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영국·일본 등 5개국 공동 연구팀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따라 개인 유전자 지도를 작성한 후 지금까지 개인 유전자 지도가 작성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작업이 힘들다는 의미다.
약 30억7천000만개의 염기가 이중 나선형 구조로 얽힌 23쌍의 염색체 속에 들어있는 유전자 3만2000여개를 낱낱이 분석, 지도 형식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최근 이 지도를 만드는 시간과 비용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MIT에서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w)지는 최근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인 ‘컴플리트 제노믹스’(Complete Genomics)가 최근 14명의 게놈 서열을 분석,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게놈 서열 분석 사례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게놈 당 분석 비용 4천 달러 불과관심을 끄는 것은 게놈 분석에 드는 비용이다. ‘컴플리트 제노믹스 측에서 게놈 당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해 분석 때 게놈 당 4천 달러의 분석비용이 들었다고 발표했던 점에 비추어 그 비용이 더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크다.
컴플리트 제노믹스의 클리포드 라이드(Clifford Reid) 사장은 8개 이상의 게놈에 대해서는 게놈 당 2만 달러를, 1천개 이상의 게놈에 대해서는 게놈 당 5천 달러의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에 사용되는 게놈 분석 기술에 대해 “기계 당 하나의 게놈을 분석할 수 있으며, 정확도는 지난해 샌디에고에 있는 일루미나(Illumina) 사에서 개발한 분석기술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게놈 서열 분석에 성공한 바 있는 일루미나 사에서는 게놈 당 25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컴플리트 제노믹스’는 룩셈부르크 정부 지원 아래 오는 2010년부터 2만 명의 유전체 해독에 착수할 것으며, 1인당 5000달러에 개인별 유전자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게놈 분석 비용을 줄여, 일반인들이 쉽게 게놈 분석을 의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현재 ‘컴플리트 제노믹스’의 고객은 듀크 대학, 보스턴의 브리검&우먼스(Brigham & Women's) 병원, 시애틀의 시스템생물학 연구소(Institute for Systems Biology), 그리고 캠브리지의 MIT와 하버드 대학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포드 라이드 사장은 자사의 사업 모델이 고가의 분석 장비나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게놈 자료와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향후 고가의 기기를 구입할 수 없는 많은 과학기술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환자에게 어떤 도움 줄지 아직 미지수기술 발전으로 게놈 분석 비용은 최근 급속히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케이놈(Knome)은 9만9천500달러의 가격으로 일반인의 의뢰를 받아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처음 제작된 2003년 가격이 수억 달러를 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6년 만에 가격이 수천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최근 일루미나는 자사의 전체 게놈 분석 서비스를 게놈 당 4만8천 달러에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유전자 지도를 그려 애플사의 데스크톱 PC인 아이맥(iMac)에 담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신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이끄는 국제 컨소시엄이 약 1천 명, 미국 하버드의대 조지 처치 교수팀은 종합 포털 사이트 구글(Google)과 함께 약 10만 명, 영국 생어센터는 약 1천 명, 중국 베이징유전체선터는 999명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 사업을 이미 본격화한 상태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DNA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는 것과 그 분석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히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테크놀로지 리뷰 지는 인간 게놈의 많은 부분에 대한 기능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고, 또한 DNA 염기 서열의 변화가 형질이나 질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역시 아직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해서 이들의 분석 결과가 주 고객인 의사나 환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논평했다.
-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09-11-05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