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불임 부부는 8만 7천 쌍으로 무려 8쌍 중 1쌍이 불임 부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는 결혼 연령이 상승하면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불임 치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분화시킨 줄기세포로 불임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탠포드 의대 연구팀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생식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를 지난 28일 네이쳐지에 소개 하였다. 이번 연구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불임의 원인들이나 염색체 이상에 의한 기형아 발생을 밝히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진행한 레이호 페라 박사는 "불임은 난자와 정자의 양적(quantitative), 질적(qualitative) 부족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만약 불임 환자의 줄기세포로부터 생식세포를 만들 수 있다면 이를 정자나 난자로 성숙시켜 불임을 치료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생식세포 조절하는 주요 유전자
연구팀은 BMP 성장인자를 이용해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정자나 난자를 만드는 생식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분화된 생식세포의 정량화를 위해 생식 세포 리포터(germ-cell reporter)유전자를 활용했다. 즉, 생식 세포로 제대로 분화가 이루어졌다면 녹색 형광 빛을 띠게 하여 실험자가 분화된 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를 구분 해 낼 수 있게 하는 유전적 장치를 사용한 것이다.
생식세포로 분화 된 것에 형광 빛을 띠게 하는 기술에는 앞서 밝혀낸 연구들이 기초가 되었다. 먼저 다즐(DAZL)은 배아 줄기세포가 생식세포로 분화하는데 필수적인 유전자로 초기 생식 세포에서 활성화 된다. 실제로 다즐(DAZL)을 불활성 시킨다면 이른바 '반쪽의 생식세포'가 형성된다. 한편, 다즈(DAZ)와 보울(BOULE)은 생식세포이 성숙되는 후반기 시점(염색체의 개수가 반으로 나눠지는 감수분열 단계)에서 활성화 된다. 결국, 이 세 가지 유전자의 활성이 켜짐과 꺼짐(ON OFF system)에 따라 생식세포로의 분화와 성숙이 진행 된다.
iPS 이용한 분화 시도
페라 박사는 현재 유도만능줄기세포 (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를 이용한 생식세포로의 분화를 계획 중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란 성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삽입하여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같게 만든 것으로 기존의 '분화'를 역행하는 '역(逆)분화'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유도 시킨 세포다. 2007년 일본 교토대의 신야 교수가 사람의 피부세포에 4개의 유전자를 삽입하여 처음 역(逆)분화 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페라 박사는 만약 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분화가 성공한다면 불임으로 고생하는 부부들에게 직접 세포를 얻어 생식세포로 분화시킴으로써 그들의 불임 치료를 돕고 싶다고 희망했다.
- 김현희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9-1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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