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박모씨(37.여)는 갑자기 집중력 장애를 느끼기 시작했다. 또한 어지럼증과 함께 이유 없이 피로가 몰려와 병원을 찾았다. 병원 진단은 빈혈이었다. 이처럼 빈혈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연간 4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빈혈(D50-53, D55-59, D60-64)질환'의 실진료 환자수가 2001년 27만 5천명에서 2005년 35만 8천명, 2008년 44만 2천명으로 최근 8년간(2001-2008) 60% 이상(연평균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빈혈 환자 최다
빈혈의 '성별 실진료환자수'는 2008년 기준으로 남성이 9만 9천명이고 여성은 34만3천명으로 집계되어 여성이 남성보다 3.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10만 1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30대 8만4천명,▲9세 이하 6만2천명,▲20대 5만명, 50대 4만 6천명 순(順) 이었고,▲70대 이상 노인층에서도 3만 5천명 이상의 실진료 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8년간(2001-2008) 연령대별 실진료 환자수 증가율은 9세 이하 연령층에서 150%로 크게 증가했지만, 10대 이후 30대까지는 큰 증가율을 보이지 않다가 40대 이후부터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율은 다시 점차 커져 40대 88%, 50대 106%, 70대 118%, 80대 이상 171% 증가율을 보였다.
10만 명당 성별 실진료 환자수는 2008년 기준으로 남성의 경우 80대 이상(1,547명)> 9세 이하(1,317명) >70대(1,095명) 순(順)이고, 여성은 40대(2,222명)> 30대(1,860명)> 80대 이상(1,394명) 순(順)을 보였다.
'빈혈 질환의 상병별 건강보험 실진료 환자수는 2008년 기준으로 '철 결핍성 빈혈(31만6천명)'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기타 영양성 빈혈(7천명),▲기타 무형성 빈혈(5천명), ▲비타민 엽산 결핍성 빈혈(3천명),▲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3천명),▲후천성 용혈성 빈혈(2천명) 등의 실진료 환자수로 집계됐다.
빈혈 질환의 상병별 실진료 환자수는 대부분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지만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 은 오히려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최근 8년간(2001-2008) 실진료 환자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상병은 '엽산 결핍성 빈혈'로 4.3배 증가하고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도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타 영양성 빈혈'과 '낫적혈구 장애', '후천성 순수적혈구 무형성(적모구감소증)' 등은 감소했다.
빈혈에 의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1년 346억원에서 2005년 414억원, 2008년 629억원으로 나타나,2008년 빈혈에 의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1년 보다 1.8배 이상 증가했다.
◆빈혈, 어떻게 대처하나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은 혈액 내의 적혈구가 담당하고 있으므로 적혈구 내의 혈색소(헤모글로빈)를 기준으로 빈혈을 진단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빈혈은 흔히 생각하는 어지러울 때 빈혈을 떠올리는 것과는 달리 숨차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통, 집중력 장애를 보이며 이유 없이 피로를 느끼는 등 모호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당뇨병, 신, 간 기능 또는 갑상선의 장애와 감별이 필요하다.
'빈혈 질환'이 최근 40대 여성에게서 많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맹호영 교수는 "10대의 급성장 및 생리의 시작, 20대 이후에 겪는 임신, 출산과 연관된 철분 결핍이 40대에 누적되어 빈혈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자장면과 같은 검은 변 등 위장관 출혈 증세가 있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하며, 건강을 위해 녹차, 홍차 등을 음용하는 경우 차의 타닌 성분이 철분 흡수에 심각한 장애를 주어 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식사 중이나 식사 전후로는 마시지 않도록 한다.
일단 철분결핍빈혈로 진단되면, 영양섭취에 관련된 사항 등 원인규명이 필요하며 적절한 철분 투여가 요구된다. 빈혈에 대처하기 위한 식생활 습관으로는 간, 굴, 달걀노른자, 살코기, 조개(대합) 등 철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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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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