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1809~1882)은 '종의 기원'을 집필하면서 훗날 자신의 연원이 소상히 밝혀질 줄을 상상이나 했을까?
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IBM이 후원하는 5개년 계획의 계통학 프로젝트에 다윈의 고손자인 크리스 다윈도 포함됐다.
연구진은 크리스의 침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하고 Y염색체를 조사해 부계를 통한 다윈가(家)의 내력을 파악했다.
그 결과 다윈의 조상은 약 4만5천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중동으로 이주한 초기 현대 인류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윈의 조상은 이후 유럽으로 다시 옮긴 뒤 스페인 남부에서 빙하기를 견뎌냈고 1만2천년 전 영국에서 새 터전을 잡았다.
이번 조사에서 다윈은 'R1b'라는 집단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그가 유럽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몰아내고 번성한 크로마뇽인의 직계 후손이라는 뜻이다.
지난 1986년 영국에서 호주로 이민해 여행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는 고조부인 다윈이 이 같은 결과에 매료됐을 것이라며 "유전자로 자신의 조상이 특정 시기 어디에 있었는지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스펜서 웰스 박사는 지금까지 조사에 참여한 35만명 외에 앞으로 10만명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모두 몸속에 역사 문서를 갖고 있어서 종족의 최초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유전자를 통한 가계 조사로 인류의 이주사(史)를 설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함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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