖. 이에 비해 다한증 환자들은 하루에 2~5L를 흘려 3~8배나 많다.
다한증은 땀으로 인해 냄새가 나는 액취증과는 차이가 있다. 인체에는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 있는데 전자는 액취증을 후자는 다한증을 유발한다.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피부 표면에서 세균과 결합해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아포크린 땀샘은 털과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옷이나 속옷에 묻어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즉, 단순히 땀이 많으면 다한증, 양이 적더라도 냄새를 동반하면 액취증인 것. 그러나 이 두 가지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다한증은 1차성 다한증과 2차성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1차성 다한증은 대부분 온도나 감정의 변화, 교감신경 활동증가에 의해 자연 발생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6~1% 정도가 1차성 다한증에 해당하며,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이 장년층보다는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반면, 2차성 다한증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대개는 뇌하수체, 시상하부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이상이나 결핵과 갑상선 질환, 당뇨병, 크롬친화성 세포종 등의 질환으로 인해 생긴다.
다한증의 종류는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손바닥과 발바닥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안면 다한증 등으로 분류한다. 이중 가장 흔한 것은 ‘손바닥 다한증’으로 글씨를 쓰거나 타인과 악수를 할 때, 컴퓨터 키보드를 사용할 때 등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나서 종이가 젖거나 자국이 남아 심리적으로 위축,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겨드랑이 다한증’은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로 옷을 입으면 겨드랑이 부분이 흥건하게 젖어 때로는 변색돼 신경이 쓰인다.
얼굴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안면부 다한증’이라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 중에도 얼굴이 땀으로 완전히 적고 심할 경우 땀이 떨어질 만큼 많이 나서 매우 당황하게 된다. 안면부 다한증은 흉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수술을 할 정도로 심하지 않다면, 땀 분비를 억제하는 바르는 약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로 염화알루미늄 제제를 증상 부위에 바른다. 취침 전 샤워 후 부위를 깨끗하게 한 뒤 2~3회 가량 바르고 다음날 아침 부위를 씻어낸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톡스를 주사하는 방법도 이용한다. 보톡스를 피하조직에 소량 주입하면 아세틸콜린 전달을 막고 근육마비를 일으켜 발한을 억제시킨다. 용량에 따라 1개월부터 길게는 1년까지 지속 기간을 달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재발이 잘 되며 비용이 많이 든다.
이온 영동치료는 전기 힘을 이용해 이온이나 이온화된 약물을 피부나 점막으로 국소 투여하는 치료방법이다. 장점은 약물의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주사와 달리 통증이 적으며 혈관이 없는 부위에도 약물 투여가 가능하다.
전해질 용액에 증상 부위를 담근 상태에서 전류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한번에 20분씩, 1주에 수차례 시행하면 2주 내지 6개월 정도는 땀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술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치료 중단시 재발 염려와 물에 담그기 힘든 부위는 치료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땀과 세균의 합작품 ‘액취증’… 어떻게 대처하나
우리 몸의 땀샘은 무색, 무취, 무미로 체온조절과 노폐물 배출을 담당하는 에크린 땀샘과 겨드랑이, 회음부, 유두주위, 배꼽주위 등 특정부위에 발달해있는 아포크린 땀샘의 2종류로 나뉜다. 사춘기 때부터 아포크린 땀샘은 크기가 커져서 기름기가 있고, 색깔이 없으면서 냄새도 나지 않는 물질을 분비한다.
겨드랑이의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 되는 땀 자체가 원인은 아니고 피부나 겨드랑이에서 분포하는 세균(혐기성 디프테리아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불쾌한 냄새의 지방산을 생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발바닥에 생기는 취한증은 에크린 땀샘에서 분비된 땀에 의해 각질층이 물러져서 여기에 세균이 증식해 발생하며 특별히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온 땀과 겨드랑이에 사는 세균의 합작품이다. 따라서 액취증 제거도 땀을 줄이거나 세균 증식을 막는 방법이 대부분이다.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흉부외과 신호승 교수는 "가벼운 증상에는 몸을 자주 씻어 청결하게 유지하고, 땀을 억제하는 약제를 바르거나 살균작용의 약용비누나 파우더를 사용하며,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는 등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향수를 이용해 냄새를 커버하거나 제모를 해서 세균증식을 막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일시적일 뿐 악취를 완전히 근절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포크린 땀샘을 파괴하거나 제거하는 외과적인 수술로 근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아주 작은 절개 부위를 통해 가는 금속관을 삽입, 마취한 후 진동을 줘 피하 지방층에 있는 땀샘을 흡입, 제거하는 땀샘 제거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흉터와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요즘에는 절연침이나 흡입술을 이용한 치료법이 등장했다. 또한 보톡스 주사요법이 쓰이기도 하는데, 효과가 3~6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반복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 저작권자 2010-06-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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